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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등장한 2%대 주담대…대출 막차 어디서? [대출줌인]

기사입력 : 2024-07-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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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속도 조절…가산금리 높여
금융채 연중 최저점까지 하락…인상 효과 반감
신한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 2%대…KB 3% 초반

3년 만에 등장한 2%대 주담대…대출 막차 어디서? [대출줌인]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세를 잡기 위해 은행의 대출 속도 조절을 유도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시장금리가 연중 최저점까지 떨어진 영향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주담대 금리 하단이 2%대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대출 한도를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앞두고 당분간 대출 막차 수요가 이어질 전망이다.

주담대 금리 릴레이 인상…가계대출 급증세 잡기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5일부터 5년 변동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0.0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12일부터 5년 주기형 주담대와 2년 고정금리 전세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주담대 감면금리 폭을 줄이거나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가계대출 잔액이 빠르게 늘자 증가 속도를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 감면 금리 폭을 최대 0.20%포인트 축소했다. 감면 금리율 축소는 가산금리 인상 효과를 낸다. KB국민은행도 3일부터 주담대 가산금리를 0.13%포인트 인상했다.

농협은행도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한 뒤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높이는 건 최근 가계대출 증가 추이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15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원 늘었다.

특히 은행권 주담대는 지난달에만 6조3000억원 증가해 지난해 8월(7조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5대 은행으로 좁혀봐도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08조5723억원으로 집계됐다. 5월 말(703조2308억원)과 비교하면 한달새 5조3415억원 급증했다.

증가 폭은 2021년 7월(6조2009억원) 이후 월 기준 가장 큰 수준이다.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552조1526억원으로 올해 들어 22조원 넘게 불었다.

최근 은행 가계 대출금리 하락, 주택 거래량 증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 연기 등의 요인이 맞물리며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계부채가 급증세를 보이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날 5대 은행 여신담당 실무자들과 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상황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오는 15일부터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국내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태 점검을 실시한다. DSR 및 스트레스 DSR 규제 이행의 적정성, 자체 가계대출 경영목표 수립 및 관리 체계 등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 3일 17개 은행 부행장과 함께 가계부채 간담회를 열고 각 은행이 연초 설정한 자체 경영 목표 범위 내에서 가계대출이 취급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5대 은행의 작년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2.33%로 5대 은행이 올해 초 금융당국에 제시한 목표치(1.5~2.0%)를 넘어선 상황이다.

금감원은 올 연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주요 은행들은 연초 경영 목표 수립 시 가계대출(정책대출 제외) 증가율을 연간 2~3% 수준으로 설정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일 임원 회의에서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와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는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한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 3년 만에 2%대…국민은행 3% 초반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대출금리를 높이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금리 인상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9일 3.390%로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두 달 전(연 3.834%)과 비교하면 0.444%포인트 하락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날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금융채 5년물 기준)는 연 2.96~5.68%다. 전날(2.97~5.70%)와 비교하면 상단은 0.02%포인트, 하단은 0.01%포인트 내린 수준이다.

은행별 주담대 혼합형 금리를 보면 금리 하단이 가장 낮은 상품은 신한은행의 ‘신한주택대출’로 연 2.96~4.97%다. 신한은행의 고정금리 하단이 2%대를 보인 건 2021년 3월 4일(2.96%) 이후 약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민은행의 ‘KB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연 3.04~4.44%로 하단이 3%대 초반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WON주택대출’의 금리는 연 3.26%다.

농협은행의‘NH주택담보대출’은 연 3.28~5.68%, 하나은행의 ‘하나원큐주택담보대출’은 연 3.48~3.88%로 집계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이라며 “가계대출 속도 조절 차원에서 은행이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를 올려도 인상 효과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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