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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대로 될까? 사전청약 앞둔 3기 신도시 직접 가보니

기사입력 : 2021-06-28 00:00

(최종수정 2021-06-2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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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미래 교통’ 의존도…신안산선-대장홍대선 등 개통 절실
토지보상 지구별 온도차…“문제없을 듯” vs “LH한테 당했다”

▲ 3기 신도시 지도 / 사진=3기신도시 홈페이지. 사진=한국금융신문이미지 확대보기
▲ 3기 신도시 지도 / 사진=3기신도시 홈페이지. 사진=한국금융신문
문재인정부의 대규모 주택공급대책 가운데서도 가장 핵심이 될 ‘3기신도시’의 사전청약이 마침내 다음 달인 7월 막을 올린다. 7월 인천계양 1050가구를 시작으로 10월에는 남양주왕숙2, 11월에는 하남교산, 12월에는 남양주왕숙1·부천대장·고양창릉·안산장상 등이 사전청약 계획안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본 기획에서는 사전청약을 앞둔 3기신도시 지정 지구를 직접 찾아 현재 접근성과 인프라, 토지보상 및 사업진행 현황에서부터 미래 기대가치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3기신도시 진행 상황을 집중적으로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일환인 3기 신도시는 수도권 주택시장 및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계획된 공공주택지구를 가리킨다.

3기 신도시의 사전청약 자격은 무주택 세대 구성원·입주자저축 가입·지역 거주 등이며, 특별공급은 유형별로 신혼부부·생애최초 등 별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소득요건 충족 시점은 사전청약 입주자 모집공고 시점이며, 당첨자의 중복 사전청약은 불가능하다.

주변 아파트에 비해 공급금액이 저렴한 편이며, 전체 물량의 상당수가 특별공급으로 공급되므로 수도권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현재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지구는 남양주왕숙1(866만㎡, 5만4000호)·남양주왕숙2(239만㎡, 1만5000호)·하남교산(631만㎡, 3만4000호)·인천 계양(333만㎡, 1만7000호)·고양 창릉(813만㎡, 3만8000호)·부천 대장(343만㎡, 2만호)·광명 시흥(1271만㎡, 7만호)·과천 과천(155만㎡, 7천호)·안산 장상(221만㎡, 1만4000호) 등이다.

본지에서는 ‘대규모 택지’로 분류된 과천과천과 안산장상 등 2개 지구를 제외한 나머지 주요 신도시 택지지구들을 대중교통으로 방문해 현지 상황을 파악했다.

◇ 신안산선·GTX 등 ‘미래 교통’ 의존 높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개념 비판도

모든 3기 신도시들의 공통점은 ‘미래 교통가치’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현재도 서울 접근성이 나쁘지 않은 지역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대중교통 수단이 원활하지 않아 접근성이 아쉬운 지구도 많았다.

특히 거리가 먼 안산 장상의 경우, 2024년 말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신안산선’에 상당 부분을 의존해야 할 전망이다. 부천 대장 역시 대장홍대선과 대곡소사선 등 철도교통이 사업 성공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경기 북부와 남부로 나뉜 신도시들 역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에 명운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사전청약’이라는 개념 그 자체다. 지난해 수많은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급등한 것을 두고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충분한 공급 없이 대출규제와 세제 강화만으로 시장을 통제하려고 한 것이 역효과를 불렀다는 진단이다.

뒤늦게 정부는 시장에 공급 시그널을 주기 위해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청약이면 청약이지 사전 청약은 또 무슨 개념이냐’며 의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전청약 제도를 두고 ‘예고편의 예고편’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높은 경쟁을 뚫고 사전청약에 당첨이 되더라도, 실제 아파트 착공 시기를 고려하면 입주까지는 최소 3~4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청약이나 분양 시기를 앞당긴다고 해도 공사 속도에는 한계란 게 있다”며 “사전청약이라는 개념 자체도 일종의 민심 달래기용 퍼포먼스로 해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부동산학회 회장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3기 신도시 같은 경우 LH 사태로 인해서 개발 계획들이 지연됐고, 이로 인해 입주 시기가 2025년이지만 2028년까지 연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전청약은 토지 수용이 끝나고 LH 땅이 됐을 때 분양을 할 수 있는데, 사실상 지금 남의 땅에 분양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정상적으로 공급이 안 이뤄졌을 때 손해배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실질적으로 수요자들이 청약을 할지 상당히 의문이 든다”고 부연했다.

