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일부 금융플랫폼에서는 보험·카드 추천 등의 잠정 중단을 결정하는 서비스 개편 움직임이 있었지만 가장 우려스러웠던 ‘대출 중단’ 사태는 없었다. 비대면 채널, 특히 ‘온라인대출비교플랫폼’의 접근성이 커진 상황 속에서 초유의 걱정은 별 이변없이 종식된 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금융기관은 꽤 오랫동안 영업시간 줄이기를 이어왔다. 으레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4시에 문을 닫았던 은행의 시계는 한 시간이 순삭 됐다. 9시 30분이 돼서야 열리고 3시 30분이면 닫혀버리는 게 이제 약간 익숙해질 정도다.
또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은행을 주축으로 한 점포 축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금감원 등에 따르면 국내은행 점포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6326곳으로 상반기에만 79곳이 감소했다. 304곳의 점포가 없어진 지난해까지 합치면 400곳 가까이가 된다.
결국 고강도의 체질 개선에 돌입한 금융사와 경색된 대출 환경에 놓인 금융소비자를 잇는 가교 역할은 애플리케이션의 몫이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토스, 카카오페이, 핀셋N 등은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 등록을 취득하며 여전히 대출비교를 제공 중이다.
그렇다면 이게 끝인 걸까? 절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여기서 안주할 수 없고 새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뉴노멀 시대, ‘디지털점포’로서의 책임은 단순히 ‘플랫폼으로 금융 접근성을 향상시켰다’ 정도로는 부족하다. 점포로서 손색이 없는, 금융기관에 직접 가서 업무를 처리하는 것과 대등한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즉, 영업 행위를 지속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은 곧 견뎌야 하는 왕관의 무게이기도 한 것이다.
심지어 변화무쌍한 시절은 ‘최첨단’이라는 것을 눈을 감고 뜨면 일상으로 만들어냈다. 은행에 가서 번호표를 뽑았던 시절은 ATM 앞을 빽빽하게 채우는 것으로 변했고 또 그 시절은 모니터 화면을 뚫어져라 보는 거북목을 만들었다. 지금은 ‘모바일’이라는 더 작은 화면에 집중하는 것으로 더 동그랗게 어깨를 모으는 시절로 배터리가 없으면 낭패다.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자기만의 금융’을 소유할 수 있는 시대에 닿은 것이다. 덕분에 이제 AI, DB, 플랫폼 등은 혼자 있으면 지루한 것이 됐다. 결합된 형태로 시너지를 내야 그게 ‘혁신’이 되는 것이다.
그 ‘혁신’은 그 자체로 값이 매겨지기도 하다. 지난해 말 나스닥에 상장된 ‘업스타트 홀딩스(Upstart Holdings)’는 10월 중 IPO가 예고되고 있는 한 빅테크사의 증권신고서에 등장하면서 다시 화제가 됐다. 전자공시를 통해 비교회사로 새롭게 이름을 올린 것이다.
상장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10배 이상의 주가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업스타트 홀딩스’의 혁신의 가치는 ‘금융소비자’에게 최적의 대출 찾아주면서 편의성을 더했다는 것이다. 플랫폼을 이용한 AI(인공지능) 활용 대출 영위로, 심사 소요시간을 대폭 단축시켰지만 불완전판매 등의 ‘실수’를 하지는 않는다.
국내에서도 이번에 금소법이 반영된 온라인금융플랫폼 시대가 시작됐기 때문에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본다. 공신력 있는 ‘디지털점포’로 턴어라운드 할 기회의 출발선 한 줄이 그어진 것이다.
물론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은 있다. 금융 이용 채널이 다변화되면서 새롭게 디지털금융소외자가 양산되거나 이들이 막대한 정보로부터 오히려 역차별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또 각 사의 몫과 제도적 역할도 존재한다. 막대한 DB의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오히려 금융소비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촘촘한 그물망이 필요하고, 또 이를 반드시 준수하는 업계의 노력도 필수불가결하다. DB의 오남용 측면에서도 그렇고, 보완시스템 미비로 인한 유출 등의 사고 측면에서도 그렇다.
신인도를 더해 더 큰 판이 깔린 만큼 명실상부한 ‘디지털점포’로 인정받을 수 있는 더 견고한 서비스가 뒤따라와야 하는 것이다. 플랫폼의 어닝서프라이즈 소식이 도처에서 들렸으면 한다. 함께 업계를 걷는 동반자로 박수를 쳐 줄 준비가 되어 있다.
[조영민 한국금융솔루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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