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한국은행의 긴축정책으로 높아진 시장금리와 글로벌 원자재 공급가격 상승이 불러온 인플레이션으로 내년 초까지는 5% 안팎의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자비용 1조 이상 증가…수익성 악화 불가피
가파른 금리 상승 지속과 자금시장 조달환경 저하 등의 영향으로 오는 2023년 카드사의 조달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카드사의 내년 이자비용이 대폭 늘어나면서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에 따르면 올해 말 카드사의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약 7000억원 증가해 2023년에는 올해보다 약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자비용을 총자산의 평균잔액으로 나눈 평균조달비용률도 2022년 1.6%, 2023년 2.2%로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차입부채 잔액은 97조원(금융기관 간 직접 차입금 제외)으로 이 중 오는 2023년 말까지 37%, 2024년 말까지 63%가 만기 도래할 예정이다.
이창원 한기평 금융2실 실장은 “각 카드사의 운용금리 전가력이나 제반 비용관리 수준, 조달여건 변화 등에 따라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지겠지만 상당 수준의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채무 3건 이상 다중채무자 집중 관리 필요
변수는 자산건전성이다. 이자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저하는 카드업계의 대응보다는 자본시장 상황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향후 자산건전성 추이와 이에 따른 실적은 개별 카드사의 리스크 관리 정책과 다중채무자 관리 역량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전체 카드대출 내 다중채무자 비율은 80~90%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현금서비스로 다중채무를 2건 이상 한 차주의 카드대출 잔액 비중은 2020년 12월 79.1%에서 2021년 12월 79%로, 2022년 9월 79.7% 기록했다. 같은 기간 카드론의 경우 89.1%에서 88.6%로, 이후 87.7% 기록했다.
특히 자산건전성 저하는 채무 3건 이상 다중채무자가 주도하기 때문에 이들의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채무 5건 이상 차주는 채무상환능력과 재무융통성 측면에서 물가 부담과 금리 상승 및 자산가격 하락 등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높아 유사시 여신기관의 건전성 저하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 실장은 “카드사는 주요 고객군인 다중채무자의 비중을 줄일 수 없다면 다중채무자에 대한 면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고위험군 차주에 대한 노출 수준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드사 내년도 대응 전략은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카드업계가 금융비용 절감 차원의 조달원을 다양화하고 데이터와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는 등 신수익원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비용 절감과 고객 데이터 확보의 필요성은 카드사간 데이터 동맹 또는 이종업종간 협업인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출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에도 PLCC는 카드사의 모집비용 절감과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를 위해 해당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산분리 완화 측면에서 금융사의 비금융 분야에 대한 투자제한이 완화되면서, 카드사의 경쟁력 있는 플랫폼 기업 인수 및 플랫폼 자회사 설립으로 기존 대형 플랫폼 기업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유창우 비자코리아(Visa Korea) 전무는 “카드사는 비즈니스 전환을 통해 중장기적인 지속 성장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며 지속될 변화 중 하나로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을 지목했다. 임베디드 금융은 비금융회사가 금융회사의 금융상품의 중개·재판매하는 것을 넘어 자사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재화하는 것을 말한다.
유 전무는 “카드사는 주요 디지털 생태계에 참여하거나 타 생태계를 지원하고, 직접 생태계를 조성하는 등 변화된 시장 내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전환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10년은 수많은 디지털 생태계 플랫폼에 본연의 업무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성공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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