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가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향후 육성 기업과 협업을 통해 디지털 새 먹거리를 발굴하는 동시에 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을 지원해 ESG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같은 전략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한국금융신문은 각 금융지주의 스타트업 혁신 성장 조직과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하나금융그룹은 디지털 신기술 스타트업을 육성해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기술 벤처와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기반의 금융혁신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자체적인 스타트업 성장 지원과 함께 대기업과 손잡고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의 스타트업 멘토링 센터 ‘하나원큐 애자일랩’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개소한 하나원큐 애자일랩은 유망 스타트업 발굴·육성을 통해 하나금융의 핀테크 활성화와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 역할을 맡고 있다. 랩(Lab) 운영 기반과 스타트업 투자 체계를 통해 그룹 공동사업 확대와 생산적 금융 실천을 목표로 한다.
생성형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핀테크 등 미래 유망 산업뿐 아니라 탄소중립 실천, 시니어·장애인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사회적 기업까지 지원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하나원큐 애자일랩은 하나금융그룹 전 계열사를 연계한 협력적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며 스타트업과 공동사업을 추진한다. 하나금융 주요 관계사들은 하나원큐 애자일랩에 선발된 스타트업들과 다양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기업가치 증대 활동을 지원하고 직·간접 투자 연계를 통한 동반성장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
하나원큐 애자일랩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 멘토링, PR·IR, 해외 진출 등도 지원한다. 대외 창업 생태계 유관 기관뿐 아니라 통신사 등 다양한 이종 산업과의 협업도 진행한다.
스타트업을 위한 사무공간으로는 서울 강남과 여의도에서 원큐 애자일랩(1Q Agile Lab)을 운영하고 있다. 코엑스에는 AI 스타트업 랩(AI LAB for startups)을 두고 있다. AI 스타트업 랩은 하나금융이 올 7월 SK텔레콤과 함께 개소한 AI 유망 스타트업 지원 센터로, 양사가 지난해 7월 체결한 금융·ICT 초협력 신동반성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이후 추진되는 공동사업의 일환이다.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은 AI 스타트업 랩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AI와 핀테크, 메타버스, 클라우드 등 다양한 기술의 결합을 통해 미래 성장산업을 탐색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양사는 ‘AI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1기 프로그램에는 생성형 AI, 로봇, 자율주행, 자연어 처리 등 인공지능의 전 산업에 걸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AI 기반 유망 스타트업 15개사가 1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이들 스타트업에는 파트너사나 투자자들과의 접근성이 좋은 삼성동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 내 총 162석 규모(430㎡)의 사무공간 및 비즈니스 인프라가 무상으로 제공된다.
내년 1월까지 약 6개 간 ▲하나금융·SK텔레콤 및 벤처캐피탈의 멘토링 및 투자 검토 ▲하나금융·SK텔레콤과의 사업협력 기회 부여 ▲데모데이와 외부 IR행사 참여 ▲전시회 참가 등 다양한 성장 지원도 받게 된다.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AI 스타트업 랩이 미래를 혁신할 대한민국의 AI 분야 스타트업이라면 꼭 거쳐 가고 싶은 곳, AI 유니콘의 꿈을 만들어가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나금융그룹은 창의적인 기술 및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과의 사업 협력을 통해 금융사회 안전망 구축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그룹과 SK텔레콤이 가진 인프라를 통해 AI 분야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원큐 애자일랩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총 176개사를 선발해 육성했다. 예비 유니콘기업은 15개사다. 지난 6월 선발된 14기는 총 20개사로 구성됐다. 이중 생성형 AI 기반 챗봇 포털서비스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 미술 콘텐츠 플랫폼 ‘이젤’, 부동산 프롭테크 솔루션 제공사 ‘오아시스비즈니스’ 등이 하나은행으로부터 지분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하나원큐 애자일랩 14기로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개별 사무공간인 스마트 워킹 스페이스 제공과 함께 ▲하나금융그룹 관계사 현업 부서와의 협업 ▲외부 전문가 경영ㆍ세무 컨설팅 ▲하나은행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진출 지원 등 광범위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하나원큐 애자일랩은 현재까지 그룹 연계 사업으로 총 110건을 진행했다. AI 기반 얼굴인식 및 인증 솔루션 기업 ‘메사쿠어컴퍼니’는 금융권 최초로 하나은행 모바일 뱅킹 하나원큐에 얼굴인식 및 인증 솔루션을 구축했다.
AI 기반 QA·TA 솔루션 기업 ‘포티투마루’는 무역 기반 이상 거래 방지 Anti-TBML(Trade Based Money Laundering) 시스템을, AI 비전(OCR)·음성(STT) 솔루션 기업 ‘포지큐브’는 비대면 실명확인 신분증 인식 솔루션을 개발했다. 빅데이터 기반 부동산 자동평가 시스템 기업 ‘빅밸류’의 경우 본부 시가 추정(토지·건물 가격 산정) 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나금융은 스타트업을 위한 상생 기반 생태계 조성 활성화에도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6월 법무법인 율촌과 청년 창업기업 육성 및 상시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과 율촌은 이번 협약을 통해 하나원큐 애자일랩에 선정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스타트업 관련 법률 이슈에 대한 정기 세미나 지원 ▲스타트업 방문 멘토링 진행 ▲무료 법률 자문 서비스 ▲최신 법령 정보 제공 등의 다양한 법률 서비스를 지원한다.
하나금융의 벤처·스타트업 육성 및 투자 등 혁신 성장 금융지원은 하나은행 데이터·제휴투자본부와 기업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KB, 신한, 우리금융 등 다른 금융그룹의 경우 지주 산하에 혁신성장 담당 조직을 두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데이터·제휴투자본부에서 신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기업사업본부에서는 하나금융 내 계열사 간 구체적인 협력 방안 모색과 역할 조율을 담당한다.
디지털그룹에 소속된 데이터·제휴투자본부는 산하에 제휴투자부를 두고 스타트업 혁신 성장 지원 및 투자를 진행한다. 하나원큐 애자일랩 운영도 제휴투자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데이터·제휴투자본부장은 지주 최고데이터책임자(CDO)인 황보현우 상무가 맡고 있다. 외부 영입 인재인 황보 상무는 코오롱베니트 빅데이터분석팀장을 거쳐 하나벤처스 전략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하나금융과 인연을 맺었다.
CIB그룹 산하 기업사업본부에서는 중소벤처금융부를 중심으로 벤처 및 스타트업 금융지원을 논의하고 있다. CIB그룹장은 성영수 부행장이다. 성 부행장은 중소벤처기업의 투자 동향과 효과 등을 점검하는 ‘중소벤처기업 투자 협의회’ 의장도 맡고 있다.
중소벤처기업 투자 협의회에는 은행, 증권, 대체투자, 생명, 캐피탈, 벤처스 등의 계열사가 참여한다. 매월 회의를 통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 전략을 세우고 각 관계사에서 담당 부서 역할에 따라 직·간접투자를 진행한다.
성 부행장은 하나은행 내 '기업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가산디지털지점장, 남산지점장 등 영업 현장을 거쳐 외환사업부장, 영업1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외환사업단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하나은행 부행장과 하나증권 부사장을 겸하고 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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