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신세계 ‘규모의 경제’로 승부
롯데는 8개 유통 계열사 온라인 통합 등에 3조원을, 신세계는 연내 출범할 이커머스 신설법인 등을 위해 1조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투자 목표는 국내 이커머스업계 1위다. 롯데는 2020년까지 연간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역시 2023년까지 연간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이커머스업계 1위는 매출 9조원을 기록한 G마켓으로,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7조와 2조원에 그쳤다.
롯데는 유통을 담당하는 롯데쇼핑 내로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했다. 또 롯데쇼핑 내 ‘롯데 e커머스사업본부’를 신설하고 현재 각기 운영되는 백화점, 마트, 홈쇼핑, 면세점 등의 온라인몰을 통합한다. 특히 약 38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다 멤버스 회원과 1만1000여개의 오프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유통 대기업이 온라인으로 사업 중심을 옮기는 이유는 오프라인 채널의 정체된 성장세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 매출은 전년대비 3% 증가에 그친 반면 온라인은 13.2%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 방송하고 제조하고…‘살길’ 모색
약 80조원에 달하는 온라인 시장의 격한 파이 싸움이 예고되자 쿠팡·티몬·위메프 등 후발 이커머스 기업들은 각자 특화된 서비스로 존재감 드러내기에 나섰다.
롯데와 신세계가 온라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후발 주자들의 점유율부터 흡수해나갈 위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먼저 쿠팡·티몬·위메프는 모두 ‘탈(脫) 소셜커머스’를 서두르고 있다. 판매자로부터 직접 물건을 구입한 뒤 공동 판매하는 거래 방식인 소셜커머스를 벗어나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오픈마켓으로 상품수와 고객 저변을 넓히기 위함이다.
첫 발은 쿠팡이 뗐다. 지난해 초 쿠팡은 그동안 음식점 및 지역별 할인 쿠폰 등 로컬 상품의 신규 판매를 중단을 선언하면서 소셜커머스 서비스에서 철수했다.
2010년 소셜커머스로 일궜던 기업의 정체성을 오픈마켓으로 바꾼 것이다.
티몬과 위메프도 지난해 말 오픈마켓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티몬은 MMP(관리형 마켓플레이스)로 일반적인 오픈마켓과 달리 판매자의 영업능력과 판매이력을 티몬이 직접 관리한다. 위메프는 판매자가 MD의 승인없이 직접 상품을 등록하고 심사를 거쳐 판매할 수 있는 ‘셀러마켓’을 선보이고 있다.
특화된 서비스의 경우 티몬이 가장 두드러진다. 티몬은 지난해부터 미디어커머스 플랫폼 ‘티비온(TVON)’을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 생방송 ‘티비온 라이브’에서는 글이 아닌 영상과 광고를 통해 실시간을 제품을 판매한다. 티비온 라이브는 현재까지 방송 1시간 동안 1억원의 매출을 넘긴 상품은 8건에 달할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티몬은 올해 미디어 커머스를 중점 사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영상 PD와 제작·편집을 위한 인력 채용에도 나서고 있다.
위메프는 ‘44데이’ 등 특가딜 판매로 소셜커머스 위상을 굳히는 한편 ‘신선생’ 등 신규 서비스 발굴을 이어가고 있다. 신선생은 2016년 위메프가 론칭한 신선식품 직배송 서비스로, 약 1000평 규모의 냉장·냉동 시설과 물류 전담팀을 갖추고 있다. 신선생은 론칭 1년 만에 매출과 구매자 수가 10배 이상 증가하는 등 위메프의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위메프의 영업손실은 전년대비 약 34% 줄어든 417억원으로 올해 월단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쿠팡의 최대 강점은 당일배송 최다 품목을 갖춘 ‘로켓배송’이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자체 브랜드(PB) ‘탐사’를 론칭해 직접 제품을 기획·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더 저렴한 상품을 찾으면 차액을 보상해주는 최저가 상품 보상제 ‘쿠런티’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태생 온라인사의 최대 강점은 대기업이 보유하지 못 한 벤처기업 특성의 아이디어”라며 “이를 잘 활용한다면 규모의 싸움이 아닌 진정한 알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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