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0월 중순 국내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상품 평균 금리는 전월 동기 대비 0.08%p 오른 4.24%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업계가 이처럼 예금 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는 100조원에 달하는 금융권 전반의 고(高)금리 정기예금 상품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레고랜드 발(發) 사태로 은행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수신 금리를 높여 자금을 확보했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도 수신 경쟁에 가세하며 연 6%대 특판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3%대 중후반에 머물렀던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최근 들어 4%대에 진입했다. 대규모 수신 재유치를 놓고 다시 금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저축은행과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차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채권을 발행하는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거의 예·적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통상 은행권 보다 0.8~1.0%포인트 높은 예금 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한다.
자금 이탈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 업계는 작년과 같은 고금리 상품 출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된 고금리 상품으로 이자 비용이 늘어 올해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수신 재유치를 위해서는 금리를 올리는게 맞지만 사실 올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말 출시한 고금리 상품 영향으로 조달비용이 늘어 올해 실적 지표가 나빠졌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962억원의 당기 순손실 냈다. 지난해 상반기 8,9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매일 시중은행 수신금리 동향을 살피며 대응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며 “다만 지금 고금리 후폭풍을 겪고 있기 때문에 작년과 같은 고금리 수신 경쟁 과열은 일어나지 않도록 업권 전체적으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