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NH투자증권 Premier Blue(프리미어 블루)본부(이하 PB본부) 대표(전무)(사진)는 3일 한국금융신문과 인터뷰에서 초고액자산가(UHNWI)의 관심 투자 동향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전했다. 이재경 대표는 NH투자증권 PB본부가 주식, 채권 비율 조절을 넘어, 더 큰 범주 자산관리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개인의 자산뿐만 아니라, 가문과 소유 법인에 대한 자금 운용까지 아우르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B 특화점포 5곳 배치…패밀리오피스 확장
NH투자증권 PB본부 수장인 이 대표는 지난 2021년 삼성증권에서 영입돼 VVIP 자산관리 부문에서 ‘베테랑’ 전문가로 꼽힌다. PB본부에서 현재 100여 명 정예 PB(프라이빗뱅커)가 활동하고 있다. Premier Blue는 NH투자증권의 초고액자산가 전담 채널 및 브랜드로, 30억원 이상 자산 부유층 자산관리에 특화하고 있다. 강남 3개 점포, 강북 2개 점포 등 총 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강북 지역은 상대적으로 고객 연령대가 높고 가문 자산관리가 필요한 전통 자산가 비중이 높은 편이고, 강남 지역의 경우 벤처캐피탈(VC), 주요 비상장기업, 스타트업 등이 다수 분포한 지역 특성 상 '영리치(Young rich)' 비율이 높다.
‘슈퍼리치’의 베스트셀러 또는 스테디셀러 인기상품에 대한 질문에 이 대표는 우선 주식 관련 랩(Wrap) 등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 PB본부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자문으로 국내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랩 ‘NH아문디 목표전환형 랩’ 1~2호 완판을 이끌어내서 주목됐다.
2023년 상반기는 에너지 등 원자재를 제외하면 주식, 채권, 금 등 대부분 자산 가격이 상승했다. 연초 예측보다 ‘의외로’ 증시가 좋아서, 주식에 너무 네거티브(negative, 부정적)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으로 “발을 담가보자” 했다. 특히 “펀드와 달리 종목이 보이는” 랩 중 선제적으로 주식형 랩을 주목했다. 변동성을 낮추고, 현금보유 비중을 높이고, 안정적 수익률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대표는 “목표전환형 주식형 랩이 상반기 2차례 목표 수익률(7~8%)을 달성하고 하반기 들어 3회차도 성황리에 재판매되는 등 고객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채권에 대해 이 대표는 “분할매수”를 강조했다. 고액자산가들이 자산관리 측면에서 채권 매입에 관심이 높은데, 만기보유를 가정해도 금리가 많이 올라 중간에 마이너스(-)를 감내하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다고 했다. 향후 금리가 떨어지면 자본차익 비과세 옵션이 있다는 점도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의 경우, 자산가들이 해외보다 국내 쪽에 관심이 높다고 했다.
이 대표는 "부동산 자산은 거의 100% 국내로, 해외는 금융상품으로 들어가지 직접 실물(부동산)로 들어가는 것은 약하다"며 "해외부동산은 상품으로 접근할 경우 배당이 나쁘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자산이 원화 베이스라는 점에서, 금융자산은 달러 베이스로 하실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PB본부는 개인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가문과 소유 법인에 대한 자금 운용까지 아우르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IB 부문 전통 강자이고, 홀세일(wholesale) 부문 역량이 있는 NH투자증권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서 자산관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가들, 역동적 대응 위해 현금 보유 가져가”
NH투자증권의 2023 하반기 자산군 별 투자의견에 따르면, 주식 중 선진국 주식은 "정책 불확실성이 마무리되는 국면으로 견조한 흐름을 기대하나 물가부담 등 불확실성이 잔존한다"고 제시됐다. 신흥국 주식에 대해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재개) 후 경기 회복 속도가 시장 기대 대비 더뎌 주가 상승 탄력이 제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채권 관련해서는 미국 국채에 대해 "당분간 금리 박스권을 형성하는 가운데 연말로 갈수록 서비스 물가 안정화, 경기둔화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불확실성이 높은 시기로 “예측해서 이리저리 움직이지는 않고, 그때마다 역동적으로 대응하려면 현금을 가져가신다”고 자산가들의 동향을 전했다. 이 대표는 “자산배분은 책상에서 유효한 전략인 측면이 있다”며 “고객이 보수적이면 채권을 많이 담고, 공격적이면 주식도 100% 가져가는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금은 고액자산가들의 필수 관심사다. 이 대표는 “항상 관심을 두고 있는 가업승계 세제부분, 또 유산취득세 관련 상속세 개편안에 관심이 많다”며 “가업승계 세제와 기업지배구조 변경에 따른 증여, 상속세 검토 요청이 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외에도 금융소득종합과세 회피를 위한 채권 투자 등 비과세 상품 및 금융법인 설립 문의는 꾸준한(steady) 관심사”라고 전했다. 아울러 올해 2차전지주 등 국내 증시에서 수익을 낸 경우, 세금을 고려해 연말까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종목 당 10억원 이상)을 피하기 위한 의사결정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고객의 일생 함께하는 파트너 목표”
'슈퍼개인'의 기관급 투자 수요를 충족하는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Premier Blue 패밀리오피스 OCIO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NH투자증권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이 대표는 "운용과 영업은 분리돼야만 하고, PB(프라이빗뱅커)는 영업사원, 운용은 맡기는 OCIO 콘셉트가 맞다"며 “조(兆) 단위가 아닌 100~200억원대로 개인들이 연기금이 받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 고객이 여러 금융사에 쪼개 놓은 자금을 한 곳에 모아야 하는 재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NH투자증권은 업계 내 압도적인 OCIO 운용 규모로, 위탁운용 노하우가 누적돼 있다"며 "향후 미드캡-스몰캡 OCIO가 대중화됨에 따라 더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넘어 고객의 일생을 함께하는 "진정한 개인적(private) 파트너"로 거듭나는 게 NH투자증권 PB본부 정체성이자 지향점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리테일 영업은 긴 호흡"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프라를 만들고, 신뢰를 구축하고, 상품을 팔고 하는 과정이 오래 축적돼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은 생각보다 변수가 많고,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고객 입장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보이는 재화(물건)라면 파는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금융상품 투자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객과 PB의 관계(relationship) 설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원금대비 얼마나 투자 수익을 벌어줄 수 있는 지가 실제 중요하다며, 자칫 과대포장 할 수 있는 수익률은 “의미 없는 숫자"일 수 있다고 언급키도 했다.
NH투자증권 PB본부는 주요 실적지표 중 하나로 예치자산 30억원 이상 고객 유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오고 있는데, 이 대표가 수장을 맞은 지 2년반 새 350명 가까이 늘려 현재 1300명 정도까지 올렸다. 예컨대 2500명 정도를 넘어서면 우량 사모상품 투자 모집에 유리하고, 유의미한 고객 데이터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NH투자증권이 VIP 프리미엄 시장에서 잘 해내기 위해서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며, 현재 천천히 거북이처럼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더 좋은 성과를 통해 자발적으로 고액자산가 고객이 PB본부를 찾아주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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