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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문, ‘기회의 땅’ 베트남 거점으로 해외 사업 넓힌다 [엔데믹 시대, 금융사 글로벌 다시 뛴다 - 한국투자증권]

기사입력 : 2022-08-01 00:00

(최종수정 2022-08-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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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와 ETF 협약
베트남 직접 방문해 신사업 기회 모색

정일문, ‘기회의 땅’ 베트남 거점으로 해외 사업 넓힌다 [엔데믹 시대,  금융사 글로벌 다시 뛴다 - 한국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증권업계가 글로벌 영토 확장에 다시 힘을 싣고 있다. 해외법인을 글로벌 투자은행(IB) 전초기지로 삼고 우량 딜 발굴에 힘쓰고 있다. 4개 증권사(NH·미래·한투·KB)별 글로벌 사업 현황과 전략, 계획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한국투자증권의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 대표이사 사장이 ‘기회의 땅’ 베트남 시장을 거점 삼아 유럽, 홍콩 등 해외 사업을 넓히고 있다. 직접 현지를 방문해 기업금융(IB·Investment Bank) 사업을 주도하고, 다양한 투자 상품을 공급해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 사업도 확대한다.

올해 초 ‘글로벌 사업본부’도 신설했다.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엔데믹’(Endecmic) 시대로 접어들면서 하늘길을 열어젖히는 모습이다.

‘베트남 종합 증권사’로서 입지 구축
베트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새로운 공급망으로 떠오른 ‘기회의 땅’이다.

지난해 세계적 도시개발 협회인 ‘어반 랜드 인스티튜드’(ULI·Urban Land Institut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호찌민시는 아시아-태평양 주요 22개 도시 평가에서 신흥국가 중 투자 유망 도시 1위를 차지했다. 빠른 경제 회복과 성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공 등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현지법인을 설립을 통해 베트남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뒤 주식 중개 영업(Brokerage)·IB·파생상품 운용 등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하면서 베트남 종합 증권사로서 입지를 구축했다.

최근엔 정일문 사장이 직접 베트남으로 가 주요 기업 및 기관과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등 베트남 현지에 있는 한국 기업과 베트남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 인수·합병(M&A·Mergers And Acquisitions) 등 IB 시장 확대에 공들이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달에만 베트남 현지에서 시가총액 2위와 6위 기업인 빈그룹(Vingroup·대표 팸 나트 브엉)과 호아팟(Hoa Phat Group·회장 쩐딘룽)을 찾아 IB 지원 및 자본시장 생태계 구축 협력을 약속했다.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의 경우 베트남에서 외국계 증권사 최초로 지정 참가회사(AP·Authorized Participant) 및 유동성 공급자(LP·Liquidity Provider) 업무 자격을 취득해 현지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한국계 기관 대상 해외선물 중개도 업계에서 가장 먼저 플랫폼을 구축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또한 다양한 투자 상품 공급으로 WM 부문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신규계좌와 시장점유율도 확대하는 중이다. 노력의 결과 지난달 6일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 ‘드래건 캐피털 자산운용’(대표 비트 슈치)과 ETF 관련 협약을 성사했다. 협약식에 참석한 비트 슈치 대표는 “KIS베트남은 ETF AP로서 중요한 협력사”라며 “이번 협약식을 통해 ETF는 물론 주식과 채권 부문까지 광범위한 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커버스 워런트 시장 점유율 ‘1위’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베트남 커버드 워런트(CW·Coverd Warrant) 시장에서 ‘업계 선두’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KIS베트남은 베트남 당국이 CW 제도를 도입한 2019년, 해당 시장에 진출한 뒤 지난해까지 136개 CW를 발행했다.

올해도 벌써 지난달까지 출시한 신규 CW만 42개로 점유율 1위다.

CW는 자산을 미리 정한 만기에 미리 정해진 가격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나타내는 ‘주식 워런트 증권’(ELW·Equity Linked Warrant) 상품의 일종이다. 일반 개별 기업이 발행하는 신주인수권(BW·Bond with Warrant)과 달리 해당 기초자산을 근거로 증권사나 은행 등 금융기관이 발행한다.

