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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여력 없는데...”저축은행 업계, 금융권 100조 만기 도래에 까맣게 타는 속

기사입력 : 2023-10-17 17:03

(최종수정 2023-10-1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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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금리 상품 판매 후폭풍으로 올해 금리 추가 인상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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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unsplash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작년 하반기 출시됐던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만기 자금을 유치하려는 금융권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저축은행도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시중은행보다 금리를 더 올려야하지만 지난해 고금리 상품의 후폭풍으로 수신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17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0월 중순 국내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상품 평균 금리는 전월 동기 대비 0.08%p 오른 4.24%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업계 평균 금리는 상승 추세다. 올해 1월 초 평균 5.37%(예금, 12개월 기준)에 달했던 평균 금리는 조금씩 하락해 지난 8월까지 4%대 안팎을 유지했지만 9월 초 4.11%를 기록하더니 10월 초 4.19%, 10월 중순 4.24%를 나타내며 빠르게 오르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가 이처럼 예금 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는 100조원에 달하는 금융권 전반의 고(高)금리 정기예금 상품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레고랜드 발(發) 사태로 은행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수신 금리를 높여 자금을 확보했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도 수신 경쟁에 가세하며 연 6%대 특판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흔치 않은 고금리 상품으로 당시 불티나게 팔렸던 예‧적금 상품의 1년 만기가 이달 말 본격적으로 돌아온다. 원금에 이자 비용까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금융사들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또 다시 금리를 올리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3%대 중후반에 머물렀던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최근 들어 4%대에 진입했다. 대규모 수신 재유치를 놓고 다시 금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저축은행과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차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채권을 발행하는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거의 예·적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통상 은행권 보다 0.8~1.0%포인트 높은 예금 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한다.

오늘(17일) 기준 시중은행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1년 만기 예금상품은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 이다. 최고 연 4.35%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저축은행에서 현재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동양저축은행 정기예금(4.60%) 상품과 단 0.5%p 차이에 불과하다. 저축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자금 이탈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자금 이탈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 업계는 작년과 같은 고금리 상품 출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된 고금리 상품으로 이자 비용이 늘어 올해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수신 재유치를 위해서는 금리를 올리는게 맞지만 사실 올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말 출시한 고금리 상품 영향으로 조달비용이 늘어 올해 실적 지표가 나빠졌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962억원의 당기 순손실 냈다. 지난해 상반기 8,9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매일 시중은행 수신금리 동향을 살피며 대응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며 “다만 지금 고금리 후폭풍을 겪고 있기 때문에 작년과 같은 고금리 수신 경쟁 과열은 일어나지 않도록 업권 전체적으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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