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는 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안방그룹홀딩스가 ABL생명의 덩치를 급속도로 키워 업계 존재감을 강화한 뒤, 이를 토대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ABL생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2662억 원의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168억 원 가량에서 10배 이상 증가한 파격적인 수치다. 부채비율도 60% 가량 증가했다.
저축성보험은 통상적으로 보험사들이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몸집을 불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ABL생명의 저축성보험 주력 전략이 그들의 뒤에 있는 대주주 안방보험의 영향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IFRS17 도입이 현실화되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축성보험 상품은 금리가 높아 IFRS17 체제 하에서는 보험사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이를 우려한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ABL생명에 저축성보험 과다판매에 대한 경영유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ABL생명은 과거 판매한 저축성 보험의 실적이 연간 목표를 초과했음에도 관리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몸집 불리기를 통해 ABL생명의 실적은 2016년 3분기 1229억 원에서 2017년 3분기 –4억으로 크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지금의 계약들이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안방보험의 막대한 자본력을 고려하면 이를 보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2015년 말 동양생명은 육류담보대출 파동으로 지급여력 비율이 180%대까지 하락했으나, 대주주 안방보험의 5283억 원 유상증자를 통해 이를 228%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던 바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커진 상태”라며, “중국 자본이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면 대형 보험사들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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