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최고점에서 최근까지 절반 가까이 빠지며 주주들 원성을 샀다. 그런 SK 주가가 급등한 배경은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이혼 소송 2심 결과가 나오면서다.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도 재산 분할 대상이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최 회장이 노 관장에 지급해야 할 재산 분할금, 위자료 등은 약 1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최 회장이 상고하기로 결정하며 대법원 판단이 남았지만 투자자들은 2심 판결에 기초해 SK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이 경우 최 회장과 SK가 취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1)최 회장의 SK 보유 주식 매각 또는 양도 (2)배당 확대 (3)계열사간 인적분할·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 등이 거론된다.
(1)안은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약해지고 경영권에 위협을 받을 수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 (2)안 배당 확대는 주주들에게 이익이 돌아간다. 지배구조 개편도 SK 주가 가치를 부양하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크다. SK 주가 가치를 높여야 최 회장이 받을 수 있는 주식담보대출 금액이 늘어난다. 시장에서는 그룹 핵심 현금창출원인 SK하이닉스를 지배하고 있는 SK스퀘어와 합병이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SK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이유다.
지난 4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SK에 “밸류업에 진심이라면 자사주 전량 소각을 권한다”고 요구했다. 최 회장 경영권 방어를 위해 활용할 가능성에 경고 메세지를 보낸 것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지분 스왑을 통해 현재 최대 주주의 우호 지분으로 쓸 수 있다.
SK가 특별한 이유 없이 높은 자사주 비중을 유지하는 것도 지난 2003년 외국계 사모펀드 소버린에 경영권 도전을 받은 이후다.
지난 2021년 SK는 유망 사업 분야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시총 14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최 회장의 이혼 소송 전까지도 SK 시총은 11조원에 머물렀다. ‘타의에 의한 밸류업’은 국내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과거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를 빌미로 KT&G, 삼성, 현대차그룹 등이 미국 행동주의 펀드 공격을 받은 직후 배당을 늘리거나 이사회 경영을 강화하는 방법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SK는 이달말 열리는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흔들리는 지배구조 개편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 친화적이지 않은 지배구조는 리스크라는 인식 아래 진정한 밸류업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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