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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반등 실적 ‘웃고’ 우유철, 매출 하락 ‘울고’

기사입력 : 2018-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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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대규모 감량·비철강 매각 후 반등
현대제철, 현대기아차 부진 늪 수익 감소

권오준, 반등 실적 ‘웃고’ 우유철, 매출 하락 ‘울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유명환 기자]
지난해 업황 호조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에선 비슷해 보이지만 안색의 화사함에도 서로 엇갈렸다.

권오준닫기권오준기사 모아보기 포스코 회장이 4년 동안 슬림화 작업을 거쳐 확보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반등에 이은 견조한 상승 동력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제철은 모 기업에 판매 실적 악화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 연결 기준 매출액은 60조6551억원, 영업이익 4조6218억원, 당기순이익 2조97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4.3%, 62.5% 증가했다. 순이익도 183.7% 올랐다. 영업이익률은 7.6%를 기록했다.

◇ 감량은 기본 포스코 체질 바꾼 게 주효

실적회복엔 권오준 회장의 체질 개선 노력이 주효했다. 권 회장은 지난 2014년 포스코의 제 8대 회장으로 선임 될 당시 2008년 7조2000억원에서 2013년 2조9000억 원까지 떨어지는 등 최악의 시기를 맏이 했다.

권 회장은 취임 후 4년을 맞아 많은 것들이 변했다. 4년간에 걸친 대규모 구조조정과 국내외 80여개의 계열사를 줄이면서 52조원까지 줄었던 매출은 3년만에 60조원대로 복귀했다.

본업인 철강은 수익성 위주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발목을 잡았던 E&C(엔지니어링&건설)는 최대 개선폭을 보이며 실적 개선에 공신이 됐다. 적자에 허덕이던 해외 생산법인도 설립 이후 최대 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포스코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중국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776억원 늘었다.

지난해 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던 자회사 포스코건설도 흑자 전환(3004억원)에 성공하며 비철강부문의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7.5%포인트 낮아진 66.5%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에너지는 1845억원, 화학 및 소재는 1393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해외 철강 법인도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PT.Krakatau 포스코는 2014년 가동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고, 멕시코 자동차강판 생산공장 포스코 멕시코와 인도 냉연 생산법인 포스코 Maharashtra는 가동 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 하는 등 해외철강 부문 합산 영업이익도 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포스코는 올해 실적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 매출 목표는 61조9000억원이다. 영업이익 목표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원가절감 등을 통해 지난해 실적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한 조선, 자동차 부문 고객사들과 적극적인 협상을 벌여 나갈 것”이라며 “신흥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도 호재”라고 설명했다.

◇ 고부가 제품 생산 설비투자 효과 ‘톡톡’

고로를 개수하고 설비를 합리화 한 여파로 생산량은 감소했다. 조강생산과 제품생산은 줄었다. 매출을 끌어올린 것은 기술력과 수익력이 뛰어난 월드프리미엄 제품이었다.

월드프리미엄 판매량은 1733만톤으로 전년보다 8.5% 늘었다. 판매비중은 53.4%로 6.1%p 개선됐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추진했던 솔루션 마케팅도 괘도에 올랐다.

고객들의 니즈에 맞춘 솔루션 마케팅 연계 판매량은 2014년 2420톤에서 5140톤으로 대폭 늘었다. 권오준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중점 추진해 온 월드프리미엄 제품판매 확대전략이 시장에서 통한 것이다.

포스코는 나아가 월드프리미엄 제품 중에서도 시장성과 수익성이 월등한 제품을 별도로 구분해 ‘월드프리미엄 플러스’ 제품으로 명명하고 판매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미래성장분야에서는 염수나 폐이차전지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기술, 저품위 니켈광을 활용한 니켈 제련기술 등 포스코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리튬, 니켈 등 에너지저장 소재의 양산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광폭재 제조기술 확보로 고급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마그네슘 판재 사업과 2019년부터 항공소재의 국산화를 실현할 계획인 티타늄 사업도 주요 미래성장 사업이다.

이와 함께 천연가스 저장사업, 해외 IPP 사업 확대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함께 추진함으로써 미래성장 사업분야의 매출목표를 2025년 11조2000억원 수준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2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 신성장 동력…리튬시장 전격 진입

권오준 회장은 올해 리튬시장에 집중 투자한다. 최근 포스코는 1100여억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코발트 기업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세계 최대 리튬시장인 중국에 진출한다.

