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산업은행과의 시너지로 핀테크 등 신성장 분야 기업의 혁신금융 지원 사격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산은캐피탈은 기업금융 중심의 여신전문금융회사다.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벤처·사모펀드), 대출, 리스 등의 여신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 타 기업금융 캐피탈사 대비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벤처기업 지원 등 시장성 정책금융 사업에 참여하면서 신기술금융 자산이 크게 늘어났다.
이 중 벤처 자산은 3252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에는 신기술금융 자산이 300억원 더 늘어났다(4410억원).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 시장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투자처 물색과 스타트업 투자목적 펀드 결성 등 초기벤처 부문 진출 확대를 고수한 결과다.
이는 대주주 산업은행이 ‘스타트업 마중물’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결이 같다. 혁신금융을 강조하는 현 정부 기조 아래 산업은행은 벤처투자 플랫폼 ‘KDB넥스트라운드’ 등을 통해 벤처기업 투자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은행과 적극적인 혁신금융 사업 연계에 나서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어 향후 사업적 지위 상승이 충분해 보인다.
특히 전문화된 운용능력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한 펀드 투자 확대로 7119억원의 사모펀드 누적 자산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수년간 바이오와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성장 산업에 선도적으로 투자했던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창사 이래 최대 1518억원이라는 수익을 달성했다.
경영 효율성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는 각각 2.9%, 19.0%로 업계 평균을 2배 상회하는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순익은 231억원으로 전년 동기(454억원) 대비 약진을 보였지만, 이익변동성이 큰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특성으로 해석된다.
취급상품에 대한 핵심역량 강화와 업무 효율화가 이뤄지니 직원 생산성이 높아졌다. 산은캐피탈의 지난해 1인당 생산성은 9억3700만원(세전이익 기준)으로 전년보다 28% 개선됐다.
흑자 폭이 커지면서 지난해 결산 배당을 역대 최대 규모인 454억원 현금배당을 결정해 산업은행 자회사 중 효자로 등극했다. 최근에는 기업금융 중심 자산 성장에 따라 자산규모 6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 매각 털고 ‘혁신금융’ 본격 시동
산은캐피탈은 1972년 산업은행이 출자해 설립한 국내 최초 리스사 ‘한국산업리스’와 신기술금융업 전문 한국기술금융이 합병해 출범한 회사다.
지금은 업계 최대 규모로 올라선 산은캐피탈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매각 진통이 있었다.
2013년 8월 금융위원회 및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방안’에는 산업은행의 자회사 산은캐피탈 매각 계획이 포함됐다.
산업은행은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공개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매각을 진행했지만 유효입찰은 성사되지 않았다.
지배구조 변경은 대주주를 통한 사업적·재무적 지원 가능성과 사업기반 변화를 낳을 수 있어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험이 있었다. 필히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캐피탈사에게 신용등급 하락은 치명적 리스크다.
그러나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KDB산업은행 회장 취임 이후 매각이 중단되면서 회사는 다시 성장가도에 올랐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산은캐피탈은 팔고 싶지 않다”며 “(산은캐피탈은)협업할 부분이 많아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그는 “산은캐피탈 인프라를 활용할 곳이 많다”며 “향후 해외에 나가거나 남북경협에서는 굉장히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산업은행과) 함께 갔으면 좋겠다”라고도 밝혔다.
신생 유망 산업 등 벤처 투자에 강점을 가진 산은캐피탈이 혁신 금융을 주도하는 산업은행 방향성과 딱 맞아 ‘핵심 자회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신성장 기술 분야 지원 강화
산은캐피탈은 올해 핀테크와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성장 기술 분야 및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더욱 강화한다.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 영업기반 확대로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를 마련하는 데도 주력하기로 했다. 글로벌 성장세 둔화, 부동산 경기변동 등 갈수록 어려워지는 금융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체계적 리스크 관리 노력을 기울인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업계 내외에서 리스크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자 지난해 김영모 대표는 리스크 전담 조직을 전격 독립시켰다.
또 여신심사 업무를 고도화하기 위해 심사지원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강화에 나섰다.
금융사의 자산 건전성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1.08%로 업계 평균 대비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