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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CEO 열전 ④]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 외형 성장·수익성 두 마리 토끼 잡아

기사입력 : 2020-10-12 00:00

(최종수정 2020-10-1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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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실적·성장 바탕 11년째 대표 이어와
부동산 PF 중심 구조화 금융 업무 두각

▲사진: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사진: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아직 글로벌 IB에 비해 자본력이나 네트워크 등에서 열세이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공격적인 자본확충과 신사업 확장으로 경쟁력 높이기에 한창이다. 이에 한국금융신문은 국내 주요 증권사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취임 후 성과와 리더십, 비전 등을 되짚어보고 국내 증권업계의 과제와 미래 비전을 진단하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최희문닫기최희문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이 이끄는 메리츠증권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 및 발행어음업 인가 신청을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

메리츠증권이 특별한 변수 없이 내년 초대형 IB를 신청, 승인받게 되면 기존의 5곳의 초대형 IB(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8년 1분기부터 매 분기 1000억원대 순이익을 내고 있는 메리츠증권은 올해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와 감독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 구조화 금융의 달인…증권업계 최장수 CEO 반열

올해 11년 차 대표직을 맡고 있는 최희문 부회장은 업계에서 ‘구조화 금융의 달인’으로 불린다.

메리츠증권의 수익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회사를 완전히 새로운 사업 구조로 재편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은 특히 그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부동산금융 부문을 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만드는 데 힘써왔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국내 주택·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졌을 때 부동산 PF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와 함께 지난 2010년에 종금업 라이선스를 취득해 올해 4월에 인가가 만료된바 있다

그동안 메리츠증권은 종금 라이선스를 활용,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통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을 상대로 신용공여 사업을 펼치는 등 업계 내 경쟁 우위를 선점했다.

뛰어난 실적과 함께 최 부회장은 대표적인 증권업계 장수 CEO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0년 2월부터 10년간 메리츠증권을 이끌어온 최 부회장은 취임 당시 중소형 증권사에 머무르던 회사를 현재 자기자본 기준 증권업계 6위권으로 키워냈다.

거의 매년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오면서 지난해에는 세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2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3년이다.

최 부회장은 최근 부동산 PF 사업뿐만 아니라 해외부동산, 선박, 항공기, 에너지,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대체투자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메리츠증권의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총 6억8590만달러(약 8518억원) 규모의 항공기 투자와 관련해 잔금을 지급하고 거래를 마무리하며 미국 항공기 리스업체인 ACG가 보유한 항공기 24대를 매입했다.

이 밖에도 작년 2월에는 미국 동부 4개 주에 위치한 7개 오피스빌딩을 담보로 하는 메자닌에 1억4720만달러(약 1828억원)를 투자하는 등 해외 부동산과 항공기 금융 등 대체투자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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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사업 다각화 작업 총력

최희문 부회장의 가장 큰 경영 공과로는 회사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 창출력이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8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증권업계의 특성상 메리츠증권처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순이익을 내는 곳은 매우 드물다.

호실적 행진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1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무려 5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18억원으로 전년보다 32.9% 증가했다. 2분기에는 트레이딩 부문이 전략적 포지션 대응과 차익거래 등으로 우수한 영업수익을 거뒀고, IB·홀세일·리테일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달성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적이 개선됨과 동시에 재무 건전성도 대폭 개선됐다. 연결기준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3%를 기록해 올해 1분기 10.2%포인트 대비 2.1%포인트 상승하며 두 자릿수 ROE를 유지했다.

자본총계(자기자본)는 4조4022억원으로 작년 말 4조193억원 대비 3829억원 늘었다. 6월 말 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1389%로 전 분기 말 대비 485%포인트 높아졌다.

신용평가사에서 자본 적정성 판단 기준으로 측정하는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구NCR)도 6월 말 기준 188%로 전 분기 대비 37%포인트 올랐다.

이와 함께 레버리지비율은 731%로 전분기 말 757%에 비해 26%포인트 개선됐다. 채무보증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8조5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6조2000억원으로 6개월 만에 2조3000억원을 감축했다.

상반기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및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올 3분기에도 1194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증시 상승 둔화와 시장금리 반등으로 2분기의 이익을 뛰어넘기는 어렵지만, 거래대금 추가 증가로 전년보다는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자기자본 4조원 ‘성큼’…6번째 초대형 IB 합류 임박

메리츠증권은 4조원대로 늘린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초대형 IB 진출에도 도전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재무제표상 자기자본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미 4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4조4022억원으로 작년 12월 말 대비 3829억원 증가했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가 금융감독원에 인가를 신청하고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다만 아직 금융위가 지정한 초대형 IB의 요건에는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투자업 규정상 별도 기준 자기자본에는 신종자기자본이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초대형 IB 진입을 위한 자기자본 요건은 직전 해 사업연도 말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올해 중 추가된 이익잉여금은 반영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이 지난해 말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2500억원과 올해 이익잉여금을 제외하면 메리츠증권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여전히 3조9189억원이다.

만약 메리츠증권이 초대형 IB로 지정받게 되면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에도 진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초대형 IB들의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내년 별도의 유상증자를 실시하지 않더라도 사업연도 재무제표가 확정되는 내년 초 초대형 IB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아직 초대형 IB 진출이나 발행어음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은 상태”라며 “올해 이익잉여금을 쌓아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겨 자연스럽게 초대형 IB로 진출하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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