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은 삼성화재와 함께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900억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화생명의 드림플러스63·교보생명의 이노스테이지 등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위한 플랫폼 마련으로 바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미래 보험사들의 주요 고객층이 되어야 할 2030 세대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는 인슈어테크가 결합된 다양하고 색다른 아이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보험 시장은 보험료가 커피값보다 저렴하다는 미니보험이 등장한 것은 물론, 카카오·네이버를 비롯해 젊은 세대들에게 익숙한 플랫폼들이 새로 진출하는 등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이들이 스타트업들과의 교류를 늘리는 것은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전략적인 승부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앞으로의 보험업계는 복잡하고 어려운 상품보다는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보장성 위주의 상품이 주력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헬스케어·플랫폼 스타트업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시행령에는 핀테크(금융기술) 업체에 지분율 15%를 초과해 투자할 수 없었던 보험사가 다음 달부터 지분율 제한 없이 핀테크 자회사를 소유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여기에는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개발하는 핀테크 회사 등 보험사의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하고, 보험업과 관련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업무를 주로 하는 회사에 한정된다는 단서가 붙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혁신적 신금융 서비스 등장 기반 마련을 위한 새로운 시도는 계속적으로 지원해나갈 예정”이라며, “미국에서는 이미 P2P보험 등이 활발하듯, 인슈어테크와 결합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보험 채널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생명, 보수적인 색채 벗고 개방형 협업 나선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은 다른 회사들보다도 훨씬 큰 규모를 자랑해 그 동안 파격적인 상품보다는 안정적인 언더라이팅을 통한 영업을 지향해왔다.
그러나 보험업계 전체의 환경이 악화 일로로 접어들고, 삼성생명조차도 ‘성장’보다는 ‘생존’을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면서 개방적인 전략 모색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생명은 다른 삼성 계열 금융사들인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은 삼성벤처투자와 공동으로 ‘삼성금융 오픈 컬래버레이션(Open Collaboration·개방형 협업)’에 참여할 스타트업을 내달 1일까지 모집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삼성 금융사들이 제시한 과제에 대해 스타트업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솔루션과 사업모델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과제는 금융사별 특성에 맞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도전과제 20개, 금융사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공통과제 2개, 자유주제 등으로 구성된다. 지원 대상은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예비창업자이다.
기업은 공식 홈페이지로, 개인은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본선에 진출한 스타트업은 삼성 금융사별 임직원과 함께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사업을 실현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은 물론, 1000만 원의 상금도 받게 된다.
내년 3월 발표회를 거쳐 금융사별로 최종 우승한 스타트업에게는 추가로 30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아이디어 사업화 및 전략 펀드를 통한 투자 검토도 이뤄진다.
특히 삼성카드에 지원해 최종 선정된 스타트업은 글로벌 금융사 마스터카드가 진행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스타트 패스(Start Path)’ 최종 경연에서 발표할 수 있는 특전을 얻는다.
삼성 금융사 관계자는 “스타트업과 상생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혁신금융을 위한 신사업 개발 기회를 찾고 핀테크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 한화생명, 보험업계 최초 스타트업 엑셀레이터 ‘드림플러스’ 중심 혁신 앞장
한화생명은 지난 2014년 보험업계 최초의 스타트업 액셀레이터인 ‘드림플러스’를 통해 핀테크 등 디지털 스타트업 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보험사다.
드림플러스를 거쳐 한화 계열사와의 협업까지 이뤄낸 유망 스타트업으로는 △지난해 한화생명과 디지털 앱을 연동한 치아보험을 출시한 ‘키튼플래닛’ △AI분석 기능을 통해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자동차보험 보상시스템을 개발한 ‘애자일소다’ △한화건설과 함께 사물인터넷 사업에 협력 중인 ‘럭스로보’ △한화생명과 오프라인 교육을 연계하고 있는 ‘티스쿨 컴퍼니’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분포돼있다.
