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신전문채권 AA+ 1년 만기물의 평균금리는 지난 어제 기준 3.603%로 집계됐다. 올 1월(3.715%) 보다 0.112%p 낮아졌다. 다만 올해 만기 도래가 예정된 카드채 평균 조달금리(2.9%)와 비교할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어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높을수록 자금조달 비용도 높아진다.
국내 여전채 조달 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높아진 기준금리로 인해 최대 6%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여전채가 3%대 중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회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이자비용이 2513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이어 ▲KB국민카드 1944억원 ▲현대카드 1701억원 ▲롯데카드 1555억원 ▲삼성카드 1233억원 ▲우리카드 1100억원 순으로 높았다.
이자비용 여파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NICE신용평가 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7개 전업신용카드사의 이자비용은 1조 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8945억원) 대비 18.9% 증가했다.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하향 가능성을 예고함에 따라 시중금리 하락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24년 하반기 이자비용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 금리 하향 예고는 지난해 말부터 계속 나왔지만 지금까지 연기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초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하며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세 차례에서 한 차례로 줄였다. 일부 연준 매파 인사들 사이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업계는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조달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올해 하반기에 금리가 크게 내려가지 않는 이상 이러한 흐름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실적도 걱정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3년 후에나 이자비용이 안정될 거란 전망도 나왔다. 김성진 수석연구원은 “2023년말부터 제기된 금리 하락이 상당기간 지연되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도 존재함에 따라 금리한정화가 나타나더라도 그 수준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현재수준에서 시중금리가 정체된다면 조달금리 차이가 2027년은 되어야 해소될 전망이다”라고 예측했다.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올 1분기 일부 카드사의 실질 연체율이 2%를 넘어섰다. ▲하나카드 2.3% ▲우리카드 2.28% ▲KB국민카드2.14% 등이 대표적이다. 연체액도 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면 이에 대비해서 쌓는 대손충당금도 늘어나게 된다. 국내 카드업계는 2021년 말을 기준으로 연체율과 고정이하비율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2021년 말 1.10%에 불과했던 7개 전업신용카드사 합산 연체율(금감원 1개월 이상 연체율 기준)은 올 1분기 1.80%로 올랐다.
이에 올해 1분기 8개 전업 카드사가 쌓은 충당금은 총 1조 158억원으로 전년 동기(7575억원) 보다 34.1%나 늘어났다. 대손충당금이 증가하면 순익에 악영향을 준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실적 하락을 겪었던 주된 이유 중 하나도 대손충당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건전성 지표가 악화됨에 따라 대손충당금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국가 전반적으로 채무상환율이 점점 악화되는 가운데 카드사들도 이에 대한 충당금 증가를 가장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성진 수석연구원은 “신용카드사들의 적극적인 건전성 관리에도 불구하고 건전성지표가 하락세를 나타내는 것은 그만큼 국내 가계 부채상환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에 제2금융업권 및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압력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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