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와 같은 ODM 회사는 주문자 상품을 단순 생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체 연구 개발을 통해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기업을 말한다. 따라서 생산능력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과 기술력이 중요하다.
중국은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했고, 글로벌 기업들도 적극 뛰어들었다. 이는 한국 기업들도 마찬가지였다. 실제 한국 화장품 산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할 정도로 엄청나다. 업계는 올해 중국 화장품 시장이 전년 대비 17% 성장하고 내년에는 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화장품 산업의 대중국 의존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 화장품 시장은 온라인 기반으로 성장하는 등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상위 10대 기업 중에는 중국 상메이(上美), 바이췌링(百雀羚), 쟈란(伽蓝)이 각각 7위, 9위, 10위를 기록하며 C-뷰티 성장세를 보여줬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로는 아모레퍼시픽이 6위에 오른 게 전부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더이상 K-뷰티 이름만 갖고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내 화장품 거점 도시라고 할 수 있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가운데 상하이와 광저우에 법인을 세운 것과 관련해 코스맥스 관계자는 “상하이는 중국 상업 중심지로 중국 시장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고 광저우는 신생 온라인 브랜드가 많이 탄생하는 유행 중심지”라며 “생산 지역 다변화를 통해 중국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맥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 회사 중국 상하이공장 화장품 생산량은 5400만 개였다. 광저우공장 생산량까지 합치면 지난 10월 코스맥스가 중국에서 생산한 화장품은 6800만 개에 달한다. 올 3분기까지 두 공장 누적 생산량은 4억 5000만 대 규모로, 연간 생산량은 5억 개 이상에 달할 것으로 코스맥스는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생산 증가에 힘입어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코스맥스 상하이와 광저우공장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461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급증했다. 코스맥스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중국에서 고성장을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 ▲글로벌 1위 인지도 ▲최고 수준 기술력 ▲한국 브랜드가치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코스맥스는 연구·개발 인력의 전체의 약 25%나 된다. 이 회사는 중국 온라인 화장품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2016년부터 화장품 기획, 연구·개발, 생산, 제조 전 분야를 지원하는 ‘올 어라운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온라인 채널 특성에 맞춰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런 코스맥스 전략은 지난해 중국 1위 화장품 기업인 ‘이센(YATSEN·逸仙電商)’과 ‘이센생물학유한공사(逸仙生物科技有限公司)’라는 조인트벤처(JV) 설립으로 이어졌다. 이센은 ‘퍼펙트 다이어리’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퍼펙트 다이어리는 론칭 2년만에 중국 1위 로컬 브랜드로 성장한 차이나 뷰티의 상징이다.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에서 2년 연속 색조 화장품 부문 1위에 올랐다.
코스맥스는 이센과 연간 4억 개 규모 생산이 가능한 합작 공장을 설립하고 있으며 신규 공장에서는 퍼펙트 다이어리를 비롯한 이센 운영 브랜드 제품 생산을 전담할 예정이다.
이밖에 코스맥스 광저우가 중국 화장품 시장을 이끄는 쌍두마차 중 하나인 ‘화시즈(花西子, Florasis)’와도 JV를 설립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와 관련해 코스맥스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종대 하나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코스맥스 입지가 강화하고 있다”며 “C-뷰티 성장을 주도한 브랜드 제조사는 모두 코스맥스가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맥스는 검증된 기술력과 막대한 카테고리 제조 역량, 대관 업무 서비스까지 중국 화장품 시장 변화를 가장 유연하게 대응하는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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