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올해 1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대규모 증자를 바탕으로 한 자본금을 활용해 본격 진출을 앞두고 있는 리츠와 차입형 토지신탁, 신상품 개발에 박차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한투부동산신탁 관계자는 “2000억원 증자 이야기는 잘 못 나간 부분인 것 같다”며 “아직 증자액이 완벽히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2000억원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투부동산신탁의 대규모 증자는 올해부터 시작하는 리츠사업과 차입형 토지신탁 성장을 위한 발판이다. 한투부동산신탁은 작년 11월 25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AMC(자산관리회사) 예비인가를 받았다.
한투부동산신탁의 리츠 사업은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과의 사업 연계 가능성이 커 업계의 관심이 크다. 내부 관계자도 한투부동산신탁 리츠만의 차별화 요소로 그룹 시너지를 내세웠다.
그러나 아직 지주와의 실질적 협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한투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아직 리츠 본인가를 받지 않아 구체적으로 진행된 내용은 없다”며 “본인가 이후 연계 사업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오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투부동산신탁에 따르면 이 대표는 수익률이 떨어지는 임대주택 분야 리츠에는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대신 상업용 부동산 리츠에 집중하며, 효율적인 수익 창출과 상업용 부동산을 활용한 가치 창출이라는 리츠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투부동산신탁은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업 본인가 2년 후부터 영위 가능하다는 조건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 경쟁이 과열되고 지방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어려움이 큰 분야다.
한투부동산신탁은 2019년 3월 신규인가 추진 당시 사업 계획 중 하나로 ‘소규모 차입형토지신탁’을 꼽았다. 소규모 주택 차입형 토지신탁은 소수 집주인 소유의 노후주택을 재정비해 새로운 주택을 건설하는 차입형 토지신탁을 말한다.
과밀화된 시장에서의 돌파구로 소규모 주택을 선택한 것이다.
한투부동산신탁은 레드오션이 된 차입형 토지신탁을 넘어 경쟁이 과열된 신탁업계의 돌파구로 신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출범 초기부터 혁신전략팀이 신상품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개발을 위해 다방면의 전문가와 접촉하고 있다.
한투부동산신탁은 지난 2019년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 발표 후 “기존 부동산 신탁에 핀테크·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해 2030세대까지 아우르는 자산증식 수단으로 사업범위 확장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투부동산신탁은 자사 지분 0.5%를 가진 핀테크 기업 피노텍과 신상품 개발을 논의 중이다.
부동산 업무 처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등기부등본과 같은 서류업무 전산화를 위해 연구하고 있다. 내부 관계자는 “등기접수 전산화 과정에 어려움이 있어 진행은 더디지만 계속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투부동산신탁은 이밖에도 프롭테크나 IT기업과 협업해 신탁사의 기술혁신 부족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투부동산신탁은 대규모 증자와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신상품 개발의 최종 목표로 대형 신탁사로의 도약을 말했다.
대규모 증자 리스크 우려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내부 관계자는 “대형 신탁사 반열에 들어가려면 기본적으로 그 정도 자본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조달 능력도 회사의 신용도라고 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투부동산신탁은 사업 성장과 함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며 혹시 모를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신생 3사 중 전산개발·내부통제시스템 구축에 가장 많은 비용을 들였으며 시스템 개편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회사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사업은 자제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투부동산신탁 관계자는 “비개발 위주 상품들에 대해 공격적 수주는 지양하고 있다”며 “추후 회사의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사업은 줄이고 내실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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