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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달간 대장정 앞둔 미국 대선 레이스

기사입력 : 2020-09-28 15:09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오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1차 토론회가 열린다. 국내 금융시장은 추석 연휴 이후 미국 정치 이슈의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대략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미중 관계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감안한다면 1달 남짓 남은 미국 대선까지 이어질 두 후보의 발언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패배시 불복 가능성까지 거론해 적지 않은 사람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 트럼프의 신속한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자 지명...선거 패배 대비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사망한 뒤 후임 연방대법관 인사를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립이 격화됐다.

민주당 성향(진보)의 긴즈버그 대법관이 사망한 뒤 트럼프는 서둘러 후임자를 지명했다. 이번 선거가 순탄치 못할 것이란 점을 알려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미국 대법관은 공화당(보수) 성향 5명, 민주당(진보) 성향 4명으로 구성돼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인사를 추가로 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망으로 인해 공석인 대법관 자리에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를 지명했다. 배럿이 인준을 받으면 보수와 진보의 구도는 6:3으로 바뀐다.

배럿 판사는 낙태에 반대하고 트럼프의 반(反) 이민정책에 우호적인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럿 판사에 대한 인준을 서두르고 있다.

과반 의석을 갖고 있는 공화당은 대선 전에 배럿에 대한 인준을 마치려고 시도하게 된다. 민주당으로선 '총력 저지'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 지명을 서두른 것은 대선과 맞물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려는 공화당의 포석"이라며 "이번 미국 대선에선 코로나19로 인해 우편투표가 확대되면서 결과에 불복하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00년 대선의 플로리다 재검표 사태처럼 대법원이 승자를 경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 웬만하면 현역이 이겼던 美대선...경기악화 상황에선 예상 조심스러워

일반적으로 미국 대선에선 재선을 노리는 현직 대통령이 크게 유리했다. 1980년대 이후 상황을 살펴보면, 로널드 레이건(81~88년)의 재선 이후 조지 부시(89~92)가 유일하게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이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경기 둔화와 실업률 급등으로 클린턴에게 밀렸다. 이후 빌 클린턴(93~00), 조시 부시 2세(01~08), 버락 오바마(09~16)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즉 1981년 이후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유일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 실패 때처럼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실업률이 뛰고 경기가 좋지 않아 현역 대통령이 28년만에 재선에 실패할 것이란 예상도 많다.

미국에선 경합지역에서도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시각이 강하다. 트럼프는 지지기반인 러스트벨트, 팜벨트 지역 등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 바이든의 표를 뺏어와야 하는 상태다.

본격 TV 토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현 시점에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다소 여유있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설문 조사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53: 43으로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조사에선 49: 41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후보는 여성과 유색 인종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남성과 백인이 주된 지지세력이다. 현직 대통령이 현재 여론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의 10월'은 상당히 소란스러울 수 있다.

10월의 격전의 한 달이 될 수 있으며, 금융시장도 이 이슈에서 눈에 떼기 어렵다. 9월 29일 첫 TV 토론을 시작으로 22일 3차 토론까지 쉼 없는 대선 레이스가 펼쳐진다.

■ 금융시장의 이해관계 계산과 승부사 트럼프의 1달

트럼프 대통령은 4년전 대부분의 예상을 뒤엎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미국 매체들은 힐러리 클린턴의 여유있는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트럼프는 이번에도 막판 뒤집기를 노릴 수 있다. 특히 '실패'시 대선 불복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주변을 긴장시키기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트럼프와 바이든 중 누가 유리할지 여부, 또 당선 확률 등을 놓고 주판알을 굴리고 있다.

현재 바이든이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1달 남짓한 기간 동안 어떤 변수가 생길 지 모르는 상황이다. 또 누가 유리한지를 놓고도 쟤보고 있다.

