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8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5원 오른 1,084.05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만에 하락세다.
여기에 미 행정부의 홍콩 탄압 중국 관리에 대한 제재안 발표 등으로 미중 갈등 요인이 부각되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 확대와 코스피지수 하락 등이 겹치며 달러/원 상승 압력은 장중 내내 고조됐다.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시장 예상보다 낮게 고시한 데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이 하락 반전하면서 달러/원은 1,083원선까지 상승폭을 줄이기도 했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환시 수급 자체가 수요 우위로 쏠린 데다, 코스피지수도 1% 넘게 하락하며 2,700선 하향 이탈 가능성이 무르익자 역내외 참가자들이 숏물량을 서둘러 거둬들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5194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04% 오른 90.82를 나타냈다.
■ 달러/원 단기 급락에 저가성 매수세도 활발
이날 서울환시 주변은 달러/원의 상승을 자극하는 여러 악재가 넘쳐났다.
특히 미국 내 백신 접종 지연 소식은 미 주가지수선물 하락까지 끌어내며 자산시장 전반에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악재 노출에도 달러/원 환율이 그간 꾸준히 하락했던 상황인 만큼 이날 달러/원 하락은 가격 메리트에 좀 더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술적 반등 정도로 봐도 무방하다는 얘기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여전히 백신 접종에 따른 기대감과 미 부양책 재료가 대기하고 있어서 달러가 추세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오늘 달러/원 상승은 외국인 주식 순매도 확대에 따른 달러 수급적 요인이면서 동시에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성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 9일 전망…영국 백신 접종과 부양책 재료
오는 9일 달러/원 환율은 백신 접종 이슈와 미 부양책 합의 진전 여부에 따라 방향성을 달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아시아 금융시장은 백신 낙관론 후퇴와 달러 강세 등에 영향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했지만, 유럽과 미국 시장은 백신 접종 이슈가 미 부양책 대기에 따라 위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도 크다. 이는 달러/원 하락에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된다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달러/원의 일방적 하락을 예상하기도 여의치 않다.
국내 코로나19 진정되지 않고 확산세를 이어간다거나,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가 단발에 그치고 연속성을 보인다면 시장에 숏심리가 훼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지구촌 모든 국가에서 기다렸던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영국에서 진행된 뒤 글로벌 자산시장이 이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달러/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아울러 브렉시트 합의 불발 이후 급락했던 파운드화 역시 제자리를 찾고 있어 달러 강세에 따른 달러/원의 상승 압력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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