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라이프로 ‘유턴’한 정문국 사장의 당면과제는 신한금융지주의 또 다른 생명보험 계열사인 신한생명과의 합병에 앞서 내실을 다지는 것이다.
신한생명은 종신보험과 정기보험, 암보험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고 오렌지라이프는 변액보험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주력 판매채널 역시 오렌지라이프는 젊은 설계사들을 필두로 한 전속 설계사 채널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강점인 반면, 신한생명은 전속 설계사와 GA(법인대리점), TM(텔레마케팅) 등 다양한 채널을 골고루 가지고 있다.
또한 신한생명은 금융지주 계열사로 출발해 입사 기수에 따른 위계질서가 강한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외국계 생보사로 출발한데다 수평적인 애자일(agile) 조직을 채택해 내부 분위기가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은 다소 걸릴 수 있겠지만,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원(one) 신한 시너지 내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는 교차판매와 함께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매트릭스(사업부문제)를 활용해 고객 확대에 나설 수 있다. 오렌지라이프도 신한은행, 금투, 카드와 교차판매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신한생명의 모범 영업사례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미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통합 신한생명이 출범하면 현재 4위인 NH농협생명은 물론 공고화된 ‘생보업계 빅3’를 ‘빅4’로 재편할 수 있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일찍부터 외국계 보험사로서 국제 회계기준에 맞춘 경영을 펼친 결과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점도 오렌지라이프의 플러스 요소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조화로운 성장을 통해 가치를 극대화 하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에 힘을 싣게 됐다”며 “아울러 향후 보험업권 재편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아이탐·옴니 플랫폼 등 설계사와 고객 연결하는 특화 영업채널 마련
지난달 정문국 사장은 2019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오렌지라이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정 사장이 신한생명 사장으로 이동하는 것이 확정된 분위기였기에, 이번 전략회의가 정 사장이 오렌지라이프에 남기는 ‘마지막 당부’라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정 사장이 신한생명 이동을 최종 고사하고 오렌지라이프에 남게 된 지금, 정 사장은 경영전략회의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직접 챙기며 오렌지라이프 사장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정문국 사장이 제시한 2019년 오렌지라이프의 올 한 해 비전은 고객중심의 영업혁신과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한 ’퀀텀 리프(Quantum Leap)‘였다.
정 사장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성장·수익·효율·리스크·자본관리 등 4대 밸류 드라이버와 최적의 균형을 이루는 CPC(고객-상품-판매채널) 전략을 발표했다.
아울러 정 사장은 회사의 주축 채널인 전속 FC(설계사)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소통을 통한 다양한 맞춤 영업전략을 마련하고 교육체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오렌지라이프는 가장 먼저 전속설계사(FC) 채널에서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한다. 오렌지라이프만의 차별화된 영업시스템(AiTOM), 수당규정 변경 등을 통해 신인FC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업계 내 ‘재무설계사 사관학교’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로 했다.
지난해 특허청으로부터 ‘전체 프로세스’와 ‘이관고객 자동분배 및 자동회수’ 등을 포함한 5가지 기술에서 특허를 취득한 ‘아이탐’은 2016년에 최초로 선보인 고객관리를 기반으로 한 활동관리 시스템이자 오렌지라이프만의 지점운영 모델이다.
고객이 직접 모바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옴니(OMNI) 청약서비스’, 타사에서 가입했던 계약까지 통합 분석하는 ‘보장 분석 서비스’ 등 고객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기능을 디자인해 더욱 편리하고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올해 아이탐을 비롯해 또한 고객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신규 영업모델을 구축, 영업조직의 활동량을 증대해 보다 진화한 재정컨설팅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미 오렌지라이프는 이달 초 업계 최초 고객 대상의 옴니(OMNI) 세일즈 플랫폼인 ‘오렌지라이프와 함께하는 오늘’(이하 ‘오늘’)을 론칭했다고. ‘오늘’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전속설계사 채널을 전폭 지원하기 위해 개발한 플랫폼이다.
O2O(온라인 기반의 오프라인 서비스) 전략을 기반으로 하는 ‘오늘’은 핀테크 금융의 글로벌 선도기업인 중국 핑안보험과 종안보험을 벤치마킹하는 등 지난 2년간의 준비 끝에 탄생했다.
FC는 이 플랫폼을 개인별 맞춤형 페이지로 구성해 활용할 수 있다. 플랫폼은 본인에 대한 자세한 소개정보, 고객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 이벤트 등을 제공하고 고객은 이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FC가 준비한 상품설계를 고객이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상품설계함’ 기능도 마련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FC에게 재무상담 신청을 요청할 수 있다.
고객이 타사에서 가입했던 계약을 포함한 모든 보험계약을 통합분석하는 ‘Click!내보장(보장 분석 서비스)’도 탑재했다.
오렌지라이프의 영업조직이 업계에서 평균연령이 가장 낮은 ‘젊은 조직’인 만큼 이들을 위한 트렌디하고 직관적인 영업환경을 개발, 고객과의 접점 기회를 대폭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고객경험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 ‘고객관점’ 신상품 출시…차별화된 상품으로 고객 눈도장 ‘쾅’
신상품 역시 고객관점에서 출시한다. 오렌지라이프가 업계 최초로 출시한 ‘용감한 오렌지종신보험’과 같이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관통하는 블루오션 상품들을 선보이고, 동시에 신시장 개척과 특화된 고객층 공략을 위한 리스크 전략 검토도 함께 진행한다. 상품에 대한 시장과 고객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할 방침이다.
올해 초 보험업계를 휩쓸고 있는 ‘치매보험’ 시장에서도 오렌지라이프의 이러한 시도는 눈에 띤다. 오렌지라이프가 올해 초 출시한 ‘오렌지 치매간병보험’은 치매환자 1인당 연간 관리비용을 고려하여 치매 단계별 보장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치매 단계별로 최종 진단 확정 시 진단급여금을 달리 지급하고 중증치매(CDR3점)로 최종 진단 확정될 경우엔 진단급여금에 더하여 월 100만원에서 최대 월 200만원의 간병생활자금을 종신토록 지급한다.
간병생활자금은 매년 10만원씩 증액되며, 최초 3년(36회)은 생사여부와 관계없이 보증 지급한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비용부담이 크고 치매로 인해 계약관리가 어려운 중등도치매상태(CDR2점)부터 보험료를 납입 면제해준다. 일반적인 치매보험 상품은 CDR 척도 3점 이상의 중증치매 진단이 확정되야만 보험료 납입이 면제된다.
여기에 더 큰 보장을 위해 프리미엄형을 선택하면 경도치매(CDR1점) 최종 진단 확정 때 진단급여금 400만원, 중등도치매(CDR2점) 최종 진단확정 때에는 1,000만원, 중증치매(CDR3점) 최종 진단확정 때 4,0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치매가 경도치매에서 중증치매까지 진행될 경우, 해당 단계의 진단급여금에서 기존에 받았던 진단급여금을 제외하고 추가로 보장을 받는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유병력자도 간단한 심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형과 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는 실속형(무해지환급형) 옵션도 마련되어 있다.
박익진 오렌지라이프 부사장은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치매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개인과 국가의 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 상품은 고객이 실제로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의 보장을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정문국 사장은 “오렌지라이프는 업계 최고의 자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객중심의 애자일 조직을 도입해 변화와 혁신에 누구보다 빠르게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며 “언제나 보험영업의 기본에 충실하고 고객관점에서 일한다면 오렌지라이프의 영업잠재력이 최대치로 발휘될 것이며, 우리가 그린 성공의 청사진은 곧 눈앞의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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