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선물을 주는 법
어느 날 내 아내가 친구에게 줄 결혼선물을 고르고 있었다. 아내는 친구가 작성한 ‘받고 싶은 선물 목록’에 없는 것을 주는 게 더 사려 깊고 배려하는 행동이라 생각해서 촛대를 선물로 보냈다. 친구가 예상치 않았던 선물을 받으면 더 기뻐하리라 여긴 것이다. 솔직히 나는 혼란스러웠다. 몇 년 전 결혼 선물을 받았을 때 우리가 작성한 목록에 없는 선물을 보고 실망한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자신이 직접 고른 물건보다 더 마음에 드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아서 선물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럼에도 아내는 어떤 특정한 물건을 선물했다. 자기가 받는 입장일 때는 선물목록에 있는 물건을 선호한 아내가, 주는 입장이 되자 자기만의 독특한 선물을 고르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그럴까?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생각할 때도 ‘이런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느낄까?’라고 자문하며 자신의 틀로 사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신이 그 선물을 받았을 때 얼마나 기쁠지 상상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받는 사람이 느끼는 기쁨은 당연히 우리의 상상과는 다르다. 그들에겐 그들의 선호도가 있기 때문이다.
만들어진 스타
하버드대학 교수진은 지난 10년 동안 심장외과 전문의와 투자은행의 증권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두 집단 모두 환자의 심장혈관을 잇고, 복잡한 정보를 정리해 증권투자전략을 수립할 만큼 머리가 비상한 지식노동자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지식노동자는 제조업에 종사하는 육체노동자와 달리 생산수단을 직접 보유한다. 즉, 머릿속에 지식을 넣어두고 필요할 때만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다.” 그러나 그 지식을 머릿속에 넣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하버드대학의 한편에서는 금융분야에서 비슷한 연구를 진행했다.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증권분석가는 수익을 예측하고 특정 회사의 주식 매수전략을 금융회사에 조언한다. 스타분석가는 누구와 함께 일하느냐 와 관계없이 자기 뜻대로 능력을 발휘할 만한 뛰어난 지식과 전문기술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버드대학의 보리스 그로이스버그는 9년동안 서로 다른 98개 회사에서 일한 주식 및 고정수익 증권분석가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능력을 평가했다. 9년 동안 366명이 회사를 옮겼고 연구진은 그 자료를 대상으로 스타분석가가 새 직장에서도 성공가도를 계속 달렸는지 확인했다.
흔히 스타분석가 스스로는 자신의 능력만으로 그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하지만 연구결과 실적은 갖고 다닐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스타분석가가 다른 회사로 옮기면 실적이 떨어지고 최소 5년 이상 그 상태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스타분석가를 고용한 회사는 평균 2,400만 달러 정도 손해를 보았다. 단, 어떤 스타분석가는 회사를 옮기고도 계속해서 성공가도를 달렸는데 자기팀과 함께 회사를 옮긴 경우였다. 혼자 이직한 스타분석가는 1위를 차지할 확률이 5%에 불과하지만 팀과 함께 이직한 스타분석가는 1위를 차지할 확률이 이직하기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사람과 사람간 GIVER형 상호작용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되새길 수 있는 사례다.
출처: 기부앤테이크(애덤 그랜트 저)
윤형돈 FT인맥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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