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GA채널의 영향력 확대와 과제' 보험연구원 KIRI 리포트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GA는 다양한 보험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을 바탕으로 2000년대 이후 급성장해 GA 간 합병이나 설계사 인력이동에 따라 소속설계사 500인 이상의 대형 GA는 2011년 30개에서 2020년 61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GA 조직의 급성장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보험모집 시장질서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융감독당국에서는 올해 초 GA채널의 불완전판매 축소 유도를 위한 제도개선방안 계획을 발표했다.
GA 간 합병이나 설계사 인력이동으로 GA가 대형화되면서, 대형 GA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됐다. 대형 GA에 소속된 설계사 비중은 2015년 58.2%에서 2020년 69.9%로 증가했다.
GA가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전체 수수료 중 ‘중·대형 GA의 수수료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88.4%로, 중·대형 GA에 대한 매출집중이 발생하고 있다. 대형 GA 매출액은 중·대형 GA 매출액의 81.5%(신계약 건수 기준)를 차지한다.
2020년 기준 중·대형 GA의 불완전판매비율은 0.09%로 개선되고 있지만, 타 채널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령 대형 GA의 유형별 품질보증해지 건수 비중은 상품설명의무 위반(40.2%), 약관 및 청약서 미교부(29.1%), 자필서명 미이행(17.0%), 적합성 원칙 위반(13.6%) 등의 순이다.
2020년 중·대형 GA의 수수료 수입(7조 1851억 원) 대비 환수금액(4945억 원)은 6.9%를 차지한다. GA 수수료 수입 중 환수된 금액은 2017년과 2020년 사이 연평균 10.4% 증가했다.
2020년 중·대형 GA의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58.4%로 2017년(65.6%) 이후 하락 추세며, 전체실적(61.3%)과 비교할 때도 2.9%p 낮다.
김 연구위원은 "금융감독당국의 연이은 제도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GA 시장에서 이 같은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는 것은 보험회사 간 외형경쟁과 판매자의 수수료 편향(Commission Bias), 판매자 책임 법제 부재 등에서 비롯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회사는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매출확대가 용이한 GA채널을 활용할 유인이 크다"라며 "보험산업은 정량적 측정과 계량화에 과도하게 의존한 성과주의, 의사결정자(CEO 등)의 짧은 임기 등으로 회사의 장기경쟁력을 확보하기보다 외형성장이나 단기수익 추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타 보험회사와의 서비스를 차별화하기보다는 단기간에 성과실현이 용이한 판매수수료 경쟁을 택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국내 보험모집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GA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GA 소속설계사 수가 보험회사 전속설계사 수를 추월한 2016년 이후 상위 4개사의 시장집중도(CR4)는 하락하고 있다.
여러 보험회사의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GA 소속설계사는 상품비교설명 의무가 있으나, 수수료 체계에 따라 소비자에게 고수수료 상품 위주로 계약 체결을 권유할 유인이 존재한다. 보험회사가 GA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전체(Volume bonus) 또는 특정상품 판매량에 연동되는 경우 판매자는 보험계약자보다는 본인의 이익을 우선시해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보다는 본인의 수입에 유리한 상품을 추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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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위원은 이에 같은 현상에 대해 "현행 모집수수료 체계는 GA에 대한 정성적 평가 비중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소법)에서는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GA)의 위법 행위 시 소비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보험회사)가 일차적으로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어, GA에 대해 책임을 직접 부과하는 방식보다는 판매자의 위법행위 억제력이 적을 수 있다.
금소법 제정 과정에서도 대형 GA에 대해 일률적으로 보험회사에 관리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견해가 제시된 바 있다.
이는 여러 보험회사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대형화된 GA은 보험회사와 지휘감독관계에 놓여있지 않고, 오히려 보험회사와 대등하거나 우월한 지위에 있어 보험회사가 이들을 통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건전한 모집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보험회사와 GA의 내부통제시스템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험회사는 상품판매과정에서 판매위탁자의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GA의 불건전 영업행위 관리가 가능하도록 내부통제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 GA의 경우 보험업법에 의거해 내부통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나, 위법행위가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어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그는 "GA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완전판매 원인이 판매자들의 수수료 편향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수료 체계 및 환수규정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회사는 대리점에 지급하는 모집수수료 산정 과정에서 판매량만을 과도하게 반영할 경우 고객의 의향에 부합하지 않는 상품판매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모집의 질적인 요소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판매자의 불완전판매유인 억제를 위해 기간 및 환수요건 등 수수료 환수규정 정비가 요구된다.
김동겸 연구위원은 "감독당국 차원에서도 불완전판매에 대한 판매자 책임 문제, GA에 대한 영업행위 규제 등의 검토가 요구된다"라고 주장했다.
판매자 책임 문제는 일부 GA의 경우는 보험회사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어,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 소지 및 범위에 관한 법적·실무적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빅테크 기업이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로 보험시장에 진출할 경우 이 같은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GA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배상책임능력 확보를 위해 영업보증금 제도 현실화도 주장했다.
상품비교설명 과정에서 모집인의 부적합한 상품 추천 및 왜곡된 설명으로 소비자의 상황과 의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상품선택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율할 필요도 제기된다.
김 연구위원은 "Digital Native 세대 등장,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 등의 환경을 감안할 때, GA 업체 스스로 현재의 공급자 중심 사업모형에서 지속적인 고객경험 제공이 가능한 사업모형으로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형 GA의 ‘매출액 대비 판매비·관리비’ 비중은 94.9%(홈쇼핑형 GA 제외)로, 대부분의 GA들은 보험상품 판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사후고객관리에는 한계를 보이지만 차별화된 서비스나 고객경험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경우 현행 GA 사업모형은 한계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해외 MGA들은 ‘보험상품 판매’ 업무에서 출발했으나,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이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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