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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코리아 인수’ 가상 시나리오 (3)] SK텔레콤,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이커머스 시장 강자 꿈꾼다

기사입력 : 2021-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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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협력 이어 적극적 대외 행보
종합 ICT 혁신 기업’ 전환 본격화

▲ 사진: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 사진: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2020년 거래액이 161조에 달하는 이커머스 시장. 5년 내에 시장 규모은 270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 미국 증시로 많은 관심이 집중됐던 이커머스 시장은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으로 또 한번 이슈가 되고 있다. 상황별 시나리오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인수 숏리스트 기업들을 하나씩 살펴본다. 〈 편집자주 〉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뛰어들었다.

자회사인 11번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여러 시도 중 하나로 예상된다. 인수 시 국내 최대 오픈마켓,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되지만 5조원에 달하는 인수금액이 변수가 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번가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6.2%다. 네이버(18.6%), 쿠팡(13.7%), 이베이코리아(12.4%)에 이은 4위다.

다만 3위 이베이코리아와의 점유율 격차는 두 배 수준이다.

매출과 이익 면에서는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 11번가는 지난해 전년보다 2% 증가한 5456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98억원의 영업 손실을 나타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전년보다 36% 증가한 매출 1조 3000억원, 영업이익은 동기간 38% 증가한 850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바로 윗 순위의 이베이코리아와 여러 실적 면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11번가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혁신적인 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SK텔레콤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 당시 “당연히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11번가는 SK텔레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08년 출범 후 오픈마켓 후발주자임에도 공격적 마케팅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는 듯 했지만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영난을 지속했다. 지난 2017년에는 영업손실이 1540억원 규모까지 증가하면서 매각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성을 확신하고 매각설을 부인했다. 박 대표는 지난 2017년 9월 사내 임원회의에서 “11번가 매각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미래 커머스플랫폼으로 진화하고 발전해가야 하는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11번가가 중심이 되고 주도권을 갖는 성장전략만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M&A 전문가로 유명하다. 박 대표는 현재의 SK텔레콤을 있게 한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 인수를 주도했다.

또한 하이닉스반도체,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ADT캡스, 티브로드를 인수를 성공적으로 지휘하며 인수합병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신중한 태도와 합리적인 투자로 성공적인 인수 결과를 냈던 박 대표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한 가운데 업계는 여러 추측을 내놓고 있다.

◇ 인수 후 긍정 시나리오


11번가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될 경우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된다.

또한 11번가를 비롯해 G마켓과 옥션까지 총 3개의 오픈마켓을 보유하게 되며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갖게 된다.

11번가는 오는 2023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달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IPO보다 더 중요한 게 합종연횡”이라고 말했다. IPO 진행 전 규모 성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내 증시에 상장하려면 규모 성장이나 흑자 전환이 필수이므로 인수를 통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 등극은 긍정적 영향이 될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이뤄진 아마존과의 협업 시너지가 더해지면 국내 유통업계 판도는 크게 변화할 수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마존과의 협업 및 교류는 11번가의 혁신에 큰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규모를 확장하고 아마존의 시스템을 한국화 시켜 잘 도입한다면 비교 불가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 인수 후 부정 시나리오

SK텔레콤은 이베이코리아 숏리스트 기업 중 유통 부문에서의 역량이 가장 적다.

11번가와 이베이코리아는 모두 오픈마켓 형태로 기존과 다른 큰 변화를 위해서는 오픈마켓 외의 이커머스 시장 구축을 위한 시도 및 투자도 필요하다.

타 숏리스트 기업들에 비해 유통산업에서의 경험과 인프라가 부족한 SK텔레콤은 인수 후에도 사업 변화를 위해 큰 비용의 투자가 필요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이 5조원에 달하는 인수 비용과 장기간 이어진 영업손실을 바탕으로 한 채 대규모 투자로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는 쿠팡과 네이버를 쉽게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인수 불발

SK텔레콤은 이커머스와 보안, 미디어, 모빌리티, MNO(이동통신) 등 종합 ICT 혁신 기업으로 변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우버 등 글로벌 사업자들과 잇따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협력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유통 공룡 기업인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11번가를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방식이다. 이상호 SK텔레콤 커머스사업부장 겸 11번가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올해 하반기 론칭하는 아마존 직구 서비스에서는 언어·결제·배송·고객만족(CS) 등 네 가지 영역에서 아마존 상품을 가장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아마존 서비스 론칭 외에도 SKT 구독형 서비스 연계를 통한 고객 유입 강화, 배송경쟁력 강화, 성장영역 선점 등의 올해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아마존 협업에 더해 그간 11번가의 취약점이라고 여겨졌던 배송 등의 요소를 보완하는 목표를 잡은 것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SK텔레콤이 완주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마존과의 협업이 기존 타 업체 협업과는 다른 큰 성장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아마존과의 협업이 잘 진행된다면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불발된다해도 새로운 돌파구가 잘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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