▲ 인천계양테크노밸리신도시(계양구 동양동) 일대. 사진=한국금융신문이미지 확대보기
▲ 인천계양테크노밸리신도시(계양구 동양동) 일대. 사진=한국금융신문
◇ 가장 빠른 7월 사전청약 나오는 인천계양, 공항철도 통한 접근 가능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빠른 사전청약에 돌입하는 인천계양지구는 7월 중순 사전청약을 받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3기 신도시 최초로 인천계양 신도시의 지구계획을 승인했다.

오는 7월에는 공공분양주택 2개 단지 1100호에 대한 사전청약이 시행될 예정이며, 사전청약 대상주택은 2023년 본 청약을 거쳐 2025년에 입주할 예정이다.

인천계양 공공주택지구는 인천광역시 계양구 귤현동, 동양동, 박촌동, 병방동, 상야동 일원을 포함한다.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을 포함하고 있으며, 공항철도 계양역이 버스로 3개 정거장 정도 떨어져있다.

한국금융신문이 찾은 인천계양지구 일대는 현재 대부분이 농지와 농로로 이뤄져 있었다. 곳곳에 토지보상과 관련해 주무부처 중 하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성토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있긴 했지만 설치된 시기가 오래 전인지 대부분 쓰러져있거나 방치된 것처럼 비춰졌다.

인천계양 일대 사업지의 경우 공항철도가 가까워 계양역에서 접근하기가 편했고, 인천지하철 1호선을 이용하거나 버스를 통해 박촌역 일대로 진입하는 것도 어려움이 없었다. 배차간격 역시 5~10분대로 그리 길지 않았다.

조합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인천계양 지역의 토지보상은 약 62%가량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금을 통한 보상이 50%, 대토보상 등 기타 방식이 12%를 차지했다. 나머지 38%에 대해서도 조합 측은 “막바지 협상이 이뤄지고 있고, 차질없이 토지보상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인천계양의 경우 사업지의 97% 가량이 농지로, 다른 3기 신도시(하남, 남양주) 등에 비해 얽혀있는 이해관계가 적어 안정적인 공급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남양주왕숙지구(남양주 진건읍) 일대. 사진=한국금융신문이미지 확대보기
▲ 남양주왕숙지구(남양주 진건읍) 일대. 사진=한국금융신문
◇ 10월·12월 청약 앞둔 남양주왕숙2·남양주왕숙1, LH 보상 두고 부정적 반응 여전

10월 사전청약을 예고한 남양주왕숙2 지구의 경우 다른 지구에 비해 정부 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서울 접근성의 경우 대중교통을 기준으로 경의중앙선 회기역에서 도농역까지 접근하는 방식으로 30분대에 연결할 수 있었고, 잠실역에서부터 광역버스를 타고 진입하는 루트도 마련돼있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서울 지하철 9호선이 왕숙까지 연결될 경우 접근성이 한층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왕숙지구가 들어서는 진건읍은 한산한 거리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트럭에서 나오는 3기 신도시 반대 방송이 거리를 가득 채웠다.

진건읍에서 장사를 하는 주민은 “3기 신도시로 왕숙지구가 선정된 날 다들 LH한테 당했다는 분위기였다”며 “원주민인 저도 건물을 허물고 비싼 땅값 때문에 먼 곳으로 갈 처지”라며 “아직 얼마를 보상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지구에서는 남양주시 시민단체인 다산신도시 총연합회가 LH 직원 땅 투기 논란으로 경기주택도시공사(GH)를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진건읍 인근 B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주민들은 LH가 제대로 된 보상을 하기보단 자신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가져갔다고 생각한다”며 “GH는 경기도에 한정된 공사를 한다. 오히려 전국구로 일하는 LH가 낫지 않나. 지구단위 계획은 행정력과 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피력했다.

