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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수익형부동산 오피스텔·지산, 건설사도 ‘손절’

기사입력 : 2024-03-1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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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수요 줄며 오피스텔 공급량 1만실 이하
지산 거래액 -8%, 수분양자들 손해 눈덩이

▲ 서울 강남역 일대 한 상가건물이 통으로 비어있는 모습. 사진 = 장호성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 서울 강남역 일대 한 상가건물이 통으로 비어있는 모습. 사진 = 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 정책이 대부분 아파트로 쏠리면서, 비아파트인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지식산업센터 등 다른 수익형부동산 상품이 찬밥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정부가 빠른 주택공급을 위해 비아파트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했지만, 건설 사업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공급 확대 효과 역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수요층이 두텁지 않고 경기 여건과 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오피스텔 거래가 얼어붙기 시작한 시점은 금리 인상이 가팔랐던 2022년 하반기 이후부터다. 2023년 4월 오피스텔 담보대출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 방식이 만기 8년에서 일반 주택과 같은 방식으로 개선되면서 대출한도가 늘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23년 상반기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2022년 하반기 1만6224건 대비 2540건(16%) 감소한 1만3,684건으로 집계됐다. 수익형 부동산 특성상, 경기 여건에 따른 민감도가 크고 연초 전세사기 및 역전세 이슈로 임차수요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오피스텔 선호도가 낮아진 것도 거래 감소에 한몫했다.

오피스텔 수요뿐 아니라 신규 공급시장도 수익형 부동산을 비롯한 건설경기 침체 영향으로 크게 위축됐다. 전국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시장 호황기였던 2021년 5만6724실에서 2022년 2만6,314실, 2023년 1만6308실로 급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오피스텔 분양물량이 1만 실대로 낮아진 것은 2010년(1만4762실)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2023년 분양물량이 급감했고, 분양부터 입주까지 2~3년여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26년 입주물량은 2만 실 이내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올해 오피스텔 분양물량 역시 저조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이 계획된 오피스텔은 6907실로 지난해 분양 실적의 42% 수준에 그친다. 2006년(2913실), 2007년(5059실), 2009년(5768실)을 제외하면 최소 1만실 이상은 공급됐던 것과 비교해 매우 적은 수준이다. 서울은 868실이 공급될 계획이다. 서울에서 1,000실 미만이 공급되는 것은 2007년 역대 최저치인 832실이 공급된 이후 17년 만이다. 지난해 실적(3313실)과 비교해도 약 26% 수준에 불과하다.

연초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계획 물량이 추가되겠지만 공급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공사비가 크게 오른데다 PF가 막히면서 신규 공급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오피스텔 공급은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식산업센터
또 다른 대표적인 수익형부동산인 지식산업센터도 칼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센터장 류강민)가 발표한 '2023년 4분기 서울 오피스∙지산 매매지표'에 따르면 2023년 서울 지식산업센터 거래액은 총 6000억원(계약시점 기준)에 그쳤다. 2022년보다 38% 감소한 수치이며, 최고점인 2021년에 거래액(1조 5000억원)에 비하면 무려 60%나 하락한 수치다.

지식산업센터 가격은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연 20%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오피스에 비해 적은 투자금으로 매입할 수 있어 개인 투자가 가능한 점, 주택에 비해 대출 규제가 많지 않은 점 등이 가격 상승을 이끈 요인이었다.

그러나 금리 인상과 과도한 공급으로 2022년 3분기부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 여파가 지난해 거래액 급감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형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21년 지식산업센터 투자에 나섰던 수분양자들의 피해는 막심하다. 당시 지식산업센터는 주택과 달리 전매 제한 등 각종 부동산 규제를 피할 수 있고, 분양가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세일즈포인트로 삼아 수분양자들을 모집했다. 그러나 현재 이들 대부분은 임차인을 찾지 못한 채 공실로 남으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입주 시까지 계약금 10%만 부담하면 된다는 말에 지식산업센터를 두 개나 분양받았다는 A씨는 "지금은 임차인도 구하지 못하고 매물로 내놔도 팔리지 않고 있다"면서 "대출금 이자에 관리비까지 부담하느라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경매 시장에 나온 지식산업센터는 총 688건으로 전년도(403건)에 비해 70%나 늘었다. 그러나 매물이 쏟아진 반면 수요는 줄면서 경매 매물 가운데 28.9%만이 주인을 찾았다. 2022년(45.2%)에 비해 16.3%포인트 낮아진 낙찰률이다.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는 “주요 입주 업종의 수요 감소와 꾸준한 공급 증가에 따른 수급 불균형 심화, 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임대 수익이 감소하며 지식산업센터의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섣부른 기대보다는 냉정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업
경기침체와 고물가가 길어지며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 들었다. 당장 새해 첫 달인 2024년 1월, 서울 업무·상업용 건물 거래 규모가 크게 줄었다. 1월 서울 업무·상업용 건물 거래액은 전달보다 21.0% 감소했다.

알스퀘어가 국토교통부 서울 업무·상업용 건물 실거래가(2월 29일 기준)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1월 8715억원이 거래됐다. 거래건수는 134건으로 전달(133건)보다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 1000억원이 넘는 대형 거래는 한 건도 없었다. 1월의 가장 큰 매매는 마포구 동교동 판매 시설로, 654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전국 공장·창고거래량도 급감했다. 올해 1월 거래(3월 4일기준)는 436건, 거래액은 1조 1034억원이다. 거래 건수는 전달보다 10.1% 하락했고, 거래액은 0.3% 올랐다. 국토교통부의 전국 공장∙창고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경기지역 공장∙창고 거래건수는 111건, 거래액은 3973억원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각각 19.0%, 19.8% 감소했다.

500억원 이상 대형 거래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위험물 저장 및 처리 시설(502억원)과 자동차 관련 시설(501억원), 오산시 원동 창고시설(1250억원)으로 3건에 그쳤다. 충남(350억원), 충북(170억원), 전북(164억원), 광주(91억) 등 주요 지방 거래액도 전달보다 각각 23.9%, 37.6%, 26.9%, 60.5% 감소하며 크게 부진했다.

알스퀘어는 “중국 등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국내 진출 기대감에 거래량이 줄지 않았다”며 “다만 물류센터 공실 문제와 PF 위기 등 부정 이슈가 겹치며 2023년 상반기 월평균 거래를 회복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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