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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Q칼럼] 탐욕과 공포, 그것보다 더 경계해야 하는

기사입력 : 2022-03-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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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라는 단어에 필연적으로 따라 다니는 단어가 '평가'이다. 사전에 하든 사후에 하든 금융투자에서는 영어 단어로 세 가지 '평가' 용례가 있다. 수급에 따라 형성된 가격을 분석 평가할 때는 프라이싱(pricing)으로, 자산과 수익의 가치를 분석 평가할 때는 밸류에이션(valuation)으로 쓴다. 앞의 것을 기술적분석 후자를 기본적분석이라 하며 유식을 내보이기도 한다. 상대적 혹은 절대적 평가를 마친 다음 그 결과에 순위를 매겨 자리 매김을 하는 평가는 레이팅(rating)이라 쓴다. 어느 국가에 투자할까 할 때 사용하는 국가신용등급(sovereign credit rating)이 그 예가 된다. 복습 마침.

저평가로 판단되거나 투자 순위가 높으면 진입(entry)하고, 반대의 경우는 비중을 줄이거나(exit) 공매를 하거나 조정된 시점까지 기다리는 것이 투자자의 자세이다. 시장참가자는 팔거나 사거나 아니면 판단을 유보하고 관망한다. 누구나 그렇게 쉽게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을 저해하고 평가의 눈을 흐리게 하는 것이 있다. 탐욕(greed)과 공포(fear)가 그것이다.

감정을 측정해서 그 크기를 비교 가능한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라는 말을 숫자로 어떻게 표현할수 있을까? 더 크고, 더 비싼 것을 표현하기 위한 일십백천만으로 올라가는 숫자는 결국 무량대수에서 멈추게 된다. 밑도 끝도 없는 사람의 욕심은 기대감의 발로이기 때문에 수로 표현할 수 없을 때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투자자들의 감정의 정도를 수치로 나타내 보고자 여러 방안과 방식을 모색하게 된다. 두 가지의 간단한 예를 들어본다.

그 중 하나로, 공포와 탐욕의 정도를 수치화 한 '탐욕과 공포지수(Feer and Greed Index)'를 참고해 볼 수 있다. 투자자의 심리를 CNN Money에서 주위의 7가지 지표를 통해 지수화한 것인데 지수화한 것인데, 0에서 100까지를 차량 앞유리 와이퍼처럼 왔다갔다 한다. 최근 수치는 15 이하로 'Extreme Fear'를 의미하고 있다. 그 구성 요소들을 조금 더 들여다 보니 다음과 같다. (1) 125일 이동평균 대비 현 주가의 모멘텀 (2) 52주 신고가와 신저가 주식수로 본 주가 강도 (3) 주가 상승 거래량과 하락 거래량을 대비하는 주가의 폭 (4) 풋 및 콜옵션의 비율 (5) 투기등급 채권의 투자등급 수익률과의 스프레드 (6) VIX지수(이른바 공포지수)와 같은 시장 변동성 (7) 국채 수익률과 주식수익률간의 차이를 의미하는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등이다

다른 방법으로 투자자에게 '6개월 뒤에 증시를 어떻게 보느냐?'하고 직접 물어보는 투자자심리실사(Investor Sentiment Survey)가 있다. 강세장과 약세장 전망을 묻는 불앤베어비율(Bull & Bear ratio)이라 할 것이다. 경기에 대해 물어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비슷하다. 미 증시에 대해서는 AAII(미국개인투자자협회) 등에서 이 또한 쉽게 조회할 수 있다. 역사적인 평균(Historical Averages)으로는 강세 38.0%, 중립 31.5%, 약세 30.5%인데, 최근 강세의 비중은 24.0%(3/9일자)로 불확실성 가득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다시 탐욕과 공포 얘기로 돌아와, 당연한 얘기를 심장하게 얘기하자면 '판다'는 것은 향후의 추가적인 이익을 단념함을 의미하고, '산다'는 것은 지금의 가격이 저항점이 아닌 지지점이라고 믿는 것이다. 가격의 최고점 근처에서 거래량이 폭발하는 블로우오프(blowoff)의 다음에는 급격한 하락이 따른다. 공포를 느낀 투자자가 물량을 쏟아내고 더 이상 살 사람이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는 팔 물량을 모두 거두어 들여 매집이 되었기 때문에 이후에는 거래없이(부담없이) 상승이 이루어진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상단의 저항점이 돌파되면 오히려 지지점으로 그 성격이 바뀐다고 믿는 것이다. 가격의 최저점에서 벌어지는 비슷한 거래량의 폭발 현상은 셀링클라이맥스(selling climax)가 된다.

결국 같은 하나의 지점에서 위를 보는 시각과 아래를 보는 시각이 맞딱뜨리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의 성과를 위해 지금을 인내해야 할 때에는, 탐욕과 공포를 자제하고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사실 오늘 결론아닌 결론의 키워드는 '오만'이다. 고개를 쳐들면 폭망하는 것이 두 개 있다고 한다. 골프와 선거 얘기다. 어떤 골퍼는 자신의 골프 신발 등 각각에 '고개들면' '죽는다'라고 쓰고, 어드레스할 때마다 명심 또 명심했다 한다. 선거에서도 비굴한 겸손이나 거만한 자신감이 보이면 가차없이 표는 걸음을 돌렸다. 고개 빳빳이 들고, 어깨를 으스대는 오만한 정신 자세는 '투자'에서도 필패의 요소로 꼽는다.

'오만'은 과신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 누구나 반짝한 성과나 결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확신하고 침소봉대하려는 욕구가 있다. 그러나 '오만'은 '탐욕과 공포'보다 더 경계해야 할 일이다. 위에서 소개한 두 가지 예보다 측정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오만은 패망의 선봉이고, 자만은 넘어짐의 앞잡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오만(Hubris)학회’의 오만증후군 14가지 증세에서도 오만을 경영 리스크의 하나로 주목하고 있다.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투자에 있어서도 시장을 겸허하게 대해야 함은 매 한가지다. 지식과 경험이 쌓이고 지위와 권한이 높고 커지고 많아질수록, '탐욕과 공포'보다 쉽게 그 마각을 드러내지 않는 '오만'의 '오판'을 경계해야 한다.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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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환 이에스플랜잇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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