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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차석용, 3분기 자존심 지킨 화장품 맞수

기사입력 : 2019-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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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모처럼 매출·영업익 동반 성장
LG생건, ‘후’ 앞세워 또 최고 실적 경신

서경배·차석용, 3분기 자존심 지킨 화장품 맞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국내 화장품 부문 ‘투톱’인 서경배닫기서경배기사 모아보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차석용닫기차석용기사 모아보기 LG생활건강 부회장이 모처럼 동시에 웃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분기 이후 LG생활건강에 영업이익 1위를 빼앗긴 이래 매 분기 고배를 마셨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분기(7~9월) 실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동반 상승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1600억원대로 벌어진 두 맞수의 영업이익 격차는 다시 1000억원대로 좁혀졌다.

◇ 아모레, 이니스프리 제외 3Q 실적 ‘선방’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온라인·멀티브랜드숍 중심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를 제외하고 올해 3분기 실적이 국내외 고르게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5704억원과 영업이익 120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7.4%, 42.3% 성장한 수준이다. 멀티숍 입점 및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한 영향이 컸다.

실제 온라인 채널 매출 성장세는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자사몰이 아닌 타사몰에서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면세 채널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7% 이상 성장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조4020억원, 영업이익은 41% 증가한 1075억원을 시현했다.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에서 모두 고르게 성과를 냈다. 효율적인 마케팅비 집행으로 판관비도 전 분기 대비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사업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9306억원) 11%, 영업이익(829억원)이 69% 성장했다. 설화수, 헤라 등 럭셔리 브랜드가 면세와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아이오페, 라네즈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설화수 등 럭셔리 라인의 신제품 출시가 매출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백화점이나 방판, 전문점 채널의 매출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신제품 모멘텀이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전통채널의 매출 감소세는 둔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소비 패턴 변화로 전통채널의 자연 성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 채널과 면세 채널이 전사 실적 성장을 이끄는 형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질적 성장을 위한 효율화 작업의 결과가 점차 실적으로 보여지리라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중국 상하이 빠바이반 백화점의 LG생활건강 ‘후’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 중국 상하이 빠바이반 백화점의 LG생활건강 ‘후’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해외 사업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4865억원) 9%, 영업이익(348억원)이 33% 성장했다. 아시아 사업에서 매출(4521억원) 7%, 북미 사업에서 매출(286억원) 54%가 증가했으며, 유럽 사업(59억원)은 7% 역성장했다.

가장 시장이 큰 아시아에서 온라인 및 멀티브랜드숍 중심으로 판매를 강화한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북미에서는 라네즈의 ‘크림스킨’과 이니스프리의 ‘그린티 씨드 세럼’의 판매 호조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내수 부진 영향으로 구딸 파리의 매출이 감소했다.

기타 계열사의 경우 이니스프리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성장했다. 이니스프리는 3분기 매출(1301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0%, 영업이익(79억원)은 46% 감소했다. 오프라인 매장 수를 축소한 탓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뛰드는 매출(399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으나, 적자 줄이기에는 성공했다. 디지털 중심 사업 전략 재편으로 면세와 로드숍 매출이 줄었다. 다만, 온라인 매출이 늘면서 영업적자는 감소됐다는 분석이다.

에스쁘아는 매출(131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 흑자 전환했다. 아리따움 입점 등으로 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프로테일러 비글로우 쿠션’ 등 신제품의 판매 호조가 이어졌다.

에스트라도 매출(245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리브영 등 멀티브랜드숍 입점 확대 및 메디 뷰티 브랜드로 인지도 확산에 힘쓴 결과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아모레프로페셔널은 매출(198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 줄었으나, 영업이익(44억원)은 38% 늘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이번 3분기에는 혁신적인 신제품 출시와 디지털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매출이 성장하고, 채널 재정비 및 마케팅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 LG생건, 또 역대 최고 실적 경신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마법이 또 통했다. LG생활건강은 올 3분기도 매출, 영업이익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3분기 매출로 1조9649억원, 영업이익은 311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1%, 12.4% 성장한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56분기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8분기 증가세를 이어가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꾸준히 성장했다.

각 사업부문 별로 살펴보면, 화장품 사업은 3분기 매출 1조1608억원, 영업이익은 2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6%, 15.1% 성장했다.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높은 수요에 후, 숨, 오휘 등 다양한 브랜드가 흔들림 없는 성장을 이어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실제 중국 현지에서 후와 숨37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23% 성장했다.

서경배·차석용, 3분기 자존심 지킨 화장품 맞수이미지 확대보기
다만 해외에서 견고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간판 브랜드 후와는 달리 숨의 성장성이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숨37은 경쟁 심화에 따라 면세점 매출액이 10% 중반 수준 역신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차세대 성장 브랜드로 주목 받았던 숨37의 성장률이 2분기에 이어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며 “향후 브랜드 숨37의 주력 판매라인인 워터풀라인의 성장률 회복이나 고가라인인 로시크숨마의 성장가속화 등의 시그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신 연구원은 “숨의 성장 부진은 아쉽지만, 여전히 중국 관련 소비채널에서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브랜드 후의 성장성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3분기 중 인수를 완료한 뉴 에이본은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북미 및 남미 시장은 아시아와 더불어 글로벌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의 최대 시장이다.

특히, 미국은 중국의 두 배 가까운 퍼스널케어 사업 규모를 가진 시장으로 생활용품 사업의 수평적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설명이다.

생활용품 사업은 3분기 매출 4011억원, 영업이익 45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0%, 5.7% 증가했다. 생활용품은 가격경쟁 심화로 국내시장 사업환경이 더욱 악화됐다.

이에 중장기적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했고, 일본과 중국에서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기반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음료사업은 3분기 매출 4029억원, 영업이익은 54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4%, 7.9% 증가했다. 꾸준한 신제품 출시로 제품 라인업 강화와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시장의 좋은 반응을 이끌며 성장세를 가속화했다는 평가다. 시장점유율 또한 지난해 말 대비 0.4%포인트 증가한 31.7%를 기록했다.

한편, LG생활건강의 3분기 누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5조6721억원, 영업이익은 12.9% 증가한 9354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1분기부터 분기 영업이익 3000억원 이상을 달성하며 매 분기 안정적으로 높은 성장을 이룬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누계실적을 실현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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