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보다 저렴한 금리로 갈아타게 해준다는 말에 혹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확대된 유동성으로 그 어느 때 보다 가계 부채가 증가한 상황 속에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고통을 겪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치솟는 가계부채 및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작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기준금리를 0.5%에서 1.25%로 세 차례 인상했다.
이는 변동 금리 인상, 우대 금리 폭 축소, 대출 한도 축소 등으로 이어지며 소비자들의 자금 사정을 조이고 있다.
이미 신용대출 금리는 7%, 주담대 금리는 6%에 육박했는데 더 올라갈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1%p 오를 때 가계의 이자 부담은 연간 총 18조4000억원, 자영업자는 연 8조9000억원 늘어난다고 한다. 과도한 대출을 받은 ‘영끌족’부터 생활고로 힘든 소상공인들까지 많은 소비자들이 대출 원금 및 이자 부담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위해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는 대출 상품의 금리를 한눈에 비교하고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해준다. 소비자는 일일이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앱 하나만 이용해 유리한 이자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대환대출이 활성화되면 금융기관의 금리 경쟁을 촉발해 소비자들의 편익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환대출 플랫폼의 안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금융기관들의 참여이다. 상품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이 많을수록 차주들은 본인에게 더 유리한 이자를 찾아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기관들이 대환대출에 다소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작년 10월 금융당국 주도로 도입 예정이었던 대환대출 플랫폼은 금융기관과 핀테크회사 간 의견 조율 실패로 지연된 바 있다. 정부가 플랫폼 기획 초기 단계에 ‘대출비교 서비스’ 방식을 차용하되, 금융결제원의 인프라와 연결 후 각 핀테크 앱을 통해 운영하는 방향으로 플랫폼을 제안했었다.
이에 금융기관은 거세게 반발했다. 빅테크에 종속될 우려와 함께 중개 수수료 지불을 문제 삼았다. 핀테크 업계는 중개 수수료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추는 데에 동의했지만 금융기관과의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없었다.
결국 핀테크와 금융기관이 줄다리기를 한 끝에 은행권은 독자 플랫폼을 만들기로, 핀테크는 각자 플랫폼에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하며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온전한 대환대출이 아닌, 반쪽짜리 대환대출 플랫폼으로 합의를 본 것이다.
그러나 반쪽짜리 대환대출 플랫폼마저 2022년 1분기가 끝나가는 상황 속에도 아무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1월 은행연합회는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관련 사업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게 없을뿐더러, 금리 산정을 위한 기초정보가 부정확하고, 거대 플랫폼의 독과점 문제를 거론, 소비자 편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금융기관이 대환대출 플랫폼엔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이자 마진으로 올린 역대급 실적에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밝혀지며 여론의 빈축을 사고 있다. 가계 부채 증가 및 대출 규제는 역설적이게도 금융기관이 호실적을 달성하는 주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환대출 플랫폼 출범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핀테크 플랫폼회사인 핀크는 한시라도 빨리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자체 구축한 대환대출 서비스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핀크는 마이데이터 API를 통해 기존 대출 정보를 수급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환대출 상품 비교를 제공해 고객이 손쉽게 기존 고금리로 받은 대출상품을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환대출이 제 기능을 위해선 특정회사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기 위해선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각 금융사로부터 대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금융결제원 시스템 망의 도입을 기반으로 금융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발 경기침체,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민들의 짐을 덜 수 있도록 통합적인 대환대출 플랫폼이 신속하게 출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범죄자들이 대환대출을 빙자해 절박한 소비자들을 속이는 일이 없도록 진짜 대환대출 플랫폼이 등장해야 한다.
대환대출 제도를 안착시켜 소비자들이 ‘썩은 동아줄’이 아닌, ‘진짜 동아줄’을 잡고 올라와 숨통을 틔울 수 있도록 금융업계와 핀테크 업계 모두 한발씩 양보하고 협력할 때이다.
[권영탁 핀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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