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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금호타이어 노조, 해외매각 '진실공방'...결국 청산인가

기사입력 : 2018-03-26 16:34

(최종수정 2018-03-2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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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노조 23일 해외매각 동의했다"
노조 "합의한 적 없어"...전직원 투표 거부

산업은행-금호타이어 노조, 해외매각 '진실공방'...결국 청산인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 노조가 지난주 4시간 동안 치른 면담 내용을 두고 각기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23일 노조가 해외매각에 구두로 동의했다가 확답을 주지 않아 합의가 결렬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합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산업은행이 제안한 '전 직원 대상 해외매각 찬반투표', '임직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사항에 대해 노조는 즉각 거부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26일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회장 주재로 산은 본점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이동걸 회장은 노조가 지난 23일 오전 면담에서 구두로 해외매각에 동의했으나, 25일 최종 확답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에게 합의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다시 면담 테이블에 나와달라고 설득했다.

산은은 23일 회의에서 금호타이어 노조에 고용보장을 보장하는 내용의 충분한 설명을 했다고 주장했다. 애초 노조는 더블스타 자본유치 시 3년 고용보장에 저항하며 이를 10년으로 늘리기까지는 해외매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산은이 고용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새로이 제시한 내용은 '미래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더블스타 인수 후에도 협의기구를 설립해 노조가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이 회장은 "노사 채권단이 모두 참여하는 미래위원회를 구성해서 노조의 우려사항은 점진적으로 해소해 나가자고 얘기를 했다"며 "예컨대 회사경영에 대한 정보 교환, 주요 투자 계획 방향 설정, 직원 인센티브 제공 등 이런 내용을 (미래위원회에서) 논의하자는 기본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산은은 자본유치 이후 스톡옵션을 부여하겠다는 내용도 노조에 제안했다고 했다. 금호타이어가 자사주를 취득한 후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해 우리사주조합 앞으로 또는 개별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더블스타측도 동의했으며 실행시기와 한도, 내용, 절차 등 구체적 방안은 더블스타와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경영이 정상화될 시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그런 취지로 제안했다. 전 직원 대상인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 (23일 당시) 노조가 특별히 반긴다거나 반대한다는 의사 표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산은과 노조는 이러한 내용의 구두협상을 끝내고 노사정채(노조, 회사, 노사정위원회, 채권단) 공동선언문을 늦어도 27일까지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산은이 25일 공동선언문을 노조 앞에 송부하고 동일 자정까지 최종 의견을 요청했으나, 노조는 24일 총파업 시 국내 제3업체 인수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자정까지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노조의 일방적인 구두협약 파기인지를 묻자 이동걸 회장은 "노조 쪽에서 심기가 불편하실 수 있겠지만 구두합의는 진지하게 의사가 합치된 것이었다. 4시간 면담에서 모든 걸 설명했고 그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끝나고 나왔을 땐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은은 금호타이어 노조와 사측에 해외매각 찬반투표를 금호타이어 전 직원 대상으로 시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노조가 전체 직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지 의문을 표한 것이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문제는 직원 및 가족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특정 소수집단이나 정치적인 논리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총의가 매각을 반대한다면 더 이상 우리가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노조는 산은의 이러한 제안이 보도된 직후 스톡옵션, 전 직원 투표를 거부한단 뜻을 밝혔다. 또 노조는 23일 구두로 해외매각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23일 노조 대표들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난 것은 사실이나 해외 자본 유치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국내 기업 중 한 곳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타진했다는 것을 해외매각 반대 근거로 삼았다.

일각에선 산은과 금호타이어 노조 간 해외매각 동의 줄다리기가 장기화되며 파국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은은 이달 30일 협의시한은 더블스타와 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며, 유동성 문제로 인한 데드라인이라고 못 박았다. 이날 이 회장은 "우리가 금호타이어 사정을 감안해 예상하기엔 회생보단 청산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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