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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 불법사금융 문제 다시 생각하자

기사입력 : 2021-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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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소액대부시장 인식 바꿔 육성해야
소비자 입장서 서민금융시장 구축 필요

▲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
▲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
코로나19의 여파로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부터의 대출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 계층을 상대로 불법사금융이 다시 성행하는 듯하다.

얼마 전에도 부산경찰청가 연율 4,000%라는 엄청난 고금리 대출과 불법 추심행위를 한 불법 사금융업자를 구속했다는 뉴스가 충격적인 뉴스도 있었다.

때마침 금년 3월 사단법인 서민금융연구원은 10,000명 이상의 대부업과 불법사금융 이용자를 분석한 2020년 설문조사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여기에서는 등록 대부업체를 이용하지 못한 불법 사금융 이용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불법 사금융 이용자 설문조사 응답의 특징적인 내용은 첫째, 이용 불법 사금융업자 수를 보면 ‘1명’의 응답 비율이 47.6%, ‘2명’이 29.6%, ‘3명’이 13.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6명이상’을 7명이라 가정했을 경우 평균 이용 불법 사금융업자 수는 1.98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50대가, 직업별로 자영업과 공무원, 대학(원)생 등이, 신용등급이 나쁠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복수의 불법 사금융업자와의 거래 비율이 높았다.

둘째, 대부업체 거절 이후 불법 사금융업자로부터 차입한 이자율의 69.9%가 당시 법정 최고금리 24%를 초과하였다.

응답자의 약 30%는 1년 기준 원금 이상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으며, 연 240% 이상의 금리를 지급하는 비율도 12.3%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 제외 수도권(경기+인천)의 경우 법정 최고금리 수준을 지키지 않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셋째, 불법 사금융 이용의 피해 인식 응답으로 ‘법정한도 초과의 과도한 이자’가 33.8%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하는 불법 채권추심행위’가 18.0%, ‘부당한 대출 중개수수료 요구’가 10.6%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불법 사금융 이용으로 ‘가족 간의 불신이 커졌다’가 52.3%로 가장 높고, ‘부부간 다툼이 잦아졌다’가 24.5%로 나타났다. 자살을 시도했거나 이혼을 한 사람의 비율이 전년보다 높아졌다.

넷째, 회사명(상호)을 보고 대부업체 또는 불법사채업자 구분에 대하여 ‘구분이 안 된다’가 55.9%로 ‘구분이 된다’ 보다 높게 나타났다. 직업별로 사회경험이 작은 주부와 아르바이트 등이, 신용등급별로는 신용 9~10등급이, 소득별로는 소득이 낮을수록 식별 인식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체의 ‘대부’ 문구 의무 사용에 대해 ‘모른다’가 60.5%로 ‘알고 있다’ 보다 높게 나타났다.

종합컨대 연령이 높고, 소득원이 불확실하고, 신용이 나쁘고, 소득이 낮은 취약계층일수록 불법 사금융 이용 비율이 높았다. 이용할 당시 불법 사금융이 알고 빌렸다고 응답한 비율도 매우 높아 이들이 어쩔 수 없이 이용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법정 최고금리를 초과하는 이자율, 불법 채권추심행위, 부당한 대출 중개수수료 요구 등은 여전히 문제이다.

특히 오는 7월 법정 최고금리 20%로의 인하를 앞두고 취약계층들이 등록 대부업 조차도 이용 못하면서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우려가 현실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8월까지 우수 대부업체를 선정, 해당 등록 대부업체가 은행권을 통해 자금조달할 수 있는 궁여지책을 내놓고 있지만 솔직히 그 효과는 불확실하다.

서민금융연구원의 불법 사금융 이용자 설문조사 분석을 통한 정책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단기 소액대부 시장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고 육성시킬 필요가 있다. 제도권 금융기관에 더 이상 접근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금리 수준 자체 보다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금융접근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대신 이들의 출구 전략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불법 사금융업자의 불법행위를 통한 창출되는 경제적 이익을 제한하는 등 법령 개정을 통하여 실질적인 제재가 필요하다. 근로소득이 실제 중요한 부채상환 재원인 것으로 밝혀진 것을 감안할 때 어려운 서민들을 위한 일시적 일자리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일자리 구축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절실하다.

둘째, 최고금리 인하에 대해서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경제여건에 맞지 않은 무리한 최고금리 인하로 불법 사금융 이용자 증대는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매우 커지게 할 수 있다. 최고금리 상한이 20%가 되는 하반기에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절벽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

불법 사금융 이용자들이 부담하는 이자비용은 경제적 비용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이 매우 컸음을 과거 일본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그동안 일방적으로 내리기만 한 최고금리도 경제상황에 맞추어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오히려 금리가 오르는 시점이다.

셋째, 수요자 입장에서의 서민금융시장을 구축하여야 한다. 한정된 자원으로도 효율적인 서민금융을 추구를 위한 방편으로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수요자가 스스로 불법 사금융과 등록대부업을 구분할 필요가 있는 바, 등록 대부업의 명칭 변경도 좋은 방안이다.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생활금융’, ‘편의금융’ 등 특정한 브랜드 명칭 사용에 대한 필요성이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서민들도 일반인처럼 시간적으로 다양한 자금수요가 있다.

따라서 수요자 입장에서 서민금융도 단기와 중장기로 구분하고 단기는 등록 대부금융이, 중장기는 정책금융이 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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