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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때 회장에게 성장동력 지적한 박정호 부회장

기사입력 : 2021-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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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경영에 미래전략 CEO 평가

▲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지난 10월 여린 SKT 분할 주총에 참석했다.이미지 확대보기
▲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지난 10월 여린 SKT 분할 주총에 참석했다.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SK스퀘어 부회장은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고 책임감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문제가 생기면 주도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또 솔직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후배들이 믿고 따르는 리더로 알려져 있다.

박 부회장은 SK그룹 신입사원 때부터 눈에 띄는 직원이었다고 한다. 신입사원 연수 때 최종현 SK 선대회장에게 그룹의 성장동력이 약하다고 말했다는 일화는 업계에서 유명하다.

◇ ‘대표님’ 대신 ‘JP’


박 부회장은 SK텔레콤 대표로 있던 시절 ‘소통 전도사’로 통했다. 회사 내부에서도 ‘사장님’, ‘대표님’ 보다는 ‘JP(Jungho Park)’또는 ‘박정호 님’으로 불렸다. 직급·부서·연령대와 상관없이 모든 구성원을 동등하게 대하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안착시키겠다는 대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 그는 호칭을 ‘매니저’, ‘팀장’, ‘실장’ 등 직급 대신 ‘OO님’으로 통일했다. 조직별로 필요에 따라 영어 이름이나 별칭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상급자라 하더라도 하급자에게 반말로 지시해서는 안된다는 지침을 내린 사례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호칭 통일 이후 회사 분위기가 이전 보다 훨씬 자유로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취임 후 VIP 및 임원 전용으로 운영되던 엘리베이터를 전 직원에 개방했다. 권위주의와 관료주의를 줄이고 조직내 소통과 수평적 조직문화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였다. 신년회와 같은 자리에서 어쩌다 직원과 엘리베이터에서 만나기라도 하면 격의 없이 대화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 사소한 질문도 OK…친근한 CEO

박 부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열린 주총’을 내세우며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2018년 업계 최초 전자투표제를 도입했으며, 주주 의결권 행사 편의성을 높이는 등 주주 친화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2019년에는 기존 구술식 영업보고에서 벗어나 CEO(최고경영자)와 4대 사업부장이 직접 프레젠테이션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의사봉도 사라졌다. 대신 주주와 대표가 대화할 수 있는 순서가 추가됐다.

이러한 혁신적 주총 방식은 SK그룹 내에서 SK텔레콤이 유일했다. 업계에서는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이 강조한 ‘주주친화 경영’을 박 부회장이 반영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렇다보니 주주총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번은 주주가 “연임하셨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네자 당시 박 대표가 “감동받았다”며 웃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는 주주들로부터 ‘가장 시장 친화적인 CEO’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도입된 온라인 방식도 같은 취지다. SKT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대기업 중 처음으로 실시간 생중계 방식을 도입했다. 외출을 꺼려하는 주주들을 위해 집 안에서 PC나 모바일로 주총을 시청하고, 질문도 온라인으로 전달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소액주주들 알 권리를 제고하는 것은 물론 주주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주총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주주 접근성을 확대한 것이다.

당시 박 대표는 “주총을 주주와 직접 소통하는 장으로 바꾸겠다”며 “주주와의 관계는 소중한데, 주주총회는 옛날 방식이라 바꿔보기 위한 시도를 했고, 향후 파티 형식의 주총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도 당시 온라인 주총 도입에 대해 “대표가 열린 주총을 강조하는 만큼,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주총 시간은 1~2시간으로 여느 대기업 가운데 긴 편에 속한다. 주주들 질문에 박 대표가 질문 경중과 상관없이 무제한 질의응답을 주고받기 때문에 주총 시간이 길어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 주총에서도 박 부회장은 주주들과의 대화를 이어가면서, 오전 10시에 시작한 주총은 11시 30분이 돼서야 끝이 났다.

◇ ‘소통’으로 구성원 만족도 높인다

박 부회장은 주주들과의 소통은 물론 내부 구성원과의 소통을 확대해 구성원들의 회사 만족도 제고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 티맵모빌리티 분사 당시 신설회사로 이동하는 내부 직원들 불만이 거세자 박 부회장이 직접 나서 직원 격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 대표는 직원들이 언제든 본사로 돌아올 수 있도록 CDC(사내 스카우트 제도)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CDC는 구성원이 누구나 원하는 부서에 지원해 일할 수 있는 SK텔레콤의 특화 인사제도다.

기존 이동한 직원은 4년간 근무해야 하지만, CDC를 적용해 이를 채우지 않아도 SK텔레콤으로 원할 때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신생 회사로 이동할 때 회사 브랜드나 사회적 지위가 달라져 고민이 생긴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직원들의 불만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돌아올 곳 없이 파부침주 각오로 도전해야 과감해지고 성공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더 안정적이고 더 행복할 때 더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라며 직원들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부회장은 모빌리티 사업 주제 타운홀에 이어 2주만에 다시 타운홀 미팅을 열고 구성원 소통 자리를 만들었다. 2주만에 구성원들과 논의한 것은 ‘워크 애니웨어-일하는 방식 혁신’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자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워크애니웨어’를 도입을 선언한 것이다.

박 부회장은 “내일 당장 코로나가 없어지더라도 모든 직원이 집과 회사, 거점오피스 등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워크 애니웨어’를 추진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공간적 제약을 벗어나는 시도 가운데 하나로 거점오피스를 늘리겠다. 이를 통해 새로운 조직문화와 새로운 공간활용 역량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워크 애니웨어는 출퇴근에 발생하는 비효율을 줄이자는 박 대표 생각에서 시작됐다. 본사로 출근하지 않아도 SK텔레콤이 쌓은 데이터와 비대면 기술을 바탕으로 공간 제약을 벗어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을지로, 종로, 서대문, 분당, 판교 등 5개 지역에 10~20분 이내에 출퇴근 할 수 있는 ‘거점 오피스’를 마련했다.

SK텔레콤은 구성원 거주지 등을 분석해 거점오피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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