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호 회장은 1930년 울산에서 태어나 1958년 대학 졸업 후 故신격호 회장을 도와 제과 사업을 시작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닫기신격호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다. 이후 1963년부터 독자적인 사업을 모색했고 1965년 농심(구 롯데공업)을 창업하며 신라면과 짜파게티, 새우깡 등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제품을 개발했다.
신춘호 회장은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해 기술력을 갖추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신춘호 회장은 회사 설립부터 연구개발 부서를 따로 두었다. 일본의 기술을 도입하면 제품 개발이 수월했겠지만, 농심만의 특징을 담아낼 수도 없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 신춘호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다.
신춘호 회장의 대표작은 역시 신라면이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출시 당시에는 파격적인 이름이었다. 당시 제품들은 대부분 회사명이 중심으로 되어있었고, 한자를 상품명으로 쓴 전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춘호 회장이 발음이 편하고 소비자가 쉽게 주목할 수 있으면서 제품 속성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네이밍이 중요하다며 임원들을 설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신회장은 고급의 이미지도 필요하다고 봤다. 한국을 대표하는 제품인데, 나라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라면은 미국시장에서 일본라면보다 대부분 3~4배 비싸다. 월마트 등 미국 주요유통채널에서는 물론이고, 주요 정부시설에 라면최초로 입점되어 판매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신춘호회장은, 2018년 중국의 인민일보가 신라면을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 명품’으로 선정했을 때 그리고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가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 1위에 선정했을 때, 누구보다 환하게 웃었다고 전해진다.
신 회장은 1992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다가 농심이 그룹 체제로 전환하면서 농심그룹의 회장직을 맡아왔다. 최근 지병이 악화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노환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지난 25일 열린 농심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은 같은 날 “(신춘호 회장) 몸이 안 좋으시고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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