A 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2016년 트럼프 당선 후 미중 분쟁으로 시끄러웠지만, 트럼프에겐 저금리와 주가 부양이란 이미지도 남아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주식시장은 트럼프를 더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B 운용사 매니저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중 싸움이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의 긴장감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의 경기부양이나 시장 친화적 이미지, 중국과 최악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트럼프 쪽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전반적으로 재정정책의 강도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 연준의 유동성 공급도 한계를 드러낸 만큼 재정부양의 강도가 관건이라는 견해도 강하다. 이런 측면에서 반드시 트럼프와 공화당이 낫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민주당이 나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C 증권사 관계자는 "반드시 트럼프가 당선되는 게 주식시장에 유리지 않다"면서 "또 현재 분위기라면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민주당이 상하원 양원을 모두 장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승리 시 경기 부양 확대와 기대 인플레 상승 속에 주식시장도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채권시장에서도 재정부양의 강도, 경기 회복세 흐름 등이 중요하다는 평가들이 엿보인다.

D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비슷할 것으로 본다. 재정정책을 덜 한다는 전제가 충족된다면 바이든 쪽이 채권시장에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지금은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파악한 상황인데다, 나올 수 있는 재정정책들도 길이 잡혀 있어서 2016년과 같은 큰 혼란은 없을 것이란 관점들도 보인다. 누가 되느냐는 것보다 정책 효과가 중요할 것이란 견해도 보인다.

E 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누가되든 금리는 오를 수 있다고 본다"면서 "두 후보 모두 인프라 투자는 한다고 하니, 연준의 AIT와 맞물려서 기대 인플레이션은 중장기적으로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길게 봐선 금리 상승을 예상한다. 그리고 이 2가지의 정책 효과가 먹히고 코로나도 백신으로 진정이 되면 소비가 일어나면서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에 점차 힘이 실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미국 차기 대통령이 누구냐에 관련없이 내년 채권의 탑픽은 물가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2016년 사례에서 봤듯이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를 크게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들도 보인다.

바이든이 우세하게 나오지만, 샤이 트럼프 진영의 힘이 만만치 않아 단순 수치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2016년 여론조사에서 40% 초중반 수준으로도 승리를 거머쥐었으며, 지금이 그 때보다 크게 못한 것도 아니다.

물론 트럼프가 대선 '패배시 불복'을 선언하고 대선 레이스에 임한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따라서 미국 상황이 11월 3일 선거 이후에도 불확실성에 자로잡힐 수도 있다.

■ 재선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트럼프...재정부양책 통과 가능성은

현재 미국 의회는 5차 재정 부양책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1.5조 달러 규모로 절충안이 마련됐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경기 부양책 규모의 하한선은 2.2조 달러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 의회가 5차 재정부양책 규모와 세부 내용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주식시장의 심리가 악화되고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된 측면이 크다.

이달 뉴욕 주가가 맥을 못 춘 이유는 연준의 유동성 공급 카드가 적극적으로 나오기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동시에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AIT) 도입에도 의외로(?) 장기금리가 오르지 않는 이유 역시 재정정책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란 분석도 많았다.

이런 가운데 재정정책을 통한 부양규모를 놓고 민주당, 공화당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움이 된다면 통큰 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진단도 보인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악화된 경기 회복을 가시화시키기 위해서는 트럼프가 재정부양책 통과 카드를 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대선을 앞두고 주식시장이 조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가 재정정책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되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지지율 회복을 위해 재정부양책 시행으로 전화위복하려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선까지의 결승선이 멀지 않았기 때문에 트럼프는 대외 정책 등도 선거에 유리하게 이용하려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안 연구원은 "트럼프는 화웨이, 틱톡 등을 건드리면서 계속해서 미중 갈등을 부각시키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대외적인 적을 만들어 내부 세력을 결집하려는 목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이런 모습은 국제 정치의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시켰다.

안 연구원은 그러나 "중국에 대한 관세 등을 건드리지는 않아 경기 자체를 위축시키지는 않을 듯하다"면서 "러스트벨트 및 팜벨트 지지율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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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키움증권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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