▲ 하남교산지구(하남 교산동) 일대. 사진=한국금융신문이미지 확대보기
▲ 하남교산지구(하남 교산동) 일대. 사진=한국금융신문
◇ 11월 사전청약 예고한 하남교산, 실수요자 주목도 가장 커

11월 사전청약을 예고한 하남 교산 신도시는 3기 신도시 중 실수요자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청약일정 알리미 서비스’를 신청한 12만명을 데이터 분석한 결과, 신도시별 중 하남 교산이 20%로 제일 높았다. 이는 무엇보다 편리한 교통(24%) 기대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하남 교산 일대는 서울 지하철 5호선 하남시청역에서 100번 버스를 타면 20분 안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배차간격은 20분 정도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구간인 하남선 복선 전철은 지난 3월 개통됐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잠실까지 30분, 강남까지 50분이면 갈 수 있다. 하남 교산 지구는 잠실 기준 9km, 강남 코엑스 12km로 강남과도 가까운 편이다. 인근에 미사지구, 고덕강일, 강일1·2, 풍산, 위례, 감일지구 등도 위치해 있다.

업계에서는 하남 교산 신도시의 높은 토지 보상률로 올해 사전청약 물량이 당초 계획보다 더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토지 보상 절차를 마무리해야 택지 조성, 착공 등 사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하남 교산 원주민은 “지난 3월 LH 부동산 투기 사건이 터지고 난 후 LH는 눈치만 보고 일을 안 하고 있다”라며 “토지 보상률도 빨랐는데 지장물 조사에서 멈춰있다”라고 말했다.

▲ 부천대장지구(부천 대장동~오정동) 일대. 사진=한국금융신문이미지 확대보기
▲ 부천대장지구(부천 대장동~오정동) 일대. 사진=한국금융신문
◇ 12월 사전청약 예정 부천대장, 대곡소사·대장홍대선 등 철길 개통이 관건


부천대장 지구는 12월 사전청약을 예고한 상태다. 해당 지구는 오정동 일대의 넓은 평야를 포함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사업이 수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농지의 비중이 98%로 토지보상에 있어서도 유리하다는 것이 조합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지구로의 접근성이다. 현재로써는 대림역이나 마곡역, 어떤 방향에서 접근하더라도 직통 노선 없이 광역·지역버스 환승을 통해 지구로 접근해야 한다. 개발 단계에 있다 보니 마땅한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점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게다가 부천대장지구는 김포공항이 인접해있어 공항시설법에 따라 건축물 높이 제한에 걸린다. 따라서 넓은 대지에 비해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소음에 대한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으나, 공항소음포털에 따르면 부천대장지구의 소음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본지 현장 취재에서도 항공기 소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으며, 현지 공인중개사 및 주민들 역시 “소음이 없지는 않지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착공 단계에 있는 대곡소사선과 사업 제안 단계인 대장홍대선이 부천대장지구의 핵심 교통 대책이 될 전망이다.

부천 소사와 고양 대곡을 연결하는 ‘대곡소사선’의 경우 당초 6월말 완공, 연내 개통을 목표로 했으나 작업지연 등의 이유로 연내 개통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일부 구간만 부분개통하는 방식이 논의 중이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부천 대장과 서울 홍대입구를 연결하는 ‘대장홍대선’은 민간사업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최근 제안서를 제출했다. 다만 이제야 민자적격성 조사에 접어든 상태라 실제 착공이나 개통까지는 다소 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재 대장홍대선 준공은 2030년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 고양창릉지구(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일대. 사진=한국금융신문이미지 확대보기
▲ 고양창릉지구(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일대. 사진=한국금융신문
◇ 고양창릉, 은평구·마포구 인접 등 서울 접근성 우수…GTX-A 창릉역 신설 확정까지

대지면적으로만 보면 3기 신도시 가운데서도 손에 꼽는 규모인 고양창릉지구는 이미 서울 접근성 측면에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경의중앙선을 이용하면 서울역에서 30분대에 접근 가능하며, 인근을 지나는 버스노선도 풍부하다. 은평구와 마포구가 인접해있어 생활 인프라 이용도 편리하다는 평이 많다.

계획대로라면 12월 사전청약을 앞둔 고양창릉지구의 관건은 토지보상과 GTX다. 현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고양창릉지구는 외지인의 토지 소유 비율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에 인접해있는 지구 특성상 투자 등 다양한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한 이들이 이미 많아, 토지보상 문제에서 다소 시간을 잡아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GTX-A 노선 창릉역 신설이 확정되면서 창릉지구를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지배적이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3기 신도시가 발표되기 전에도 고양창릉 인근인 은평·마포의 집값은 우상향하는 등 해당 지역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며, “GTX-A 창릉역 신설로 고양창릉을 노리는 예비 청약자들이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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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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