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올 1분기 15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27억원) 보다 192.8% 적자 규모가 증가했다.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 순익 하락을 이끌었던 이자 비용은 올 1분기 1조 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했다. 다만 여신 규모가 2조 7000억원 가량 줄어들며 이자수익 또한 같은 기간 8.6% 감소한 2조 4860억원을 나타냈다.
이자 비용에 이어 순익 하락의 주범으로 꼽히는 대손충당금전입액 또한 전년 동기(1조 966억원) 보다 12.1% 늘어난 1조 2292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경기회복 둔화 및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거래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로 연체율 지속 상승했다”며 “연체율 산정시 모수가 되는 여신 감소(분모)도 연체율 상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체율 상승을 이끈 주범은 기업대출이다. 올 1분기 저축은행 업권의 기업 대출 연체율은 11.0%로 10.0%를 초과했다. 전년 말과 비교할 때 3.52% 상승했다. 부동산 PF대출과 새출발기금 협약에 따라 제3자 매각이 제한된 개인사업자 대출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했다.
실제 경영안정성 지표는 우수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올 1분기 저축은행업권의 BIS비율은 14.69%로 법정기준(자산 1조원 이상 8%, 1조원 미만 7%)의 2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관리 강화 등을 통한 위험가중자산을 축소한 결과다.
유동성비율또한 법정기준(100%) 보다 127.27%p 높은 227.27%를,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법정기준(100%) 대비 12.99%p 초과한 112.99%를 유지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침체 지속, 경기회복 둔화 및 기준금리 인하 지연 등 거시경제 여건이 업계 경영환경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당기순손실 발생 및 건전성지표의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다만 2022년 하반기부터 지속해 온 위험자산 축소,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이익금 내부유보 및 증자 등 선제적 대응을 통해 경영안정성은 이상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권 전체적으로 위험 방어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국내외 경제 불안정에 따라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물가안정을 위한 통화긴축 기조 지속, 부동산시장 회복지연 등 어려운 영업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이어 “부동산 PF대출 사업성 평가기준 도입, 다중채무자 충당금 적립 강화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위한 제도 시행이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향후 저축은행의 경영전략은 수익성 개선 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보다 초점을 맞춰 대응계획을 수립했다”고 언급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건전성 회복을 위해 다양한 자구책도 준비중이다. 먼저 올 2분기 약 3500억원 규모의 자체 정리펀드를 조성하고, 캠코 매각 및 경·공매를 활성화한다. 또한 지난 1월 새출발기금 외에 제3자 매각이 허용됨에 따라 개인신용대출과 함께 제2차 채권 공동매각을 오는 6월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2분기 내로 약 2~3000억원 규모 대손상각을 통해 부실채권도 정리할 계획이다.
저축은행중앙회관계자는 “어려운 영업여건 지속 및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등으로 2024년 전년에 비해 손실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손실흡수능력 제고,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 및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등 경영안정성 유지를 위한 자구노력과 함께, 정책․감독당국 및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극복해 나아갈 예정”이라고 다짐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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