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흐름과 전망을 보는 큰 시각에 앞서, 투자종목의 주가와 같은 미시적인 정보에 초점을 맞추어 보자. 오늘의 '주가'는 과거 전망의 결과물이자 미래 전망의 시작점이다.
"2018. 7. 11. — 호텔** 주가가 폭락한 건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가 결정적이었습니다.
2019. 9. 10. —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간이 셀***에 대해 부정적인(비중축소) 리포트를 내놓은 영향으로 셀*** 주가가 급락
2020. 5. 28. — 코스피 시가총액 4위 **화학이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 하나에 크게 휘청였다.
2021. 1. 13. — 카카오** 외국계 리포트에 뚝뚝…누가 담았을까
굳이 '박사' '교수' '외국계' 라는 단어를 동원하게 되면 '왠지~' 더 과학적이거나 객관적 합리적 전문적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작동한다. 경계해야 할 속단과 편견에 생각이 묶이게 된다.
시장은 입장을 달리하는 두 세력이 공정한 룰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곳에서 최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투자자는 무엇 혹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가?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피니언 리더의 의견에 대중 심리가 반응하여 현실화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국도A가 막힌다고 안내하면 이를 피하려다 오히려 국도B에 교통체증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투자는 단순한 믿음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끊임없이 반복되는 분석-전망-선택의 영역이다. 선택을 위해 혹은 선택하고 나서 소신을 지기 위해 투자자는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전망하게 된다. 결국 수집된 정보를 통해 축적된 유식함이 객관적 선택의 기반이 되고 대책을 마련하게 된다. (무식한데 소신이 있으면 대책이 없다라고 하지 않던가.)
이 또한 내다보는 기간의 관점에 따라 그 셈법이 달라질 수 있으나, 투자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6개월 정도의 기간으로 현재의 가치평가를 하고 비중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들을 '컨센서스'라는 이름 아래에 모으게 된다. 컨센서스의 단어 풀이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의견 또는 결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투자자는 주식시장에서는 시장 전문가들에 의해 분석된 기업종목(차트, 레포트), 산업(업종), 시황(증권사daily) 컨센서스를 마주하게 된다. 겪어보지 못한 미래, 가보지 않은 사업에 대해 분석의 잣대를 들이대고 시총(주가)의 전망치를 제시하는 것은 당연 쉽지않은 일이다. 또한 분석보고서와 컨센서스라는 이름 뒤에는 이익을 추구하는 시장참가자의 의도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컨센서스와 달리 '내가 겪어 봐서 아는데~' '내가 해 봐서 아는데~'와 같은 표현은 다가오는 미래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단에서 시작된다. '정보의 비대칭'을 통해 아는 게 '힘 인지, 병 인지, 짐 인지'를 생각해 보면 경우에 따라 많이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수집된 분석 정보를 실행에 반영할 때에는, 흔히 얘기하는 '선택의 역설'이 작동한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오히려 잘못된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심지어 최종 선택한 결정이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명한 투자자로서 전문가들의 최고치와 최저치 그리고 평균 등과 같은 컨센서스를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컨센서스를 읽고 판단함에 있어서 세 가지 키워드로 보고서를 대하는 자세를 요약해 보면, △ '분석'은 (막연하게 자기 자식을 영재로 보거나 뜬금없는 엄친아와 비교하는) 주관에서 벗어나 동일한 잣대와 기준의 상대 비교를 했는 지를 보고, △ '전망'은 하루에 두 번 정확히 맞는 고장난 시계'에 연연하지 말고, 동원된 전제를 살펴야 하며, △ '선택'은 좌판식이 아닌 가급적 '양자택일'로 압축하는 것이 생산적이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부합하거나 벗어 났다고 하여 분석가(애널리스트)를 굳이 칭송하거나 욕받이로 만들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황인환 이에스플랜잇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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