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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행동주의 강화, 크레딧에 미치는 영향 커질 듯..채권자 이익 침해할 수도 - KB證

기사입력 : 2019-03-0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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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Activist Insight, KB증권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주주 행동주의가 지배구조 개편이나 사업 안정성 강화 등으로 통해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될 채권자의 이익에 반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KB증권의 김세용 연구원은 5일 '주주 행동주의가 크레딧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국내에서도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 펀드의 등장이 빈번해지는 등 주주행동주의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들이 채권자나 크레딧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확대될 수 있어 이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국내 그룹들의 계열사 중 일부는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낮고 지배주주 일가의 승계 및 지배구조 개선 등과 관련된 이슈에 취약한 상황으로 판단된다"면서 "또한 섀도우보팅 제도 폐지 및 스튜어트십 코드 도입 확산 등으로 주주행동주의 활동에 과거보다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주주행동주의 건전한 지배구조 개선 추구 시 채권자에도 유리할 수 있어

김세용 연구원은 우선 주주 행동주의 확대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 개선 추구는 대체로 크레딧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주주행동주의의 가장 일반적인 방안 중 하나가 감사나 이사회 등 기업 지배구조의 개선인 만큼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은 채권자들에게도 좋다는 것이다.

특정 세력의 권력집중 완화, 이사회의 기능 강화는 크레딧 투자자에게도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또 주주행동주의가 건전한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올리는 경우 크레딧 투자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행동하는 주주들은 대차대조표의 비효율성 개선만 요구하기보다는 사업 구조나 전략에 대한 개편 등을 동시에 요구하기도 한다"면서 "이런 제안은 기업전체 가치에 있어서 건설적인 제안이 될 수 있다면, 크레딧 관점에서도 긍정적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지주회사에 지불하는 과도한 브랜드 수수료 인하 요구, 수익성이 낮고 기업의 장기적 가치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 정리 등의 사업구조나 전략에 대한 개편 추구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 주주행동주의 단기성과 집착할 경우 채권자 이익 침해 가능성

하지만 주주들이 단기적으로 접근할 때는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행동하는 주주들은 사외이사 등 이사회에 대한 참여를 요구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지나치게 단기 관점에서 목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특정 주주 중심의 지배구조 변화는 크레딧 투자자 입장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주행동주의의 타깃 기업이나 잠재적인 타깃이 될 수 있는 기업들은 실적과 무관하게 배당을 확대하거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주주친화적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 연구원은 "회사채의 만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자 입장에서도 주주행동주의 또는 급격한 주주친화적 정책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주주 관점뿐만 아니라 채권자의 관점에서도 종합적으로 유∙불리를 판단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보면 기업의 영업이나 사업경쟁력 저하 추세, 부진한 주가 흐름, 과소평가된 대차대조표, 과도한 수준의 현금성자산 및 금융자산, 부동산 등 비영업용자산의 비효율적 보유 등에 따른 구조조정의 필요성 등이 있는 기업이 주주행동주의에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환경에 있는 기업의 지배주주 지배력이 약하고, 지배구조에 문제점이 발견되거나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거나 추구하는 펀드의 입장에서 우호 세력의 확보 가능성이 높은 경우 주주행동주의가 구체적으로 촉발될 수 있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형태의 주주행동주의로는 대차대조표의 비효율성 개선이 있다"면서 "주로 현금성자산이나 금융자산, 비영업용자산을 주주관점에서 비효율적으로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는 경우 자산 처분과 주주친화적 정책으로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이 요구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자산들은 채권자 입장에서는 풍부한 유동성이나 대체적 자금조달 수단 보유로 판단되는 부분일 수 있다.

그는 "크레딧 관점에서 지나치게 사외유출이 큰 단기적 주주친화적 정책이 관철되는 것은 부정적인 요소"라며 "특히 영업 환경이 저하되고 있는 기업에서 주로 주주행동주의가 나타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풍부한 유동성과 대체적인 자금조달 수단을 주주의 관점에서 사외로 유출시키는 부분은 부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주주행동주의 형태 중 하나가 M&A에 대한 제안이지만, 국내에서 적대적 M&A가 매우 어렵고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아직 M&A를 추구하는 형태의 주주행동주의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는 "M&A의 영향은 사업, 재무적 측면에서 항상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공존하기 때문에 크레딧 측면에서의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주주행동주의 펀드는 지분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기타 의결권 확보를 레버리지로 하는 M&A라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크레딧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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