포스코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에너지·소재 굴기’로 100년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지 한 달도 안 돼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포스코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화유코발트와 체결한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법인 합작계약을 최종 승인했다.

전구체는 양극재 제조의 전 단계 공정으로, 전구체와 리튬이 결합하면 리튬이온전지의 구성품인 양극재가 만들어진다. 소재 분야에서 포스코가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포스코와 손을 잡은 화유코발트는 리튬이온전지 제조에 필요한 글로벌 코발트 수요량의 50%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코발트 기업이다.

포스코는 이번 계약 승인으로 화유코발트와 함께 중국 저장성 통샹시에 약 1100억원을 투입해 전구체 생산법인과 양극재 생산법인 등 두 개의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전구체 생산법인은 코발트, 니켈, 망간을 공급할 수 있는 화유코발트가 지분 60%, 포스코가 지분 40%(560억원)를 투자한다.

양극재 생산법인은 높은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가 지분 60%(520억원), 화유코발트가 지분 40%를 투자한다.

각 합작법인은 2020년까지 생산시설을 준공해 하반기부터 연간 최대 4600톤 규모의 전구체와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 내에서는 이번 사업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집념으로 이뤄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권 회장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미래 먹거리로 ‘에너지·소재’ 사업을 꼽았다.

최근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면서 전기차와 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기기의 대용량 배터리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리튬이온전지와 소재인 양극재 시장이 2016년 21만톤에서 2020년에는 86만톤까지 4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포스코는 2012년 염수(소금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시간을 1개월에서 8시간으로 줄이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2013년 남미 칠레 마리쿤가 염호(소금호수), 2015년 아르헨티나 카우자리 염호에서 시험 생산하며 상용화와 품질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

지난해 2월에는 2월 광양제철소에 염수에서 리튬을 연간 2500톤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공장도 가동하는 성과도 거뒀다. 올해는 남미와 호주에서 리튬 업체에 투자하거나 광산을 확보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 업황 나쁘잖아도 모 회사 영향 직결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차량 판매 부진과 철광석, 원료탄 등 원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9조1660억원, 영업이익 1조3676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매출은 14.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6.1% 줄어든 7275억원을 기록했다.

모 회사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나란히 최근 8년 내 최악의 실적을 내면서 자동차강판부문과 해외 스틸서비스센터 수익성이 떨어진 탓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중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 감소에 따른 현지 스틸서비스센터의 실적 저하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원료 구매 최적화와 고로 생산성 향상, 물류 최적화 등을 통해 계획대비 9.3% 개선된 4707억원에 달하는 원가절감을 기록했다.

재무구조 개선도 진행 중이다. 차입금 상환을 통해 2016년 89.9%였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85.8%까지 낮췄다.

이밖에 현대제철은 지난해 원료 부문의 구매 최적화와 고로 생산성 향상, 물류 최적화 등을 통해 계획대비 9.3% 개선된 4707억원에 달하는 원가절감을 달성했다.

또 차입금 상환으로 부채비율을 2016년 89.9%에서 지난해 85.8%까지 감소시키는 등 재무구조 건전성도 강화했다.

현대제철은 올해 2215만톤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케팅 부문에서 고객 맞춤형 강종 개발을 통해 2020년까지 글로벌 자동차용 강판 공급을 120만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순천 No.3CGL은 지난해 설치공사를 종료하고 현재 시운전 단계다. 오는 3월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가동 이후차강판 공급 확대를 위한 생산능력과 제품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규 설비투자로 지난해 상업생산을 개시한 당진 특수강 공장은 2019년 1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선도를 위한 CFRP(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선제적 연구설비 구축을 통해 경량소재 분야 기술력도 높였다.

이와 함께 3세대 AMP강·150K급 초고강도 냉연 등 소재 기술과 핫스탬핑 공법 등 부품기술을 바탕으로 친환경차 부문에서 차체 설계 및 구조 최적화 개발역량을 제고할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는 ‘기본에 충실한 변화, 함께 나누는 성장’ 방침을 바탕으로 제품 판매 2215만t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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