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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생명 단기납 종신 판매 중단…고민 깊어지는 GA·생보사 [금융이슈 줌인]

기사입력 : 2024-01-2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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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교보생명 등 판매사 일일 판매량 점검
일각 소비자 혜택 높은 상품 당국 개입 부적절

하나생명 단기납 종신 판매 중단…고민 깊어지는 GA·생보사 [금융이슈 줌인]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하나생명이 단기납 종신보험 GA 판매를 중단했다.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사 중에서 하나생명이 환급률이 높았던 회사 중 하나다. 보험사 건전성 제고를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당국 개입으로 오히려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교보생명, 농협생명 등 다른 생명보험사도 지난 25~26일 단기납 종신이 사실상 더이상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 이에 대한 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GA들도 비상이 걸렸다고 전해진다. 시책과 수수료가 높아보니 사실상 대부분 GA들이 판매가 많아 업계 전반 위기감이 돈다.

작년 상품 개정정책 사실상 실패…판매 본격화하려던 교보생명 등 업계 '비상'
단기납 종신보험이 금융당국 도마 위에 오른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금융감독원은 단기납 종신보험이 저축성 상품 판매로 오인, 대량 민원 발생과 보험회사 건전성을 우려해 상품 개정을 주문했다.

작년부터 단기납 종신보험은 5년 납에 5년만 유지해도 환급률이 원금 이상을 받을 수 있어 생보사 인기 상품을 자리매김했다. 판매 침체가 이어지던 생보업계에서는 작년 상반기 GA실적이 손보업계를 최초로 넘기까지 했다. 생보사들의 고시책 정책도 불을 지폈다. 금감원은 과열 경쟁을 우려해 납부기한 5년 , 7년에 환급률 100%를 넘지 않도록 했다.

생보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5년, 7년 환급률은 넘지 않도록 했지만 10년 유지를 장기 유지 보너스로 오히려 환급률을 기존 상품보다 120% 이상으로 높였다.

하나생명은 환급률 경쟁에서 가장 덕을 봤다. 하나생명은 작년 단기납 종신보험 12월 환급률을 10년 유지 시 130%로 최고 수준을 높였다. 하나생명은 12월 GA 채널에서 75억원 이상을 팔면서 한화생명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자제하던 생보사도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단기납 종신보험을 판매하지 않은 보험사들은 설계사 이탈이 발생했다고 전해진다. 올해부터 환급률을 130%로 올려 판매를 본격화하려던 교보생명에는 불똥이 튀었다. 삼성생명도 상품을 개정해 판매를 하려고 했으나 제동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영업 현장에서 인기 있는 상품을 판매 안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기가 많은 상품을 판매하지 않으면 영업 현장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라며 "생보사 입장에서는 다른 회사에서 다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를 안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건전성 대형사는 이상 없어…절판 조장 아닌 대체 상품 활성화 필요
금융당국에서는 회사 건전성을 위한 정책이라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대형사들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납부기한이 5년, 7년으로 기한이 짧아 건전성에 부담을 준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번 금융감독원 현장 점검에서도 10년 시점 대량해지 리스크 안전장치를 점검했다.

업계에서는 중소형사는 위험할 수 있지만 대형사는 사실상 건전성에는 문제가 크지 않다고 말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 등 대형사들이 단기납 종신을 아무리 많이 팔아 한꺼번에 해지가 나온다고 해도 자산규모도 워낙 크다"라며 "신한라이프도 오렌지라이프 당시 우량한 상품을 많이 팔아 단기납 종신을 많이 판다고 해도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형사들이 오히려 일시에 상품을 많이 판매하는 경우가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시장개입이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감독원 개입으로 절판 마케팅이 나오고 환급률이 오히려 더 높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금융감독원에서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 개정 예고하면서 절판 하지 말라고 했지만 절판으로 8월에 판매량이 급증했다"라며 "그대로 뒀으면 대형사들에게 대항이 힘들어 시장정리가 됐을텐데 오히려 개입하면서 중소형사가 치고 올라오고 하다보니 경쟁에 더 일었다"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설계사들은 일찌감치 절판 영업에 돌입했다. '목돈 마련 마지막 기회', '다시는 이런 상품 안나온다', '금융당국 개입 시작 곧 종료' 등으로 설계사들은 홍보를 하고 있다.

임기가 짧은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도 단기납 종신보험 같은 반짝 상품을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CSM이 수익 지표에 중요해지고 실적에 따라 임기가 정해지는 CEO들은 당장 이익을 내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다"라며 "리스크는 10년 후에 일인데 그 때까지 남아있는 CEO는 당연히 없으므로 책임질 일도 없다"라고 말했다.

IFRS17으로 CSM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중단보다는 연금 활성화 등 대체 상품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연금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 공적연금 무용론 등이 나오는 상황에서 생보사 새 먹거리로 부상했지만 IFRS17에서는 부담이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가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연금을 팔아야하는데 연금은 신회계제도에서 부담이 크다"라며 "생보업계만이 팔 수 있는 상품 연금, 변액보험 등인데 이 부분을 판매하기는 현재 어렵다"라고 말했다.

GA들도 단기납 종신보험 외에 팔 수 있는 상품이 많아야 한다고 말한다.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GA운영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 GA입장에서도 고민이라고 말한다.

GA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생명보험사들이 시책을 많이 걸었는데 설계사 개개인 시책이라 GA운영에는 이익이 되는게 없다"라고 "단기납 종신보험 말고 연금이 거론되는데 연금 수수료가 낮다보니 이런 대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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