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3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0원 오른 1,125.9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종가 기준 1,125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5일(1,127.70원) 이후 6거래일만이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대기와 대규모 국채 입찰을 대기 속 달러가 아시아시장에서 강세 흐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여기에 달러/위안 환율까지 상하이지수 하락과 중국 3월 수출 부진 등에 영향으로 오름세를 타면서 달러/원 상승을 자극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 상승과 외국인 주식 순매수 확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 둔화로 달러/원의 상승 압력 또한 제한됐다.
역내외 참가자들도 달러 강세에 기대 롱플레이에 나섰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수 기세에 눌려 적극적인 롱플레이는 주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4천45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26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 美 백악관 반도체 서밋 우려 완화
이날 미 백악관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로 반도체 공급난 해소를 위한 회의가 글로벌 반도체, 자동차 기업 대표들과 진행됐다.
시장참가자들은 이 자리에서 중국 반도체 공급 차단 등 극단적인 대중국 제재 등에 관한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면서 경계를 지속했다.
하지만 이날 반도체 서밋에서는 미국 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과 자국 내 반도체 공장 신설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리스크온 분위기가 강화되며 상승 흐름을 연출했고, 외국인 주식 매수세도 활발해 유입됐다.
이에 달러/원 환율도 달러 강세와 달러/위안 환율 상승에도 상승이 제한되는 모습을 반복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반도체 서밋과 관련한 우려가 완화되고, 외국인 주식 순매수 확대로 배당 이슈가 잠잠해졌지만,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하면서 시장참가자들의 롱마인드는 장중 내내 비교적 잘 유지되는 편이었다"면서 "다만 미 CPI 발표를 앞둔 탓에 시장참가자들의 포지션 플레이는 다소 위축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 14일 전망…美 CPI와 국채 금리 주목
오는 14일 달러/원 환율은 밤사이 미 CPI 발표와 이에 따른 미 국채 금리 반응 여부에 따라 방향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CPI 지표가 경제 낙관론을 지지할 경우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를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달러/원의 상승 압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 주식시장 역시 이제 금리 지표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고 있어, 경제 낙관론이 주식시장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다.
만일 주식시장이 의미 있는 상승 흐름을 보인다면 시장에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달러/원의 방향성을 쉽게 예단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환율은 CPI 발표가 미칠 뉴욕 금융시장 가격 변수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만, 내일까지 달러/원이 상승한다면 5거래일째 연속이기 때문에 고점 매도 성격의 달러 매물도 몰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주식 순매수의 연속성 여부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 배당 이슈 등 국내 재료들도 달러/원 환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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