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참여한 주요 온·오프라인 기업 셈법은?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이베이코리아의 예비 입찰이 마감된 가운데 인수 의향을 보인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유통 대기업인 롯데·신세계,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이어 11번가를 운영하는 SK텔레콤까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이날 예비입찰을 실시했다. 예비입찰에는 카카오, MBK파트너스, 롯데, 신세계, SK텔레콤 등이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G마켓, 옥션, G9 등 대표적인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결제액 기준으로 네이버, 쿠팡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 업계 3위다. 몸값으로는 5조원이 거론된다. 어느 기업이 인수하든 단숨에 네이버, 쿠팡의 경쟁자가 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새벽배송', '당일배송'로 대표되는 '배송 경쟁력'이 핵심이기 때문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물류와 IT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예비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각자의 셈법을 갖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롯데온'과 'SSG닷컴'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갖추고 있지만 네이버, 쿠팡 등에 밀려 시장 영향력은 미미하다. 이들은 업계에 뛰어든지 1~2년 밖에 되지 않은 후발주자인 만큼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이커머스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이들 그룹의 투자 여력은 많지 않다. 롯데그룹은 최근 주력 계열사들이 실적 악화를 겪고 있어 강도 높은 쇄신 작업에 나서고 있으며, 신세계그룹은 야구단 인수, 화성 테마파크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자회사로 둔 11번가의 점유율을 단기간에 대폭 확장할 수 있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는 대격변기를 맞고 있다. 네이버는 후발 주자들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CJ, 신세계와 손을 잡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마치고 단숨에 시가총액 100조원을 기록했다. 쿠팡의 성장성과 미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몸집은 작지만 마켓컬리와 티몬 등도 상장을 추진하며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때문에 이커머스 업계는 이베이코리아의 최종 인수자에 대한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대기업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보면 흥행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적자 경쟁 중인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할 사업자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