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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0(금)

통신요금인가제 30년만에 폐지, 시민단체는 반발

기사입력 : 2020-06-01 00:00

SK텔레콤 “폐지돼도 크게 달라질 것 없다”
시민단체 “요금결정권 업체에 넘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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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통신요금 인가제가 30년 만에 폐지됐다.

정부는 요금인가제 폐지로 요금경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시민단체는 요금결정권을 이동통신사에 넘겨줬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일 열린 20대 국회 본회의에서 통신요금인가제 폐지를 포함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정부는 사전적 규제인 요금인가제를 폐지하고 유보신고제 등 사후 규제를 통해 시장 자율적인 요금 경쟁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유보신고제는 요금이나 이용조건 등이 차별적이어서 이용자 이익이나 공정 경쟁을 해칠 우려가 크다고 인정될 경우 15일 이내 신고를 반려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그동안 요금인가제는 정부가 주도하는 요금담합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정부의 사전인가를 받은 SK텔레콤의 요금제가 타 사업자들의 요금설정 기준이 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박선숙 민생당 의원 측은 “공정위 차원의 더 강력한 이통3사 요금담합을 조사하는 데 있어 정부의 인가내용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조사가 어려웠다”며 “이번 요금인가제 폐지를 통해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강제조사권을 진행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요금인가제 폐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수차례 있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인수위에서 발표 후 철회했고, 19대 국회에서도 발의되었으나 논의만 됐을 뿐 통과되지 못했다.

통신요금인가제 폐지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장 내에서 더 강력한 담합이 가능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 요금제 인상 우려에 시민단체 반발

인가제 폐지를 반대해 온 시민단체들은 추가 입법 등에 의지를 보였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정부는 이통3사의 요금 인상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을 스스로 폐기하고 이동통신의 요금결정권을 사실상 이통3사에 넘겨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15일의 심사 기간인 유보신고제는 약관의 문제점을 검토하기에 짧아 사실상 부실한 심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즉각 요금인가제 재도입 혹은 유보신고제 제도 강화 등 공공성 확보를 위한 추가 입법 촉구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자율 경쟁으로 요금 인하 가능성 있어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통사 간 자율 경쟁으로 요금 인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반박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통사 간 서비스 및 요금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통사 간 요금제 담합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다양한 요금제 출시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그동안 정부 주도의 인위적 요금 인하였다면 인가제가 폐지된 이후, 사업자 간 경쟁으로 자율적인 요금 인하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업계에서도 시민단체가 우려할 정도의 요금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통신요금인가제 대상이었던 SK텔레콤은 “요금인가제가 없어졌다고 요금제를 과감히 올려버린다면 소비자들의 반발도 그만큼 심할 것”이라며 “현재 고객 유치가 가장 중요한 과제이므로 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더 다양한 요금제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요금인가제 폐지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며 “인가 대상에서 벗어난 SK텔레콤이 어떤 요금제를 내놓느냐에 따라 업계의 움직임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정부가 5G 상용화를 선도하면서 대기업 이통사들은 5G 설비투자에 대한 지출 부담을 피하기 위해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이전에는 정부가 요금제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있었지만, 이제는 이통사 간 자율 경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신요금인가제는 통신 시장 경쟁 초기인 1991년부터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약탈적 요금 인하를 방지함으로써 후발 사업자를 보호하고 유효 경쟁체제 유지를 위해 도입됐다.

요금인가제는 시장 1위 사업자인 신규 통신요금을 출시할 때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는 제도로, 현재 무선은 SK텔레콤, 유선은 KT가 대상이다.

이는 정부가 공급 비용, 수익 비용 등 공정한 경쟁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요금제를 사전에 인가하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만이 고수하고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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