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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중 하나생명 사장, 보장성보험 강화 부심

기사입력 : 2018-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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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상품 줄이고 변액보험 강화…IFRS17 대비
자산운용수익률 고전…금리 상승기 반등 기대감

주재중 하나생명 사장, 보장성보험 강화 부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하나금융지주의 보험 계열사는 현재 하나생명이 유일하다. 다만 최근 하나금융지주는 롯데손해보험 매각 발표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 ‘하나손해보험’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했으며,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은행장이 롯데손보 인수를 두고 “지켜보고 있다”며 여지를 남기는 등 M&A 시그널은 꺼지지 않은 상태다.

하나생명은 올해 3월 신통치 않은 실적을 거뒀던 권오훈 전 사장의 뒤를 이어 최초의 내부 출신 CEO인 주재중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올해로 임기 첫 해를 맞이한 주 사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주재중 하나생명 사장은 1958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외환은행 동경지점장 및 재일대표, 외환은행 기획관리그룹장 전무, 하나금융지주 CFO 전무를 역임해왔다.

하나금융지주 측은 주재중 사장에 대해 “35년간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며, 국내외 금융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와 안목을 갖추었으며, 현 하나생명 전무로서 사업전반을 보는 통찰력과 전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최고의 적임자”라고 설명한 바 있다.

주 사장은 외환은행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왔기에 은행 출신 인사라 보험업에 조예가 깊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지난 2016년부터 하나생명에 몸 담으며 재무와 보험상품, 계리분야 등을 총괄하며 보험업에도 정통한 경험을 쌓아왔다.

그간 하나생명 COO, CFO 등을 지내며 성실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내부 평가가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 IFRS17 위기 넘어라…체질개선·영업력 강화 절실

하나생명은 3분기 기준 전속설계사 수가 업계 최하위 수준인 35명으로 전통적인 대면채널 영업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 못하다.

대신 하나생명의 주력 채널은 하나은행과의 연계를 통한 방카슈랑스 영업이었다. 비대면 채널인 방카슈랑스에서는 주로 보험료 규모가 커 회사의 외형 성장에 도움을 주는 저축성보험 상품이 주로 판매돼왔다.

실제 하나생명은 지난해까지 초회보험료에서 방카슈랑스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을 정도로 방카 의존도가 높았다. 하나생명이 방카 채널에서 주력으로 판매한 상품은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등 초회보험료 비중이 큰 상품들이었다.

생명보험업계 전체가 오는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부채로 평가되는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늘리는 추세에서, 하나생명의 이러한 영업은 훗날 부담으로 다가올 공산이 컸다.

이에 하나생명은 2016년 이후 다른 생보사들과 마찬가지로 서서히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상품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주재중 사장이 가장 고심하고 있는 부분도 체질개선을 통해 IFRS17에 성공적으로 대비하는 문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생명은 2018년 상반기 기준 89억 원의 순이익으로 1년 전보다 8.8%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이는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을 높이는 체질개선 과정의 불가피한 부작용으로, 현재 생보업계 전반에 발생하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올해 하나생명이 선보인 신상품 중 눈에 띄는 것은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변액보험 상품인 ‘무배당 ELS의 정석 변액보험’이었다.

지난 8월 출시된 이 상품은 시장상황에 최적화된 ELS를 선별 투자해 수익률은 높이고, 원금손실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투자수익 비과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ELS투자는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는데 (무)ELS의 정석 변액보험은 노낙인 스텝다운형 월수익확정식 ELS에 전략적으로 투자함으로써 목표수익률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위험을 줄여주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자산 가치가 하락하지 않도록 했다.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월수익확정식 ELS에 주로 투자하여 수익을 조기에 확정하는 전략을 취한다.

목표수익률 도달시, ELS보다 안전한 투자처인 채권형펀드로 자동 변경하거나 일반계정(공시이율적용)으로 자동 전환하는 기능이 있어 이미 발생한 수익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하나생명 변액보험자산운용부 고안조 본부장은 “이번에 출시한 (무)ELS의 정석 변액보험은 안전한 ELS투자기법으로 투자위험을 낮추고 일정요건 충족시 수익은 비과세로 지킬 수 있는 상품이다”라며 “예금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분이나, ELS직접 투자가 어려워 망설이시는 분들에게 좋은 상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주로 판매하던 저축성보험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책임준비금이 저축성상품보다 적어 위험부담이 덜한 변액보험 상품 라인업 강화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하나생명은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컨설팅업체인 SIG파트너스와 함께 ‘회계정책 수립 및 회계결산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까지는 회계정책을 만들고, 내년 6월까지 회계결산 시스템을 마련해 2019년 말까지 회계결산 시스템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 밀리만 코리아 안치홍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 하나생명 주재중 사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IFRS 계리가정 컨설팅 및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착수보고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하나생명이미지 확대보기
▲ 밀리만 코리아 안치홍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 하나생명 주재중 사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IFRS 계리가정 컨설팅 및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착수보고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하나생명


◇ 자산운용수익률·지급여력비율 등 고전… 그룹 내 낮은 존재감 이겨낼까

주재중 사장은 금융지주에 몸담고 있던 시절에도 자산운용에서 경험을 쌓으며 이익을 창출해온 ‘자산통’으로 꼽혔다.

하나생명으로 옮겨온 이후에도 주 사장의 주된 전략은 자산운용 이익을 높여 보험업의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취임식 당시 주 사장은 “영업력, 상품력, 관리력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경영을 펼치겠다”고 말하는 한편, “자산운용의 수익을 올리는 것은 물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감독규제와 환경에 면밀하게 대응해 굳건한 성장기반을 확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생명은 생보업계의 불황을 비롯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3분기까지 기록한 자산운용수익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생보업계의 평균 자산운용수익률은 3분기 말 기준 3.6%였다. 그러나 하나생명은 2.9%의 수익률에 그치며 푸본현대생명(2.8%), KB생명(2.8%), 동양생명 (2.9%) 등과 함께 하위권 그룹을 형성했다.

보험업계는 기존에 저금리 기조로 인해 4% 대를 넘지 못했던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외화유가증권이 확대되면서 생각보다 수익률이 높아지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채권 투자를 늘려 자본확충을 꾀했던 보험사들의 전략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러한 해외채권 투자는 미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와 미국 금리의 갭차이가 늘어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결국 환헤지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운용자산수익률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지표인 영업이익률 또한 3분기 기준 1.49%로 전년동기 대비 0.72%p 줄었다. 하나생명의 순이익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225억 원, 2016년 171억 원, 2017년 138억 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생명 측은 “영업이익률의 경우 전기 대비 당기손익 감소 및 대손준비금을 당기부터 최초 설정함에 따라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보장성보험은 저축성보험에 비해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상품이고 보험료 규모도 작아 실적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올 한 해 하나금융지주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인 누적 당기순이익 1조8921억원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하나생명은 제자리걸음에 빠지며 점차 지주 내 비중이 쪼그라들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에서도 고전은 이어졌다. 6월말 기준 하나생명의 지급여력 비율은 167%에 그치며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근소하게 상회했다.

이를 위해 하나생명은 하나금융지주로부터 지난 7월 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당초 하나생명은 유상증자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200%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9월 말 하나생명의 지급여력 비율은 191.8%으로 200%에 미치지는 못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뒤에 있는 만큼 당장 하나생명에 큰 위기가 닥치지는 않겠지만, 생보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주재중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불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데, ‘자산 전문가’인 주 사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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