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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에 ‘북적’…다시 찾는 증권사 ‘랩어카운트’

기사입력 : 2021-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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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확실성에 ‘시시각각’ 대응 가능 장점
‘한 번 계약으로’…금소법 ‘간편투자’ 부각

변동성에 ‘북적’…다시 찾는 증권사 ‘랩어카운트’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증권사 투자일임형 자산관리 서비스인 ‘랩어카운트(Wrap account)’에 다시 뭉칫돈이 모이고 있다. 변동성 장세에서 직접투자 대안으로 랩어카운트에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 대체 수요가 공모펀드 대신 랩어카운트를 선택지로 삼고 있다는 점도 꼽힌다.

특히 랩어카운트는 한 번의 일임계약으로 손쉽게 포트폴리오 조정이 가능해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 펀드보다 투자 편의 측면에서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들썩이는 증시…직접투자 대체 선택지 ‘랩’부상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건수는 2021년 7월 말 기준 202만3743건이다. 전반적인 성장 흐름을 보이며 올해 3월을 기점으로 사상 처음 200만건 위로 올라섰다. 올해 7월 말 기준 일임형 랩어카운트 고객수도 183만4328명까지 늘었다. 또 랩어카운트 계약자산도 144조1917억원까지 몸집을 키웠다.

랩어카운트는 ‘포장하다’는 뜻의 랩(wrap)과 ‘계좌’를 뜻하는 어카운트(account)를 합성한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 계좌를 말한다. 증권사가 고객과 투자일임 계약을 맺고 고객예탁자산에 대해 투자성향에 따라 자문부터 운용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정한 수수료(fee)를 받는 방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동학개미’ 개인들의 직접투자가 대세를 형성하는 작년만 해도 랩어카운트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약화됐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이후 증시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전문가에게 자산을 맡기는 랩어카운트로 투심이 자극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석 달 정도 국내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인 반면, 미국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랩어카운트는 별도 주식 매매 수수료 부담 없이 국내와 해외 주식시장 투자비율, 주식과 현금 비중 등을 빠르게 조절할 수 있어서 변동성 높은 증시에서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랩어카운트는 국내·외 주식과 더불어 펀드, ELS(주가연계증권), 채권, 부동산 리츠(REITs) 등 다양한 상품으로 적절하게 자산배분을 할 수 있다.

언제든지 편입자산 현황을 확인할 할 수 있는 투명성, 고객 개별 요청사항을 시시각각 계좌에 반영하는 맞춤형 특징도 펀드와 비교할 때 랩어카운트의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최소가입 금액이 대폭 낮아져 투자 진입장벽이 낮아진 점도 랩어카운트 인기 요인이 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이슈와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으로 펀드와 직접 투자 중간 정도의 주식형 랩어카운트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분산투자를 통해 변동성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성과연동형 수수료 체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소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고난도금융투자상품’ 투자 때 개별 펀드 가입 대비 랩어카운트 편의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상품을 가입하기 위해 각 상품 별로 가입서류 작성, 녹취 등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데, 랩어카운트의 경우 한 번의 일임계약을 통해 고객과 유선 등 사전 합의된 방식으로 쉽게 포트폴리오 조정이 가능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주식 구매대행’까지…랩의 진화

증권사들은 변동성 장세에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겨냥해서 랩어카운트를 경쟁적으로 전진 배치하고 있다.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랩어카운트가 증권사 실적에서 소방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증권사 별로 보면, 삼성증권의 경우 글로벌 주식 구매대행 서비스 성격의 ‘글로벌 1% 랩어카운트’로 차별화했다. 해외주식 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환전이나 매매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소가입금액 10억원 이상의 HNW(고액자산가)를 위한 ‘한국투자마이스터패밀리오피스랩(PB)’부터 최소가입금액 10만원 이상 소액투자자를 위한 ‘한국투자금현물적립식랩’까지 목표 고객 스펙트럼이 넓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대만주식에 투자하는 ‘We Know 대만탑티어주식랩’이 주목된다. 유안타증권 대만 현지 계열사 리서치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망종목을 선정하고 리밸런싱한다.

또 한화투자증권의 ‘한화 델타랩’은 한 개 종목만으로 운용하는 게 특징적으로, 예컨대 ‘델타랩 삼성전자’ 등 유형을 구분 모집 및 운용한다.

하나금융투자의 ‘증여랩’은 미국 포춘지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투자하며,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점수가 높은 기업을 선정한다.

키움증권의 경우 신규 판매하는 모든 랩어카운트를 알고리즘형 운용 상품으로만 판매하고 있는데,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인 ‘키우GO’를 활용한다.

또 KB증권(KB 에이블 어카운트), NH투자증권(NH 크리에이터 어카운트), 미래에셋증권(슈퍼테마 ETF 랩어카운트), 하이투자증권(하이-KFIN ESG랩), IBK투자증권(IBKS 주가연계BM 랩-삼성전자) 등 다른 증권사들도 랩어카운트를 적극 라인업하고 있다.

랩어카운트가 효과를 내려면 운용전문가와 적극적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이나 ETF 매매 때 랩어카운트는 운용수수료 이외에 추가 수수료가 없어서 주식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다만 거래세 등 제세금이 발생하고 해외주식의 경우 현지 브로커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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