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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금융-은행] 대출 문 열렸지만 문턱은 더 높아져…한도 줄고 금리 오르고

기사입력 : 2022-0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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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금융-은행] 대출 문 열렸지만 문턱은 더 높아져…한도 줄고 금리 오르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한동안 꽉 막혔던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문이 새해 들어 다시 열렸다. 연초 대출 총량 한도가 재설정되면서 대출관리에 여유가 생긴 은행들은 대출 판매를 재개하고 나섰다.

하지만 문턱은 높아졌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된 데다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3단계 시행으로 대출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금리 인상도 대출 문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중은행들 우대금리 복원·대출 판매 재개
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정상화했다. 지난달부터 최대 2000만원까지로 낮췄던 신용대출 한도도 다시 1억원으로 늘렸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8월 가계대출 증가율(작년 말 대비)이 7%를 넘어서자 신규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한 뒤 10월 18일 전세대출만 재개했다. 지난달부터는 무주택자 대상으로만 부분적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했다.

SC제일은행도 한시적으로 중단했던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3일부터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재개했다. SC제일은행은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와 가계대출 증가 목표관리 차원에서 작년 8월부터 단계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 중단 조치를 시행해왔다.

지난해 출범 9일 만에 대출 한도를 소진하면서 신규 대출을 중단한 토스뱅크도 1일부터 신규 대출을 재개했다.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연 3.31%, 최대한도는 2억7000만원이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없앴던 우대금리도 일부 복원했다. 우대금리가 높아지면 차주가 실제 부담하는 최종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KB국민은행은 3일부터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최대 0.2∼0.3%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도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인상했다.

대출 총량 규제 지속…DSR 2단계 시행

올해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이어지면서 대출받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4~5%로 관리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5~6%대)보다 더 낮아진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분기별로 대출 총량 관리를 점검할 계획인 만큼 대출자들은 분기 말보다는 분기 초에 대출을 신청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은행들이 분기 말에 가까워질수록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수장들은 올해도 가계부채 관리에 강한 의지를 피력한 상태다.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는 가계 부채 관리 강화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도 신년사에서 “가계부채 등 금융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적기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주별 DSR 규제 강화로 대출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이달부터 차주별 DSR 2단계가 시행돼 총대출액 2억원이 넘는 차주에 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전세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소득이 적거나 기존에 받아놓은 대출이 많을수록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기존에는 규제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을 신청하거나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받을 때 개인별 DSR 규제가 적용됐었다. 강화된 규제로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차주는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으면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3단계가 시행되는 오는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을 초과하는 차주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된다.

특히 차주별 DSR을 산정할 때 그동안 예외로 적용되던 카드론(신용카드사 장기대출)도 포함된다. DSR 계산시 대출 산정 만기도 최대 만기에서 대출별 평균만기로 축소됐다. 신용대출 만기는 7년에서 5년, 비주택담보대출은 10년에서 8년으로 줄었다.

금리 인상도 대기 중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월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면서 제로금리 시대의 막을 내린 데 이어 올해도 1~2차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나가야 한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두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가 1.50~1.75%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결혼·장례 등 최대 1억 추가대출…중저신용 대출 확대


결혼이나 장례, 수술 등 특수한 상황에 있는 경우에는 최대 1억원까지 신용대출 한도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실수요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연 소득 대비 1배로 제한한 신용대출 한도에 일시 예외를 허용하기로 했다.

특별한도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은 ▲본인의 결혼 ▲배우자나 직계가족의 장례 또는 상속세 ▲본인 또는 배우자의 출산 ▲본인 또는 직계가족의 수술·입원 등이다. 특별한도는 연 소득의 0.5배 이내, 최대 1억원의 범위에서 적용된다.

중·저신용자 대출도 상대적으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서민·취약 계층 대상 서민금융상품 공급 확대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총량 관리 시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 상품에 대해 충분한 한도와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며 “한도,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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