또한 한화그룹 및 파트너사의 인프라를 활용한 테스트베드 실행, 투자유치 및 글로벌 진출, 한화생명 드림플러스(강남/63빌딩) 오피스 선별 입주, 법률 및 세무회계 컨설팅 등 종합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실제로 한화생명이 지난달 야심차게 선보인 건강관리 어플리케이션 헬로(HELLO) 앱은 한화생명이 추진중인 Open Innovation(개방형 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된 서비스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유망 스타트업의 기술이 바탕이 됐다.
건강데이터 전문기업인 ‘라이프시맨틱스(대표 송승재)’의 최고 수준의 데이터 보안 기술, AI카메라 기반의 영양분석 기술을 가진 ‘두잉랩(대표 진송백)’, 생체나이 분석 솔루션을 운영중인 ‘바이오에이지(대표 노갑용)’ 등이 한화생명과의 협업을 진행했다.
‘헬로(HELLO)’는 건강을 뜻하는 영단어 ‘Health’와 기록을 의미하는 ‘Log’를 합친 표현이다.
고객이 자신의 건강정보를 쉽게 관리하고 이해하여,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한화생명 ‘헬로(HELLO)’는 사용자의 건강검진정보 및 일상생활에서의 건강정보(활동량, 영양, 수면 등)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건강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사용자가 공인인증서로 본인인증을 하면 과거 10년치의 건강검진정보를 한 눈에 보여주는 동시에, 건강 수준을 나이로 환산한 ‘생체나이’를 분석하여 제공하는 식이다.
또한, 스마트폰에 있는 다른 건강관리 앱과의 연동을 통해, 활동량, 수면 등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저장, 분석하여 차트로 한 눈에 확인할 수도 있다. 수분섭취, 혈당, 체중 등의 건강정보를 입력하면, 자신의 건강 히스토리 관리도 가능하다.
건강항목별로 나의 목표를 설정하면, 기간별 평균, 목표달성률, 다른 사용자 그룹과의 비교 데이터 등의 리포트를 주간·월간 단위로 확인할 수도 있다.
◇ 교보생명, 오픈이노베이션 ‘이노스테이지’로 스타트업과 접점 마련
교보생명 역시 우수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가속화한다.
오픈이노베이션 시너지를 일으킬 공간을 조성해 ‘디지털 혁신’의 신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이달 초 오픈이노베이션 ‘이노스테이지(INNOSTAGE)’ 선발 스타트업과의 협업공간인 ‘코워킹스페이스’를 오픈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7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이노스테이지’를 출범했다.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업 생태계를 구축해 헬스케어 등 보험 분야 신사업 모델을 발굴하고자 한 것이다.
오픈이노베이션 ‘이노스테이지’ 출범에 맞춰 스타트업 12개를 선발했다.
이들에게는 협업모델 개발비 지원과 함께, 오픈 API(Open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환경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스타트업들이 상주하며 사업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고, 이번 ‘코워킹스페이스’를 개소하게 됐다.
협업 공간은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 17층에 조성됐다.
스타트업들이 프로토타입(Prototype)을 개발할 수 있는 사무 공간과 교보생명 유관부서와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킹 공간, 디지털 신기술 세미나를 할 수 있는 미팅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이노스테이지’ 선발 업체 중 위허들링, 에이치파트너스2019, 더뉴그레이 등이 이날 ‘코워킹스페이스’에 입주했다.
‘이노스테이지’의 결실은 올 연말 데모데이를 통해 공개된다. 이 자리에서 스타트업과 교보생명 현업부서가 공동으로 기획한 사업모델이 공개되고, 사업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2~3개를 추려 내년 중 정식 서비스로 개발하여 론칭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코워킹스페이스’는 스타트업과의 공동 사업화를 추진하는 혁신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며 “신규 플랫폼 사업모델을 발굴해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선도하는 금융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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