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잇달아 개선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사업 연매출은 72.86조원, 영업이익은 18.81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2%, 18.2%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25.81%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비대면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에서 강세를 이어가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PC와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대면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메모리 사업의 경우, 모바일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데이터센터 구매 수요 증가 등으로 수요는 지속 개선될 전망이다.
대만 TSMC와 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경우 수요 강세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1분기는 전 공정의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공급 부족 문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탄력적으로 라인을 운영하고, 첨단 공정인 3나노 1·2세대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대규모 투자를 추진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고된 만큼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 내에서 낮아진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진행된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년 내 의미 있는 인수합병(M&A)을 진행하겠다”며 “D램 등 메모리 사업은 시장 수요와 연동되는 수준의 투자를 지속하고, 시설투자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오스틴 공장에 19조원 투자를 전제로 미국 지방정부에 향후 20년간 세제혜택을 요청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전년보다 두 배 이상의 영업익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이뤘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매출은 31조9004억원, 영업익 5조1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4% 급증했다. 순이익은 4조7589억원, 영업이익률은 16%다.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이끈 것은 메모리반도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이들이 늘면서 가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메모리 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D램 10나노급 3세대(1Z나노)와 낸드 128단 등 주력 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과 낸드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키우고, 동시에 ESG 경영에 주력하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업계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동시에 전략 제품 매출 비중을 확대하면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방침이다.
D램은 고성능 컴퓨팅, 인공지능(AI) 시스템 시장의 성장에 따라 HBM2E 등 고부가 제품 출하 비중을 늘려간다. 낸드플래시는 128단 서버향 SSD 고객 인증을 추진하는 등 제품 다각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1일 준공한 ‘M16’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공정 기술의 리더십 확보에 나선다. ‘M16’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시설 중 하나다.
또 회사 최초로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가 도입돼 미세공정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부터 EUV 장비를 활용한 4세대 10나노급 D램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석희닫기이석희기사 모아보기 대표는 “M16은 EUV 전용 공간, 첨단 공해 저감 시설 등 최첨단 인프라가 집결된 복합 제조시설”이라면서 “향후 경제적 가치 창출은 물론, ESG 경영에도 기여하는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생산기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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