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 KB증권 사장이 KB증권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공력을 쏟고 있다.
1963년생인 박 사장은 서울 영동여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체이스맨해튼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하면서 금융권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조흥은행 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삼성화재 자산리스크관리부 부장 등을 거쳤다.
박 사장이 KB금융그룹에 몸담은 건 2004년부터다.
박 사장은 선임 전부터 유력한 차기 KB증권 대표이사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은행 출신인 박 사장이 KB증권으로 보폭을 넓힌 건 2017년부터지만 그룹 WM 부문 시너지 영업을 진두지휘하면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국내 증권사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오르면서 취임 초기 큰 주목을 받았다.
박 사장은 지난해 초부터 KB증권의 WM·세일즈앤트레이딩(S&T)·경영관리부문을 맡아 총괄하고 있다.
박 사장 취임 이후 달라진 KB증권의 분위기는 실적에서 드러난다.
지난해 KB증권은 핵심 사업의 시장지배력 강화, 신규 사업의 전략적 육성, 디지털 혁신을 중점적으로 추진한 결과 연간 당기순이익 2901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2%가 넘는 성장세를 달성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2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0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51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62.67% 늘었다.
박 사장이 담당하는 사업 부문별로 보면 WM 부문에서 개인 거래대금 증가, 프라임 클럽 서비스 도입, 타 플랫폼 제휴 등으로 신규고객 유입이 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했다. S&T 부문은 금리하락 및 변동성 국면에 대한 적극적 시장 대응으로 채권 운용 수익이 증가했다.
주요국 지수 상승과 신용 스프레드 개선으로 1분기 손실을 만회했다.
박 사장의 강점이 있는 WM 부문은 영업 경쟁력을 강화해 가파른 고객자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KB증권의 이달 22일 기준 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31조1000억원이다. 이는 KB증권 통합 출범 당시인 2017년 초 12조8000억원 대비 143% 급증한 수준이다.
박 사장은 특히 고객자산 포트폴리오를 글로벌 투자자산으로 넓혀가야 한다는 방침 아래 관련 영업체계·지원시스템·리서치 등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1월 해외주식 거래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글로벌 원마켓’ 서비스를 출시해 해외주식 저변 확대에 일조했다.
글로벌 원마켓은 한국·미국·중국·홍콩·일본·베트남 등 글로벌 6대 시장 해외주식 투자 시 환전 없이 원화로 국내주식을 매매하듯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미국, 중국, 홍콩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주식 알고리즘 매매 서비스’도 오픈했다. 이 서비스는 고도의 금융 수학 전략을 기반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알고리즘이 시세와 거래량 등 특정 조건이 일치하면 자동으로 매매해 수익을 창출한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다양한 해외주식 주문종류를 사용할 수 있다.
글로벌 5대 시장(미국·중국·홍콩·일본·베트남)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주식 서버자동주문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미리 매매 조건을 입력하면 장 시작과 동시에 시세를 감지해 조건 충족 시 주문이 자동으로 전송되는 서비스다.
이 같은 서비스 확대에 힘입어 글로벌 원마켓은 지난해 말 가입 고객 10만명을 돌파한 후 올해는 상반기에만 가입자 수가 10만명 넘게 증가했다.
현재 가입 고객 21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아울러 박 사장은 높은 투자 매력을 자랑하는 베트남 시장에 주목해 ‘베트남 시장 특화 증권사’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브라질 국채 적립식 매수 서비스, 해외 투자 관련 전국 순회 세미나 시행 등을 통해 고객자산의 글로벌화를 꾀하는 중이다.
차별화된 자산관리 역량 확보를 위해 혁신적 서비스 개발 및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언택트(비대면) 시장 성장에 대응해 채널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월 소액투자와 온라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라임 센터’를 오픈해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4월에는 소액의 구독료(월 1만원)로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클럽 서비스’를 출시해 영업일 수 기준 17일 만에 가입자 수 1만명(590명/일)을 넘기기도 했다.
프라임 클럽은 자산관리 서비스의 사각지대로 인식됐던 소액투자자와 온라인 고객들에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M-able’을 통해 필요한 투자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회원제 자산관리 서비스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 유선상으로 프라임 프라이빗뱅커(PB)의 컨설팅까지 제공해 자산관리 상담의 문턱을 낮췄다.
이 외에도 KB증권은 업계 최초로 오픈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한 비대면 투자일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출시, 종이 없는 창구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업무 효율화, 자산관리 영업의 디지털화 등을 통해 혁신을 지속해왔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KB증권의 온라인 고객자산 규모는 최근 10조원을 돌파했다.
2017년 KB증권 출범과 함께 은행연계·비대면 영업의 후발주자로 나선 지 약 4년 만이다.
비대면 자산의 경우 2016년 말 대비 22.3배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만 약 70% 불었다. 온라인 고객 중 100만원 이상의 실질고객 수는 약 28만명으로 비대면 온라인 영업을 시작한 이래 1150% 늘었다.
고객의 투자자산이 주식에만 국한도되지 않고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확대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단기투자상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증가를 바탕으로 주가연계증권(ELS)·펀드·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 투자 잔고가 6000억원을 넘어섰다.
KB증권은 ‘KB 에이블(able) 발행어음’을 WM 고객 자산 증대 및 기반 확대를 위한 전략 상품으로 육성 중이다. 조달된 자금으로는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형 IB 솔루션을 제공해 기업과의 동반 성장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증권사 중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는 상품이다.
KB증권은 발행어음 상품을 고객 자산 증대 및 기반 확대를 위한 전략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KB증권은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후 같은해 6월 KB 에이블 발행어음을 선보였다.
당시 1회차 판매분 원화 5000억원은 출시 하루 만에 완판됐고 올해 5월 말까지 약 3조6200억원의 잔고를 유지하고 있다.
KB증권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환경 변화에 따라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출시한 ‘착한 자산관리 랩’ 상품과 더불어 KB증권의 하우스 뷰를 반영한 펀드 투자전략도 지속적으로 제시해 나갈 예정이다.
박 사장은 “글로벌 투자자산은 점차 고객의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환전 없이 원화로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글로벌 원마켓 서비스를 비롯해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글로벌 분산투자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 She is…
△ 1982 서울 영동여고 / 1986 서울대 경영학 학사 / 1991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 CFA(Charted Financial Analyst) / 1986 체이스맨해튼은행 서울지점 / 1994 조흥은행 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 1999 삼성화재 자산리스크관리부 부장 / 2004 KB국민은행 시장운영리스크 부장 / 2008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부 부장 / 2012 KB국민은행 WM본부장 / 2013 KB국민은행 WM사업본부 전무 / 2014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 2015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책임자 부사장 겸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 2016 KB국민은행 여신그룹 부행장 / 2017 KB금융지주 WM총괄 부사장(금융그룹 자산관리 총괄) 겸 KB국민은행 WM그룹 부행장 겸 KB증권 WM부문 부사장 / 2019 (現) KB금융지주 자본시장부문장 겸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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