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택닫기임재택기사 모아보기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강소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 내세운 목표다. 임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100명 가까운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친 체질 개선을 본격화했다.
임 사장은 지난 3월 창립 63주년을 맞아 “한양증권은 충분한 준비와 노력, 그리고 준비된 행운에 힘입어 강소 증권사라는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에 도달했다”며 “지금부터는 전략과 전술, 일하는 방식, 마인드, 조직문화, 리스크 관리 역량 등 모든 면에서 달라져야 하고 초일류 수준까지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대, 서울대학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신한금융투자의 전신인 쌍용투자증권에 입사했다.
2010년 솔로몬투자증권 리테일사업본부장, 2012년 아이엠(IM)투자증권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2013년~2015년 IM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한양증권은 한양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지난 1956년 창립한 중견 증권사다. 대주주인 한양학원 및 특수관계인이 지난 6월 말 기준 지분 40.99%를 보유하고 있다.
우선 지난 3월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를 선포했다. 한양증권의 새 CI는 사람 인(人)에 한양증권의 영문 첫 글자인 ‘H’를 합성해 사람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기업 정신을 형상화했다. 아울러 다양한 색상을 통해 성장·신뢰·안정감·열정 등 다양한 고객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
임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이번 새로운 CI 도입을 계기로 그동안 은둔의 증권사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과감히 탈피해 ROE 10% 달성, IB 경쟁력 확보를 통한 강소 증권사로 변신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 의지를 다져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업무시스템도 혁신하기로 했다. 한양증권은 최근 전사 부문 업무프로세스 혁신(BPR),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추진하고 있다. 임 사장이 회사 내부업무 처리 과정이 오랜 기간 고착화돼 관행적 처리가 많다는 직원의 지적을 타파하고 업무 효율화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이러한 변화를 결정했다.
임 사장은 취임 후 업무혁신 상설 태스크포스(TF) 조직을 구성하고 올해 1월에는 이 TF 조직을 부서로 전환해 오퍼레이션·테크놀로지(O&T)라는 명칭을 달았다. 또 관행적 업무에서 탈피해 핵심업무에 집중하도록 업무 효율화·업무 표준화·페이퍼리스를 BRP 추진 3대 방향으로 설정했다.
우선 지난해 7월 영업점 대고객 창구업무 개선에 나섰고 올해 1월부터는 본점 사업부서에도 BRP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이를 본점 지원부서까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BRP 요청사항은 지난 5월까지 총 370여 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285건을 검토해 총 211건의 업무를 개선했다. 영업점의 일일 자료 출력업무를 하나의 전산 결재로 통합한 사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대외기관 자료제출 업무, 고객평가·분석 등 계량적 업무, 자료 대사업무 등 부서별 반복적이고 동일한 사무업무에 대해 RPA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부서장 이상 그룹에 태블릿PC를 지급해 ‘종이 없는’ 사무환경을 구축했다. 자료 전산화와 전자결재를 통해 비용을 개선하고 업무의 신속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 상반기 당기순익 전년동기比 101.8%↑…IB·자산운용 ‘효과’
올해 들어 실적개선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양증권의 올 1분기 영업수익은 작년 1분기 대비 53.3% 증가한 197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세전이익은 58억원으로 101% 늘었다. IB·주식중개 수수료와 파생상품 운용수익이 두드러진 영향이 컸다.
IB 수수료는 36억3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33.8% 증가했다. 메자닌 채권 발행 주관 실적과 신규 사업부서의 합류에 따른 수익원 창출로 부동산 PF 수익이 늘었다. 주식중개 수수료는 전년보다 26.3% 불어난 47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법인영업 수수료가 28억2000만원으로 347.6% 급증했다. 자산운용에선 작년 1분기에 비해 46% 증가한 92억원을 벌었는데, 이중 파생상품운용이 1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8% 증가한 112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순이익은 70억원으로 109.3% 늘었다. 2분기 순영업수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1% 불어난 464억4000만원으로 2009년 이후 10년 만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세전이익은 152억5000만원으로 109% 성장했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수익 증가는 PF 등 IB 부문과 자산운용부문의 실적 상승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IB 부문 순영업수익은 작년 5월에 합류한 투자금융본부의 활약과 기존 조직의 재정비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173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운용 부문은 53% 늘어난 172억원으로 IB 부문과 함께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파생상품 운용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498% 증가한 총 29억5000만원의 수익을 시현했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 신규 부서 영입 등의 영향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채권부문 역시 금리 변동성 장세에서도 효율적인 운용으로 약 20억원 규모로 수익이 증가했다. 자기자본투자(PI) 부문 등에서 견조한 수익을 올리면서 자산운용 부문의 실적을 견인했다.
◇ IB 조직 키우고 인재영입…공모채·CB 발행 주관 결실
임 사장은 사업 확장 전략 중 특히 IB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기존 IB영업본부를 IB본부로 격상하고 같은 해 8월 구조화 금융, PF, 부동산개발 등을 담당하는 투자금융본부를 신설했다.
또 인재영입을 통해 조직을 강화했다. 투자금융본부장에 박선영 전 케이프투자증권 구조화금융(SF)사업본부장을 발탁하고 회계사·변호사를 포함해 전문인력 30여 명으로 본부를 꾸렸다.
현재 투자금융본부는 IB사업부, SF사업부, PF사업부, 부동산개발사업부로 구성돼있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투자금융본부는 맨파워가 우수한 조직으로 IB, SF, PF, 부동산개발 등 다양한 업무를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인영업본부는 에쿼티(Equity)본부로 변경하고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출신인 변성진 본부장을 영입했다.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와 PI, 사모펀드(PEF)에 대한 재무적 투자 등을 담당하는 인공지능(AI)운용본부도 신설했다.
지난 4월에는 구조화금융본부도 신설했다. 임 사장은 이베스트투자증권 대기업구조화금융팀과 키움증권·KTB투자증권·이랜드그룹 등에서 인력을 영입해 구조화금융본부를 꾸렸다. 구조화금융본부 신설과 인력영입으로 유동화증권(ABS) 발행 업무 등 IB 업무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임 사장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거나 신산업 포럼을 개최하는 등 사업기반을 강화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자산신탁과 부동산개발 사업을 위한 MOU를 맺고 향후 한국자산신탁이 참여·진행하는 부동산개발 사업과 관련해 협업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한양증권은 바이오나 미래차 등 신산업군에 대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유관 전문가 집단과의 협업 체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바이오 포럼과 수소 포럼을 격월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에 힘입어 IB 트랙 레코드도 쌓이고 있는 모양새다. 한양증권이 지난 4월 공동 주간사를 맡아 진행한 군장에너지의 회사채 발행은 수요예측 결과 총 5850억원의 수요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군장에너지는 3000억원으로 증액을 결정했다. 주식발행시장(ECM) 부문에서는 같은 달 바이오 기업 아이큐어가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엔지니어링 전문업체 세원셀론텍이 지난달 발행한 400억원 규모 CB를 단독주관했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그간 공모채 주관 시장에서의 레코드가 없던 상황에서 대형사들의 무대였던 공모채 시장에서의 의미 있는 성과”라며 “한양증권은 향후 지속적으로 인재를 영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He is…
△1958년생 / 1985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 1987년 쌍용투자증권(현 신한금융투자) 입사 / 2013년 아이엠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 2016년 AJA인베스트먼트 부회장 / 2017년 GB프라이빗에쿼티 부회장 / 2018년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장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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