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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디자인의 현대車’ 가속도

기사입력 : 2023-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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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커볼게·하비브 등 대거 승진
‘미래차’ 겨냥 40대 전문가 중용

정의선 회장 ‘디자인의 현대車’ 가속도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세 번째로 단행한 인사는 위기에 대비하되 핵심 경쟁력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자동차 회사로서 브랜드 경쟁력을 책임지고 있는 디자이너를 대거 기용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작년말 진행한 임원인사에서 승진폭을 최소화했다. 지난달 20일 이뤄진 현대차그룹 2022년 임원인사에서 176명의 신규임원이 선임됐다. 2021년 사상 최대 규모였던 203명에 비해 27명 줄었다.

2022년 대표이사·사장단 인사에서도 사장 승진은 1명에 그쳤다. 반면 외부 출신으로 현대차그룹에 영입돼 사장 자리까지 올랐던 공영운 전략기획담당과 지영조 이노베이션담당은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로써 현대차 내 사장단 규모는 8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

이번 현대차그룹 인사는 본업인 자동차 사업의 미래 역량을 강화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자동차 산업은 공급 부문이 수월치 않았다. 반도체 등 부품 부족에 따른 최악의 생산 대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그 혼란에서 벗어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 악화로 올해는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 인사는 이 같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다.

특히 자동차 디자이너를 중용한 점이 눈에 띈다. 대대적인 디자인 혁신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온 정의선 회장 경영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유일한 사장 승진자인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는 대표적인 스타 디자이너다. 폭스바겐 산하 아우디, 람보르기니, 벤틀리, 부가티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 활약하다가 지난 2016년 현대차에 영입됐다. 그는 현대차그룹 내 디자인을 총괄하는 자리까지 올라 GV80, 3세대 G80 등 최근 호평받고 있는 제네시스 신차 디자인을 주도했다.

재작년 3월 동커볼케 사장은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오랜 한국 생활로 인한 향수병이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8개월 뒤 현대차그룹은 동커볼케 사장을 재영입했다.

유럽에서 활동할 수 있는 CCO라는 직책을 새롭게 만들어 앉혔다. 디자인을 주제로 업계 및 학계와 소통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는 자리였다.

지난 2019년부터 기아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카림 하비브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BMW·인피니티 등에서 디자인을 총괄한 경험을 가진 럭셔리카 디자인 전문가다.

기아에서는 ‘오퍼짓 유나이티드(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라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정립하고 지난 2021년 EV6부터 적용해 호평을 받고 있다. 전반적으로 단순한 디자인 속에서도 곳곳에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역동적 느낌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현대차 지성원 브랜드마케팅본부장(전무)와 제승아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실장(상무)도 오랜 기간 해외 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디자이너 출신이다. 각각 디자인에 기반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선행 디자인 혁신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실질적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사 배치도 눈에 띈다. 지난해 10월 현대차그룹은 향후 모든 차량개발을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8조원을 투자한다. SDV는 AI(인공지능)·5G 등 소프트웨어 기술력에 기반한 커넥티드카 시스템이 중심이 된 차량을 말한다. 사람이 운전에서 해방된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자동차 회사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이번 인사에서 해당 분야를 이끌 실무진을 젊은 인사로 대거 승진·교체했다. 안형기·유지한 상무는 전무로 승진하고 각각 전자개발센터장과 자율주행사업부장으로 발탁됐다.

박영우·김효정 상무는 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과 차량제어SW품질실장을 맡는다. 이들은 모두 40대 임원들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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