정일문 사장은 IB 부문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7월 동남아시아 최대 플라스틱 제품 생산 그룹인 ‘안 팟 홀딩스’(An Phat Holdings·대표 루엔 꽝 탕)의 130억원 규모 교환사채(EB·Exchangeable Bonds)를 발행하며 대표 주관 업무를 수행했다.

이어서 올해에만 ▲3월 안 팟 홀딩스의 225억원 규모 채권 발행 ▲5월 베트남 물류 회사 ASG(대표 두옹둑띤)의 3000억동(15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6월 ASG IB 협력사로서 자금 조달 관련 협약 체결 등의 성과를 내며 베트남 현지 자본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실적도 자연스럽게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세후 이익 2370억동(1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7%나 급증한 수준이다. 지난달 말 기준 총자산은 9조2870억동(4810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47% 늘었다.

정일문 사장은 KIS베트남을 종합 증권사로 도약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신규 사업 역량을 강화하려 한다. 그뿐 아니라 베트남 금융시장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교류와 지원도 이어갈 방침이다.

이미 하노이 거래소 경영진과 현지 증권시장의 각종 현안과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보건부 산하 조직인 ‘인구 가족 계획국’과 협약해 ‘베트남의 지속 가능한 개발과 인구 정책 계획’ 연구 지원금 20만달러(2억6280만원)를 전달하기도 했다. 베트남 무역대학교와 호찌민경제대학교에 각각 장학금을 수여했으며, 학술 연구 및 졸업생 대상 채용 협력을 골자로 한 협약도 체결한 상태다.

정일문 사장은 “베트남 금융시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데다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현지 기업 및 기관과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양국 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해 트랙 레코드 쌓는다”
한국투자증권의 해외 진출은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7개 국가에 9곳 현지법인을 가지고 있는데, 국내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각지에서 굵직한 IB 실적을 쌓아 올리는 중이다.

지난해엔 미국에서 IB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법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뉴욕법인 KIS US를 설립해 부동산 투자 관리 회사 ‘락우드캐피털’(Rockwood Capital)의 665뉴욕 애비뉴 빌딩(655 New York Avenue) 지분 인수에서 인수 금융을 도맡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설립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IS인도네시아’는 지난달 현지 수산업 회사 ‘살라캅 사무드라’(ASHA) IPO 대표 주관사로 참여해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무리했다. 수산물 어획·가공·수출입 등을 전문으로 하는 ASHA가 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금액 규모는 1250억루피아(약 108억원)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현지 제조기업 ‘OILS’의 IPO 주관도 맡은 바 있다. ‘OILS’는 IPO로 405억 루피아(약 33억원) 자금을 조달했다. IPO 외에도 현지에서 세계 1위 펄프 생산 제지 업체인 ‘INKP’(PT OKI Pulp & Paper Mills)과 국영 건설 업체 ADHI(PT Adhi Karya)의 공모 채권 공동 대표 주관에도 참여했다.

정 사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선진국 시장에서도 IB 사업을 확대하는 중이다. 올해 초 프랑스 사모펀드 ‘PAI파트너스’(PAI Partners)와 손잡고 오렌지주스 브랜드 트로피카나(Tropicana) 인수 금융에 공동 대표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총 44억달러(5조7816억원)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딜을 이끈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에 관해 “PAI파트너스와 지속해서 교류해 온 홍콩 현지법인 IB본부를 중심으로 본사 IB그룹과 뉴욕법인 IB본부가 긴밀히 공조하며 협상력을 높인 결과”라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해외 현지법인 사이 시너지(Synergy·협동)를 확대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내 네트워크(Network·관계망)와 파이프라인(Pipeline·자동 수익 시스템)을 지속해서 확장해 다양한 IB 트랙 레코드(Track Record·가장 좋은 기록)를 쌓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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