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리거나 확대해 관련 사업에 매진한 결과, 올해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나란히 도시정비 실적 ‘5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등 역대급 수주 경쟁이 펼쳐졌다.
◇ 현대건설-GS건설, 도시정비 ‘5조’ 클럽 가입 진기록…리모델링 시장 급성장 영향
현대건설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5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4조738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지 불과 1년 만에 5조2741억원의 실적을 거두며 이를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12월에만 서초 잠원동아아파트 리모델링을 시작으로 흑석9구역 재개발까지 6개 사업지에서 총 1조 7928억원을 수주하며 무서운 뒷심을 보였다. 이들은 오는 31일 시공사선정 총회가 예정된 잠원 갤럭시1차아파트 리모델링, 대치 비취타운 가로주택사업 등에도 참여한 상태로 수주 실적은 더욱 좋아질 수 있다.
현대건설은 이러한 실적의 비결에 대해 “윤영준 사장 취임 이후 사업분야 다각화, 수주영업과 사업추진 분리한 조직구성, 치밀한 시장분석 등을 통한 맞춤형 설계 및 사업조건 제시 등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GS건설의 뒷심도 매서웠다. 연말 도시정비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던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컨소시엄 참여)과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을 나란히 품에 안으며 역시 5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11월 이후 신나무실 주공5단지를 포함해 굵직한 사업들을 연달아 수주, 5조1437억원으로 6년만에 도시정비 실적 5조 클럽에 복귀했다.
GS건설은 올해 7월 조직개편을 통해 건축·주택부문 도시정비사업그룹에 리모델링팀을 꾸려 관련 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올해 GS건설은 ▲송파구 문정건영아파트 ▲강남구 대치현대아파트 ▲마포구 밤섬현대아파트 등 서울 내 주요 사업지의 리모델링 사업들을 연달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 1기신도시 등 구축아파트 많은 지역, 아파트 규제 피해 리모델링 주목
리모델링은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도 재건축보다 낮은 66.7% 수준이고, 기본 골자가 남아있기 때문에 공사비도 재건축보다 적게 들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정비업계의 ‘틈새시장’으로 통했다.다만 상대적으로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아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들이 주로 먹거리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수도권 인기 지역 내 재개발·재건축이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 규제와 각 지역조합의 이해관계 등으로 지지부진하면서 판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1군으로 꼽히는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시장에 본격적으로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산을 비롯한 1기신도시를 포함, 구축아파트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하는 지역이 늘고 있어 리모델링 열풍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금리인상기라고는 하나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는 한 건설사들은 당분간은 주택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재개발 재건축 수주가 규제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는 건설사들도 리모델링에 관심을 둘 가능성이 높고, 오래된 아파트들일수록 뭐가 됐든 사업을 진행하자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리모델링을 고민하는 곳들도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이 과정에서 리모델링 단지에도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가 적용되는 사례도 나타나 주목을 끌었다. 현대건설은 최근 잠원동아 리모델링 사업에 리모델링 최초로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했다.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에 따라 정부도 관련 법안 정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최근 노후 아파트의 리모델링에 대한 효율적인 도시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신속한 주택 공급도 이뤄질 수 있도록 ‘2025 서울특별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재정비에 나섰다. 재정비안 주요 내용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요예측 ▲공공성 확보에 따른 용적률 완화 기준 마련 ▲사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지원 제도 강화 등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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