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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KT ‘온힘’

기사입력 : 2020-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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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5일 만에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재편
‘Y컬처팀’ 만들어 젊은 직원 목소리 청취

▲ 구현모 대표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취임 소감을 발표하 고 있다. 사진 = KT이미지 확대보기
▲ 구현모 대표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취임 소감을 발표하 고 있다. 사진 = KT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KT그룹을 외풍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기업으로 만들고자 한다”

구현모닫기구현모기사 모아보기 대표가 지난 3월 취임 당시 밝힌 포부다. 그는 취임 당시 밝힌 포부처럼 자신의 신념을 갖고 KT를 운영해 나가고 있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KT의 ‘다소 경직된’ 기업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5일 만에 첫 번째 조직 개편을 시행했다. 법무실과 윤리경영실 내 컴플라이언스 관련 조직을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재편한 것.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준법감시기구다. KT 최고준법감시책임자(CCO)에는 김희관 전 법무연수원장이 맡았다. 안상돈 전 서울북부지검 검사장(현 법무법인 클라스 대표변호사)도 영입했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재편에 대해 KT 측은 준법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존 법무실의 컴플라이언스 사무국과 윤리경영실의 컴플라이언스 리스크진단 등 비상설 조직을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합쳐 상설화했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가 조직 개편을 빠르게 시행한 것은 취임사에서 밝혔던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업”으로 조직문화를 형성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KT는 지난 2002년 민영화가 됐지만, CEO 후보 선출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등 ‘정치적 외풍’의 영향을 받았다. 이로 인해 준법경영 관련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내부 출신 구 대표가 취임하면서, 혹시 모를 경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KT 관계자는 “정식 사내 조직으로 일상적인 소송과 법무 업무를 처리하는 기존 법무실 외에 전사적인 관점에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통해 준법경영 준수가 잘 되는지 확인하겠다는 의미”라며 “관련 조직 강화를 통해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가 취임 이후 핵심 과제 수행 및 성과에 집중하면서 정작 내부 직원들과의 ‘소통’에는 소홀했던 건 아닌가 하는 얘기도 일부에서 나온다.

구 대표는 평소 “사람이 사람을 왜 못 만나냐”고 자주 말하며 ‘소통’을 강조했는데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20~30대 직원들과 마주한 오프라인 미팅에서 보인 구 대표의 모습은 일명 ‘꼰대’와 같았다.

이날 회의 후 블라인드 앱에 올라온 한 게시물에 따르면 ‘대리가 월급이 너무 적다’는 한 직원의 질문에 구 대표는 “나도 이통3사 CEO 중 가장 월급이 적다. 하지만 나는 만족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절이 떠날 수는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다른 작성자는 “‘네이버와 같은 회사를 가고 싶으면 네이버를 가라’고 말했다며 ‘40살이 넘어가면 어디 못 가니 일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진정 ’소통‘을 위한 미팅이었는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구 대표도 젊은 직원들의 ‘볼멘 소리’를 의식해서인지 두 번째 조직문화 실험을 단행했다.

KT는 지난 6월 2030 세대와 본격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밀레니엄 기업문화 전담팀 ‘Y컬쳐팀’을 신설했다.

‘Y컬쳐팀’은 평균 29세의 직원 5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0대 과장급 직원이 부장급 팀장 직책을 맡았다. 과장급 직원이 부장급 팀장 직책을 맡은 것은 KT 최초로 시도한 파격 인사다.

그만큼 젊고 유연한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Y컬쳐팀은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2030 세대 직원들의 목소리를 수렴해 전사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CEO를 포함한 최고경영진과 핫라인을 구축해 직접 소통할 방침이다.

핫라인 구축은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기존 기업문화에 ‘NO’를 외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Y컬쳐팀은 KT 청년이사회 ‘블루보드’도 운영한다. 블루보드는 KT가 20년간 진행해온 청년 이사회 프로그램으로 신사업 아이디어 발굴과 사내 소통 허브의 역할을 한다.

올해는 총 42명의 블루보드 인원들이 활동하며 평균나이는 만 31세다.

구 대표는 조직문화 실험을 통해 경직된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젊고 새로운 기업문화를 장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상균 KT 그룹인재실장은 “긍정적이고 열린 소통을 통해 젊은 직원들이 당당하고 단단한 KT 미래의 중심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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