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부동산에 몰려있던 투자수요가 주식에 이어 비트코인에까지 번지면서, 수요 분산으로 인한 집값 안정 효과 여부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투자수요가 분산되면 집값 거품 해소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반면, 투자적 수요의 감소가 실수요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아 집값 하락에 줄 영향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부동산→주식→비트코인…점차 확대되는 투자처, 역대급 유동자금 흡수
집값이 오른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이뤄지는 등 규제가 심해지자 이번에는 주식 시장이 달아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코스피는 장중 사상 3000 고지를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다.
주식에 이어, 한때 거품이 꺼지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으로 여겨졌던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광풍도 매섭다.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국내 거래가 400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달보다 2배, 일주일 새 30% 가까이 상승하는 등 유례없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광의통화량(M2 평잔)은 3150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10월 증가액 34조7000억 원은 5월 35조4000억 원 증가에 이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6년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해에만 벌써 두 차례의 ‘역대급’ 유동자금이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식시장에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확산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포모 증후군'은 일종의 고립공포감으로 '상승장에서 나만 소외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너도나도 주식투자에 뛰어드는 상황을 말한다.
◇ 투자수요 분산만으로는 집값 안정 어려워…설 명절 전 정부 공급대책에 쏠리는 눈
당초 부동산에만 쏠려있던 유동자금이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으로 분산되고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집값상승을 억제하는 것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약간의 분산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실거주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한 집값 안정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결국 집값 안정의 가장 빠른 길은 충분한 양질의 주거지 공급”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오히려 새해에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폭은 꺾이지 않았다. 지방의 집값 상승폭이 약간 줄어들며 전국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똘똘한 한 채’ 열풍 속 아파트 수요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특히 국토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3기신도시 교통대책 등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경기와 인천 등지에서 저평가받던 지역들의 집값마저 들썩이는 양상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1년 1월 1주(1.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상승폭 축소됐지만 수도권의 상승폭은 올랐다. 수도권(0.23%→0.26%)은 상승폭 확대, 서울(0.06%→0.06%)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변창흠닫기변창흠기사 모아보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5일 민관합동 간담회를 통해 설 명절 전 공급대책 위주의 25번째 부동산대책 발표를 예고했다.
이 날 변창흠 장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입지에 충분한 물량의 품질 높고 부담 가능한 주택(Affordable Housing)을 신속히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설 명절 전 발표될 주택 공급대책의 기본방향으로 ▲민관협력을 통한 Fast-Track으로 주택을 신속히 공급 ▲역세권 등 도심 내 가용용지와 공공택지를 통해 충분한 물량 공급 ▲생활인프라, 혁신공간, 일자리와 연계된 품질 높은 주택공급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주택 집중 공급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개발이익 적정 배분 및 선제적 투기수요 차단 등 5가지 방향성을 설정했다.
변창흠 장관은 “일각에서 공공주도 일변도, 임대주택이나 공공자가주택 위주 공급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하며,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제도 개선 및 인허가 절차 지원, 공공기관은 컨설팅, 부지확보, 선투자를 통한 리스크 분담, 민간은 창의적 설계, 시공능력을 제공하는 민관협력을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도심 내 분양주택을 공급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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