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말로 계획된 연말 임원인사와 더불어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고 미래먹거리 확보라는 중책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 자동차 전장, LG 미래 책임질까
LG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각 계열사 사업은 각 전문경영인(CEO)들이 직접 챙긴다.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을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과 사업의 방향성 등은 구 회장의 몫이다.
지금 LG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집중하는 사업 중 하나는 ‘자동차 전장사업’이다. 전장은 LG그룹의 각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 그룹에서 전장사업은 LG전자 VC사업본부를 중심으로 LG이노텍, LG화학, LG디스플레이가 각 분야별로 담당하고 있다.
최근 LG전자가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전문업체인 ZKW 지분 70%를 인수한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올해로 창립 80주년을 맞은 ZKW는 고휘도 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와 같은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LG전자 측은 “리어램프 중심이었던 자동차용 조명 사업을 이번 ZKW 인수를 통해 헤드램프를 포함한 전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구본준 부회장, 계열분리 어떤 사업 가져갈까
그룹 전통인 계열분리에 따라 구본준 부회장이 VC사업을 가져간다는 관측이 있다.
구 부회장은 LG전자 대표이사에 올라 VC사업본부를 직접 신설한 만큼 해당 사업에 애착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고 전후방 시너지가 남다른 사업 특성상 이 같은 시나리오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상사나 LG이노텍을 계열 분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구 부회장의 ㈜LG 지분은 7.72%(약 1조원)다.
해당 지분을 매각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기업으로 이 두 계열사가 자주 꼽힌다. 하지만 이들 사업이 그룹의 핵심 사업과 깊숙이 연관돼 있다는 점, 계열분리로 그룹 규모가 축소될 위험성이 있다.
설상가상, 계열분리를 통해 특정 계열사가 독립한다면 롯데에 밀려 5위로 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당분간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의 지분이 큰 규모인 만큼 ㈜LG의 우호 주주로 남을 가능성도 거론된다”며 “지주사 지분을 매각해 사업을 새롭게 시작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구 회장, 빨라진 경영행보…R&D 심장 찾아
지난달 12일 구 회장은 LG의 융복합 R&D 클러스터인 서울 강서구 마곡 소재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성장사업과 미래사업 분야의 융복합 연구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이는 취임 후 첫 현장경영 장소가 LG의 ‘미래 심장’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AI(인공지능), 로봇, 자동차 전장 등에서 사업 주도권을 쥐기 위한 구 회장 의지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날 구 회장은 “사이언스파크는 LG의 미래를 책임질 R&D 메카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그 중요성이 계속 더 높아질 것”이라며 “글로벌 선도 기업과의 전략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적극 추진과 국내는 물론 북미, 일본 지역의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스타트업 발굴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래 성장 분야의 기술 트렌드를 빨리 읽고 사업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로 연결할 수 있는 조직과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각 R&D 책임경영진에게 구 회장은 “LG의 미래에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한 사이언스파크에 선대 회장께서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셨듯이 저 또한 우선순위를 높게 두고 챙겨나갈 것”이라며 “최고의 인재들이 최고의 연구개발 환경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고, 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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